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까? 1
김인호 그림, 남지은 글 / 홍익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이라는 측면에서 별다른 가치도 없고 아무도 읽지 않을 서평에 이런 사족을 다는 것이 열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미 누군가가 이 것을 읽는다는 뜻이 되겠고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이 글을 읽어 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괘념치 않고 써봐도 괜찮을 듯 싶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사족을 단다.

 

이 서평은 별 다른 까닭없이 매우 부정적이고 편향적인 서평이 될 예정이다. 따라서 읽는 이로하여금 눈살을 찌푸르게 할 우려가 있으니 이 책(우연일까)에 대해 좋은 감정을 품고 있거나 별다른 생각이 없던 분들, 또는 기분을 상하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읽지 말아주시기를 바란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철저히 개인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라는 개인이 겪은 것들을 토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세계는 주변으로 한정되어있고 나는 근본적으로 그 안에서 사고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게 된다. 그래서 나름 자신있게 말한다.

 

이건(이 책에서 묘사하는) 사랑이 아니다.

 

우연일까?’는 사실 새로울 것은 전혀 없는 만화이다. 그래서 결국 끝까지 보지 못하고 중간에 접었다(1권은 다 봤다). 하지만 결말은 쉽게 예상된다. 뻔하니까. 남녀 몇이 서로 얽히고 설켜있다가 몇몇은 잘 되고 잘 되지 못한 몇몇은 어디론가 떠나겠지. 중간에 뭐 부모나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사람들 때문에 고비도 몇 번 찾아 올테고...(근데 이게 뭐 꼭 나쁘다는 건 아니다. 어차피 해 아래 새로운 건 없다고도 하니까)

 

사실 이 만화에서 그리는 것들이 현실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실적인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사랑이 이렇기에 그것이 만화로 표현될 것인가 아니면 만화에서 이게 사랑이야! 라며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기에 현실의 사랑이 그런 것으로 생각되어버린 것일까?

 

이러한 류의 만화에서는 대부분 사랑이란 서로 보고싶어서 안달이 나고 잠시도 연락이 안되면 안절부절하고 사소한걸로 삐졌다가 이벤트 같은 것에 풀어지는 신파로 묘사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상대에 대한 숨막히는 열망. 이러한 관계에서 개인은 연인에 잠식되어 간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열정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만화는 현실이 닥쳐올때쯤 하여 행복하게 막을 내린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서로 그리워하고 중간중간 한번씩 애달파하고 정렬적으로 몸을 섞고 항시 그렇게 24시간 서로를 생각하며 뜨겁게 달아오르는게 사랑인가? 한순간도 떨어져 있지 않는 것?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열이 다 타고 재만 남았을 때, 그래도 상대와 함께 하고 싶다면, 그때부터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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