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한 비상

자유를 향한 비상 - 매와 부성애에 대한 아름답고도 잔인한 기억
벤 크레인 지음, 박여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나는 태생적인 아웃사이더이며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의미 있는 유대감을 쌓는 일이 대단히 힘들다. 하지만 자연은 내게 평화의 공간이자 내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아늑한 통로이며 끊임없이 중재자 역할을 해준다. 그 공간에서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드러내고 소통할 수 있다.

자연이 주는 치유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다. 궁극적인 치유는 사람과 연대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치유하는 과정 속 자연을 경유하는 것만큼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있을까

이 책은 마흔이 넘어서야 자폐증장애 진단을 받은 벤과 영리한 매 보이의 이야기다. 불안함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던 일상을 살던 벤에게 아들의 탄생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고 계속해서 아들에게서 달아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급기야는 작은 오두막으로 숨어들어 상처입은 매를 돌보고 훈련시키며 살아가는 삶을 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잊고 지내던 자연의 세계와 치유의 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세밀하게 자연을 표현하는 저자의 문체와 죽음과 생존으로 단순하게 나뉜 세계 속을 보고 있자면 타협없는 명백함이 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있는 그대로, 온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주는 감동은 삶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저자 역시 충만한 자연의 세계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고 소통함으로써 치유됨을 느낀다

상처입은 새를 치료하고 훈련하는 삶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대상을 어떠한 거리낌도 없이 인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간다

이 경험이 아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자연의 힘이 이런게 아닐까 싶다. 광활하고 충만한 세계지만 동요할 필요가 없는 것, 태어난 그대로의 존재로 오직 현재를 사는 것, 여기서 오는 안정감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치유의 힘으로 작용한단 생각이 든다

관계에 지치거나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
안바다 지음 / 푸른숲 / 2020년 9월

 주말을 기다리며 평일을 견딘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의 주말은 언젠가부터 여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국내여행이 활발해지며 한주의 회포를 주말의 여행으로 푸는 게 익숙해진 우리에게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한과 집에 콕 생활은 무기력, 우울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평일과 다름없는 주말이 반복되며 삶의 활기를 잃어가는 이 시기에 읽기 좋은 책을 발견했다

저자는 '집으로 떠나는 여행'에 대해 말한다. 여행의 묘미는 무엇보다 낯선 느낌과 거주하는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왔다는 거리감이라 생각하는 나에게 어느 장소보다 익숙한 집으로 떠나는 여행을 말하다니, 의아하면서도 이런 생각의 전환이 놀라웠고 궁금해졌다

매일 마주하는 집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 나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질 수 있다. 가장 익숙했던 공간이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은,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머무는 공간을 여행하는 공간으로 전환해서 바라보며 탐구하는 것만으로 공간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져 마음 한편이 가득 찼다

감정의 형태에 따라 집안 곳곳을 옮겨가며 여행할 수 있다. 목차만 보아도 '현관','거실','의자','침대', 같은 하나하나의 공간에 감정의 이름을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세상과 나를 연결해 주는 현관, 쓸쓸할 땐 서재로, 때론 타인이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 주방으로, 집이라는 익숙하고도 낯선 공간에게 위로받기도 하고 아무 방해도 받지 않는 독립된 공간에서 고립된 느낌 없이 충만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공간의 재미에 더해 저자의 문장력에 계속 감탄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의아할 수 있는 '집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를 저자의 표현력이 책 깊숙이 스며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노래가 아닌데 감미롭고 시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별일 없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색다른 방법으로 환기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한번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별의 수법

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이별의 수법>은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 중 하나다

귀여운 표지 일러스트와는 달리 꽤나 묵직한 스릴러 소설로

사족이지만 쌀쌀해진 날씨에 이불 속에서 읽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밌게 읽었다

살인곰 서점에서 일하는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가 고서를 수거하러 갔다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인기 배우 후부키가

20년 전 실종된 딸 시오리를 찾아 달라고 의뢰를 하는데...

시오리의 행방을 쫓아가며 알게 되는 사건의 전말과 반전,

작가가 일상생활 속에 감춰진 인간의 악의를 묘사하는데 정평이 나있다고 하던데 역시나였다

평소 스릴러물을 즐겨보지 않는 내 입장에선 대게 일본 스릴러라 하면 엽기적이거나 무자비한 잔혹함이 먼저 떠올랐지만

이 책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섬세한 감정의 흐름과 관계 속에서 상처를 먹고 자란 잔혹함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편에 더 가까웠다

표면적인 잔혹함은 길게 묘사하지 않지만 다양한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 인간의 잔혹함, 이중적인 면들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스토리가 너무 흥미롭고 위트 있는 부분들이 곳곳에 숨어있어 잘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의 캐릭터가 당돌하고 중심이 서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불운의 아이콘이라 해도 될 만큼 계속되는 불운에 스스로를 의심하며 자책할 만도 한데

꿋꿋이 나아가고 책임지는 태도에 계속 눈길이 가기도 했다

하무라의 매력에 빠져 아직 읽지 않은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녹슨 도르래>와 <조용한 무더위>도 읽어볼까 한다

탄탄한 스토리와 스릴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나 100% 사용법

나, 100% 사용법 - 종이 한 장으로 인생 바꾸기
노경섭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8월

꿈과 목표를 종이에 적어라!

꿈을 이루는 방법은 같다. 꿈을 가능한 작은 목표로 쪼개어 실천하면 된다

책은 꿈과 목표를 설정하고 작성하는 방법과

실천의 중요성

두가지를 말하고 있다

꿈과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으로 'LA서식'을 활용하라 말한다

자신의 사명과 비전,

꿈, 올해목표, 이번주의목표,일일목표로 구성되어있다

주머니에 넣고 매일 꺼내볼 수 있는

이 종이를 활용해서

데드라인을 지켜

성공으로 가는 기초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적는행위와 보는행위는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단번에 삶이 바뀌진 않는다

중요한 건

매일 보고 매일 적는 것!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나갈때

꿈에 점점 가까워지고

곧 현실이 된다

적으면서 계속 상상하게 되고

이미지화 함으로써

그 삶을 향해 다가가는 것

그리고 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짧게 말하고 있는데

성공하기 위해선 성공한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책은 어렵지 않게 성공한 사람들의 삶과 가치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매개체다

LA서식을 작성 후 반드시 실천을 해야한다

아웃풋을 하는 사람만이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핵심은 행동이다

행동함으로써 변화가 시작된다

저자의 경우 새벽기상, 운동, 독서 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로 시작을 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아무나 실천하지는 못한다

특별한 것이 아닌

당연한 것들을 꾸준히 해나가는 게

성공한 사람들의 법칙이 아닌가 싶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는

작은 목표들을 꾸준히 하는 습관을 만들어

조금씩 성공에 다가가는 삶을 살라고

저자는 말한다

꿈과 목표설정을 하는 방법과

설정한 목표를 꾸준히 해나갈 힘이 필요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심판

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삶의 형에 처합니다" 

죽음 후에 받는 심판이라니. "프랑스판 '신과 함께' 인가? 재밌겠다"라며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이미 많은 한국 독자들이 믿고 읽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지만 나는 이 책이 저자의 첫 책이었다

저자의 스타일을 잘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희곡이라는 다소 생소한 형태로 이루어진 책인데도 읽기에 불편함이 없었고

저자의 촌철살인 멘트와 위트,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는 것도 좋았다

재판의 결과로 형을 받으면 다시 태아로 환생한다는 뜻밖의 형벌

보통 삶을 잘 산 사람들에게 환생의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는데

벌로서의 환생이라는 점이 새롭기도 하고 납득이 되면서 조금 씁쓸했다 (ㅋㅋㅋ)

이렇게 환생을 거듭해서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전생을 살았다

나도 이런 판타지적 생각을 몇 번 해보긴 했는데

항상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로 시작하게 된다는 점..ㅋㅋ

결국엔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평생 살 거처럼 우린 살아간다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으니 벌써부터 죽음을 생각해야 해? 하는 생각도 들고

사실 죽음이 그렇게 와닿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죽음을 의식하고 사는 삶의 중요성을 느꼈다

주인공은 자신을 좋은 사람이었다 말하지만

재판에선 삶을 진취적으로 살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다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도전보단 안전함을, 그래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않는

이런 것들 말이다

전생이 존재하고 지금 처한 상황이 어렵다 해도

우리에겐 삶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

저자는 이걸 '자유의지'라고 말하는데

자신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삶은 언제든지 다른 형태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렵고 힘들어 삶을 적극적으로 살지 않으면

잠시 편할 순 있겠지만

결국 최대의 피해자는 자신이 된다는 점

당연하지만 섬뜩한 사실이다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내 삶을 진지하게 대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가야지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