눈에 대한 백과사전 - 눈보라 속에 남겨진 이상한 연애노트
사라 에밀리 미아노 지음, 권경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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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화요일.
아....
얼떨결에 손에 잡힌 책 치고는,
마음 시리게 아름다운 책이다. 


오스트리아의 소금 광산 광부들이 이파리없는 가지를 폐광 속에
넣었다가 석 달이 지난 후 다시 꺼내보니,
가지에 성운을 닮은 결정체들이 묻어 있더란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정신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정화 작용이 일어난다.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혼자 만의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이런 정신적 화학작용은 두드러진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세상의 모든 사건들이 사랑에 대한 완벽한 증거라고 여기며, 그 증거들을 천상에서 떨어진 무엇이라고 마음대로 과대평가한다.

M.H.벨, 마리앙리, 밀라노.

-눈에 대한 백과사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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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문헌 :
1783~1842. 스탕달이 분명.
1783년 1월 23일 그로노블에서 태어났으며,
사후 1942년에 프랑스 우표에 등장하는 프랑스 작가 // 

1818년 벨은 마틸다 비스콘티니 백작부인을 만나 사랑에 빠짐.
그러나 백작부인은 스탕달을 거들떠보지도 않음.
그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게 커져만가서 결국 밀라노로 도피해야 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이 추격했으나 잡지 못 함).
그는 어느새 우울증과 친숙해졌다.

 

정신을 차려보면 나머지 세상과 스스로 차단시키며 공기를 수평으로 몰고 가는 엄청난 눈보라에 둘러싸인 산 정상에 있을 때가 많았다.

'한 작가를 이토록 영락시키는 이것은 무엇인가?'
벨은 자신에게 물어야 했다.  

그리고 결국 1822년, 그는 반 교훈적이며 반 자전적인 에세이 "연애론"출판.
이 책에서 '결정화'란 다른 자연에서 발견되는 힘으로, 사랑이라고 불린다고 정의했다.


모든 일은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완벽하다.

...

"요즘엔 무슨 생각을 하니?" 박사가 물었다.
"가능하면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요.
내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다시 내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거든요." p.91
...

고독에서 비롯된 엄마의 인형 강박증이 시작됐다.
딸을 시집 보내거나 애완견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고독이 아니라,
연인이 떠났을 때 찾아오는 고독을 앓고 있었다.

p.92 

...

쪽지도, 이메일도, 음성편지도, 그냥 편지도 없었다.
엄마가 남긴 거라고는 쉼 없이 째깍 거리는 업 라이트 시계와,
진입로 가까이 엄마의 토요타가 세워져 있던 자리에 남은 손바닥만한 기름 자국이 전부였다.
첫 일주일, 우리는 엄마가 떠났을 때처럼
그렇게 허둥지둥 돌아오기를 기다렸으나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p.93

 나는 <라보엠>의 미미가 되어 노래를 불었으며,
사랑과 다시 사랑에 빠졌다. p,94

... 

물론 상관 없죠.
나와 관계된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난 모든 사전과 백과 사전에서 제외된 존재니까요.
의미의 부재자니까요.

p,96

 
Flaubert, Gustave 플로베르, 구스타브.
소문에 따르면, 그는 연인의 벙어리 장갑을 책상
서랍에 보관하면서 이따금 냄새를 맡곤 했다고 한다.

p.341.

 p.104

뒤로 물러서보면 소용돌이치는 진짜 이야기가 보일 겁니다.
열정, 분노와 거절, 거짓된 냉담함이 빚어낸 먹먹한 격통,
그리고 우리가 서로 소통했던.
그 모든 순간들은 당신과 내가 연주자로서 창조해 낸
교향곡의 음들입니다.

 
p.108

왜 시계는 거꾸로 돌지 못하며 왜 미칠 듯한 열망은 계속되지 못 할까요?
왜 우리는 꼭 어른이 되어야 할까요?
석양이 헌드레드 에이커 숲을 부드럽게 넘어갈 때 그저
당신과 나, 티거와 푸우만 있는 게 더 멋지지 않을까요? 

왜 당신은 그렇게도 오만해야 합니까?

 

...

p.109
이디스 워튼의 소설 어느 주인공은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외로움은 그저 제스처만을 요구하는 그 모든 친절한 얼굴들에서부터 나온다."
 

p.110
당신이 연주하는 음악은 청중 속으로도 흘러가지만,
또한 당신 존재의 핵 속으로도 들어간다.

 
p. 111
우리가 대화를 나눈 지 벌써 하루가 지났네요.
곧 이틀이 지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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