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온기가있기에#연그림#다산북스어쩌면 오늘도 마주하고 있을사랑이라는 따뜻함세상에 남아 있는 온기를 전하고 싶어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 과장된 설명 없이도 그림과 몇 마디 글 만으로 세상 살아가는 따스함이 전해지는 스토리.평범한 우리 일상 속,어쩌면 당연하게 생각되어 잊고 있던 소중함을 단 몇 컷의 그림으로 마주하며 느껴지는 온기가 너무도 포근하다부모와자식형제 자매 친구이웃사랑 배려나눔따뜻한 이 그림 에세이를 보다가 내 경험이 떠올라 나도 기록해보려 한다.아이가 다섯살부터 열한살 까지 살았던 아파트에서 매일 마주 하는 청소 아주머니와 나의 이야기.우리동 청소를 맡아 해주시던 빨간조끼 아주머니는 엘리베이터에서든 계단에서든 늘 웃는 얼굴과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주셨다.거의 매일 마주치며 오고가는 짧은 대화로 아주머니와 나의 대략적인 소개를 알아갈 무렵 아들의 생일이 돌아왔고 늘 해마다 해오던 아들의 생일 떡을 맞춰 아주머니께도 나눠드렸다. 종이 봉투에 생일 떡과 음료수, 과일컵을 담아 주변 지인들에게 돌리고 경비 아저씨와 빨간조끼 청소아주머니께 드리는 일을 그 집을 떠나던 해까지 매년 했었다.생일 떡은 여럿이 나눠 먹어야 아이가 건강해진다는 시어머님의 그 말씀이 고리타분하게 들렸어도 매년 나는 떡을 맞췄다. 아이가 일곱 살이던 해 생일 떡을 드리던 날은 우리집 문을 열자마자 바로 앞 계단에서 청소를 하고 계시기에 잠시 들어오시라고 문을 활짝열어 아주머니와 담소도 나누었다. 우리집보다 훨씬 크고 좋은 아파트에 사신다는건 건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자식들에게 손벌리기 싫어 이 일을 계속 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도 듣고,아이에게 너무 기대지 말고 엄마 자신을 챙기며 살라는 조언도 들으며 우리는 함께 떡과 커피를 나눠 마셨다. 매년 드리는 생일떡을 받으실때 마다 아이에게 덕담도 잊지 않으셨고 어떤 해에는 학용품을 선물로 주시기도 했다. 그렇게 6년의 시간이 지나 우리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고 알렸을때 아주머니는 청소 빗자루를 내려놓고 마흔이 훌쩍넘은 내게 '새댁'이라고 부르며 손을 꼭 잡으시고는 "정들자 이별이네..그래, 어디로가 ,서울?" "아뇨, 저 밑으로 내려가요. 저희 이제 주말부부 접으려고요""그래 같이 살아야 가족이지. 가서도 새댁은 잘 살꺼야. 아들도 잘 키우고~"이사 당일,우리는 오후에 짐을 빼기로 해서 사다리차가 오지 않은 아침에아주머니는 우리집에 찾아오시고는 벨을 누르셨다."오늘 간다고 하지 않았어?""아,장거리 이사라 오후에 짐 빼고 내일 아침 받기로 했어요""그래..이따가는 못보겠네. 자 이거 쪼금인데 애기 간식 사줘요""네? 아주머니 무슨 봉투를 주세요.아니에요 저 안받을래요""받아요 내가 매년 먹은 떡 값 보다 작아. 고마워서 그래.""아휴 참..""잘살아요 새댁""건강하세요 아주머니"그렇게 문 앞에서 옥신각신 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눈물을 훔쳤다.고마운 마음을 담고 이사가 시작될 때 베란다 밖으로 아주머니가 늘 계시던 자리를 사진으로 찍었다.아이 생일떡을 드렸을 뿐인데 다시 못볼 내게 고마웠다며 봉투를 건네주시러 찾아오신 빨간조끼 아주머니.. 따뜻한 마음은 아직 존재하는 세상. 진심으로 전한 내 온기가 뜨거운 마음으로 돌아와 나를 눈물로 적신 그 기억을 이 책과 함께 오래 기억하며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