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가의 사유와 글쓰기
김보영 지음 / 디플롯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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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작법이라. 이거 탐나지 않을 리가 없다. 평생... 은 아니고 꽤 글을 쓰긴 했지만 도저히 발을 디디지 못했고 하고 싶어도 가지 못한 그 어드메가 바로 소설이었다. 쓰고싶어! 하지만 쓰고나니 내 글 구려! 로 점철된 수십년의 아픈 세월은 나만의 것.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면 나도 소설을 쓸 수 있겠지! 라는 새까만 마음을 품고 책을 받아들었는데...


읽었다.

생각할 것이 많이 오랫동안 읽었다.

어떨 땐 끄덕이고 어떨 땐 피식거리며 많이 생각했다.

특히 작가가 자신의 글에 파묻혀 천지분간이 가지 않을 때를 보고 반성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이제 잊어라" 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 마법처럼 잊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결국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긴 없으며, 또한 아주 낯선 것은 없으니. 때로 뻔뻔하게, 때로는 끈질기게, 혹은 남모를 부끄러움을 되새기며 창작의 벌판을 질주해가는 작가의 고충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하는 기분이었다. 가장 슬픈 것은 작가가 글만으로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 프리랜서의 고통, 그리고 현실적인 글 쓰기의 고충.

적어도 이 책 덕분에 다시 오래간만에 소설 폴더를 열어볼 것 같다. 설령 다시 못 쓰겠다며 주저앉는 날이 다시 찾아오더라도 이런 고통을 나만 겪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좀 덜 외로울 것 같다.


하지만 모르는 것과 알면서 변주하는 것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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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작 초등 국어 어휘X독해 6단계 (5,6학년) - 독해력을 키우는 바른 어휘 학습 초등 빠작 국어
구주영 외 지음 / 동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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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제집입니다. 어렵지 않고 가볍다는 게 최고의 장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아이들이 대단히 한자 및 사자성어에 약했는데 이걸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말 좋은 교재였습니다.
...만 모든 공부들이 그러하듯 본인이 할 의사가 없으면 정말 소용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작심삼일이라 했지만 작심1초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엄마가 억지로 끌어 공부시키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래도 안 하는 거보단 낫겠지. 그러려면 어려운 거보다 쉬운 게 낫고 이왕이면 재미난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과연 내 자식은 언제 공부할까. 한숨과 함께 다시 한 번 자식들의 궁둥이를 걷어차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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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작 초등 국어 어휘X독해 2단계 (1,2학년) - 독해력을 키우는 바른 어휘 학습 초등 빠작 국어
구주영 외 지음 / 동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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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 자체는 꽤 좋았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며, 근사한 소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읽기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는 지적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채점하는 엄마 자신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다만 공부하는 사람 본인이 별 뜻이 없으면 정말 힘듭니다. 모든 공부들이 그러하듯이.
하기사 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일이 되면 재미없게 되듯이 공부는 오죽할까요.
그나마 덜 힘들게 국어 연습하는 데는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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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 사라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 - 영화로 읽는 서양 중세 이야기
차용구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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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사실이 그렇다.

기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하고, 그래서 역사 관련 매체들을 챙겨보곤 했었지만, 솔직히 이 책에 나온 영화들은 아는 것 반, 모르는 것 반이었다. 아직 20대 중후반인 내가 접하기엔 너무 옛날 영화들까지 있어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삼스레 느낀 것은 영화란 매체는 역사를 새롭게 표현(서술)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환상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 중세 유럽시대의 수도사들, 아이반호를 비롯한 중세 유럽기사들의 학력, 중세인의 삶 등등을. 아니지, 눈앞에 들이대준다는 표현이 적절할 지도 모르겠다.

나 스스로도, 역사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던 사실들을 곧이 곧대로 믿곤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제껏 영웅으로 알려졌.었.던. 엘 시드, 콜럼버스들의 실체에는 다소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반면에 평가절하를 받고 있었던 아틸라와 마호멧에 대한 사실(史實)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영화는 역사를 나름대로 서술해낸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게 된다. 새삼, 영화란 정말 매력적인 매체이면서 한편으로 위험한 것이 아닐까.

책은 쉽고 간결해 빠르게 읽을 수 있었지만. 뭔가 새롭게 보는 길이 트여졌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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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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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리에게 아직까지도 어렵고 무거운 주제인 것 같다. 아니, 역사라는 말을 할 때마다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국가가 어떻게 민족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으면 어딘가 이상하다. 더하여, 영웅이나 반역자라도 되어야 역사서 끄트머리에 이름 석자 남겨질 것만 같다. 하지만, 그리고 당연하지만 그 때는 그렇게 빛을 받지 못했던 시시한 사람들도 살았고, 그렇게 시대를 살았었다.

오래 전 동의보감 드라마를 보면서, 그리고 요 근래 다모(茶母)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조선시대 여인네들이 규방에만 틀어박힌 게 아니라 치마 걷어올리고 의녀 일이고 포도청 일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니까, 어느 정도 과장되었을 테지만, 옛날 여자하면 현모양처/기생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필자의 이전 책인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속에서... 와 비교한다면 훨씬 다양한 주제를 담은 채, 그만큼 다채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러면서도 실록과 세세한 문집들을 낱낱이 뒤져 이제껏 몰랐던 사실들을 찾아낸다.

고관대작도 역적도 아니었던 이들 - 새끈하게 치장하며 하루종일 노닥거렸던 별감하며, 주먹 힘 하나 믿고 그늘진 곳을 골라다녔던, 지금의 조폭이었던 검계, 왈자도 있었다. 깊은 산속에는 당취(땡초)가 있었고, 또 홍길동의 후계를 자처한 비밀결사, 도적들도 살았다. 그 뿐이랴, 그들을 때려잡던 포도청에는 요즘 표현으론 호랑이 형사반장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딱히 낯설지 않다는 게 또 신기하다. 세파에 묻혔던 그들 '시시한'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삶과 놀랄만큼 비슷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더욱 생동감 넘치고, 또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된다. 지금껏 곰팡내나는 책의 활자 속에, 그리고 그림 속에 표정 없이 딱딱히 굳어져 있는 옛날 사람들도 지금 우리가 그런 것처럼 웃고, 떠들고, 술 취하고, 행패부리고, 싸웠던 것이다.

이처럼 더운 여름날에도 읽기에 부담이 되지 않는, 쉽고도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래도 이 책이 단순히 흥미 위주의 읽을거리로 끝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중간중간 나타나는 필자의 현실 비판 의지 덕분이다. 조선 시대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것을 다시 지금 우리네의 시대에 꾸물대는 병폐에 빗대어 목소리를 높인다.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무엇 있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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