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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을 추억하는 공감 에세이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매일 새벽 1시가 되면 라디오에서는 익숙한 멜로디와 디제이의 멘트가 흘러나온다.
“그녀가 말했다.”
수많은 라천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 멘트는 약간(아니 아주 많이) 오글거리는 말로 표현해보자면 새벽 1시의 감성을 울부짓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제는 라디오 천국이 막을 내리고 우리곁을 떠나는가 싶더니 아직 못다한(어차피 끝내 다 못다할) 이야기가 남았는지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다시 나타났다(물론 1권도 이미 나왔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구성이나 내용 모두 1권보다는 이번 것이 훨씬 더 좋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더 재미있게 읽었고 더 다채롭게 읽었기 때문 이랄까..
p. 90
그녀는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이란
결코 평범한 삶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사람들은 대게 한두 가지의 결핍을 갖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자신의 삶이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크고 작은 결핍이 있는 상태가 평범한 것이며
결핍이 없는 삶은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삶, 즉 비범한 삶이다.
p. 119
불운에 집중하는가, 아니면 행운에 집중하는가.
우리가 어느 쪽을 쳐다보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언젠가 한번쯤 들어보았음직한 이야기들이지만 다시 들으면 ‘맞아 그랬지..’하며 다시 힘을 주는 이야기들
레이먼드 카버, 뫼르소, 기형도, 색맹이 되어가는 화가 등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닫았을 때 무언가 강렬하게 남아있는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어차피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말뿐인 위로지만 때론 큰 도움이 되는 친구의 형식적인 위로처럼 삶에 지칠때마다 한번씩 꺼내어보면 별 다른 도움없이도 말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그런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예전에 라천에서 방송됬던 그녀가 말했다 중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그녀는 어떤 직장 상사가 싫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있었다(정확하지는 않다;;). 어느 날 그 직장 상사가 그녀가 일하는 가게로 찾아와 탕수육을 사달라고 하였고 탕수육을 다 먹고 나서 친구를 소개시켜달라고(소개팅) 했다. 그때 나는 콩게시판에 ‘아니 소개받고 싶으면 지가 탕수육을 쏴야지 얻어먹고 소개시켜달라 그러냐?’라고 썼고 디제이가 그것을 읽어줬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남자는 왜 탕수육을 사달라고 찾아왔을까? 그 남자가 소개받고 싶었던 그녀는 누구였을까?
우리들이 사는 이야기는 다 거기서 거기 인 것 같으면서도 다 각양각색으로 각자의 기막힌 사연들이다.
오늘도 그녀는 말한다.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끝까지 끝나지 않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