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과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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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패러디 소설.

2. "이것은 작품이 아니라 텍스트다." 라고 작가가 선언.

3. 서양의 포스트모더니즘을 한국으로 불러 온 소설, 또는

    한국 문학의 문제점 -독자 실종의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

  

 

 

이라고들 한다.

내게는 그냥 논할 것이 많은 소설이다.

흥미롭다.

무엇보다, 작가의 공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며칠 째 이 책이 손에서 떠나질 않고 있다.

덕분에 내 시간을 잡아먹는다.

간장게장 같은 책.

 

 







 

12.4. pm 12:07.

다 읽었다.

거의 2주가 걸린 모양이다.

흔치 않다.

2주나 걸리다니.

 

 

책을 읽는 내내 김경욱이 '윌리엄 수사의 수기를 읽는 동안에는 논문에 대한 절망과 근심도 거짓말처럼 잊을 수 있었다.' 고 한 것처럼,

 

 

나도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좋은 소설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절망과 근심도 거짓말처럼 잊을 수 있었다.

 

'소설쓰기'를 위한 소설읽기가 아니라,

한명의 독자로서 순수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온 세상이 사라지고 오직 글을 읽는 나와 서책에 새겨진 기호들만 존재했다."

 

그랬다.

오직 김경욱의 소설을 읽는 나와,

김경욱의 소설 '황금사과'만이 존재했다.

 

오랫만이다.

이 느낌.

 

 

 







 

한때 그토록 고결했던 솔로몬은 어디 있는지 말해주오.

또 그토록 용맹스럽던 삼손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빼어난 용모의 압살롬은?

가장 사랑스럽고 다정하던 요나단은?

어디로 갔는가 카이사르는, 그 고귀하던 제왕은?

툴리우스는 어디로 갔는가, 그 빼어난 웅변가는?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디 있는가, 그 최고의 지성은?

 

 







 

김연수 said.

 

[김경욱은 나와 같은 해 등단한 소설가다.

1994년 4월, 우리는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3층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로 안면을 텄다.

 

문학상 시상식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던 그때, 나는 25세 였고 김경욱은 24세였다.

 

대개 25세 무렵의 소설적 감각이란 어디까지나 가장 훌륭한 경우 자기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거나 가장 나쁜 경우 다른 사람의 얘기를 자기 것인 양 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김경욱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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