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하루우라라
시게마쯔 키요시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에서도 지방, 가장 하급의 경마가 열리는 고우치에서 뛰기만 하면 지는 경주마가 있다.

하루우라라!

이름은 ‘화창한 봄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데 왜 하루우라라는 1등을 한번도 하지 못하는 걸까?

마침내 100전 100패를 기록하는 경주마 하루우라라의 이야기가 바로 <달려라! 하루우라라>이다.



돈 내고 돈 따는 스포츠에 도통 동화하지 못해 태어나 경마장 구경 한 번을 못했지만,

사람과 교감하는 것이 특별하다는 사회적인 동물인 말에 대한 애정으로 언젠가 승마를 꼭 해보리라 마음먹고 사는 나,

그런 나에게 하루우라라의 삶은 또 다른 세계였다.



책에는 2004년 100전100패를 할 때까지의 이야기밖에 없지만

자료를 찾아 보니 하루우라라는 작년에 은퇴를 했고 113전113패라는 공식 기록을 가졌다.

그런데 경마라는 게 이상하다.

‘꼴찌마 하루우라라!’라고 하길래 온통 꼴찌만 한 줄 알았더니

경마는 1등을 하지 않는 한 모두 패자란다.

그러니까 하루우라라는 2등을 4번이나 했는데도 그것도 역시 패자가 되는 것이다.

경마라는 게 몰아주기구나. 그 세계엔 2등은 없는가 보다.

그런데 그런 1등 지상주의 같은 경마에서 100패가 넘는데도 달리는 말이 있다는 게 또 신기했다.



하루우라라를 돌보는 조련사, 관리사 등은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이기는 것만이 꼭 좋은 경기라고는 할 수 없다.

하루우라라는 정말이지 열심히 달린다. 성실한 말이다. 그거면 된 거다.”

경기가 시작되면 이기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는 말,

그들의 말대로 그거면 된 거다.















































그런 하루우라라를 보며 사람들은 희망을 가졌다.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사람, 살면서 평생 실패만 한 사람…..

그런 그들이 100엔짜리 하루우라라의 마권을 사는 이야기.

특별한 말과 그런 말의 존재를 알아보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글을 전문 작가가 취재를 해서 쓰다 보니 현장감은 있지만 잔잔한 감동이 없다.

스포츠 신문 기사를 읽는 느낌.

그게 참 아쉽다.

하루우라라의 아름다운 삶을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다니.

그리고 하루우라라 은퇴 뒷얘기가 없어서 아쉽다.



우리나라에도 하루우라라와 같은 경주마가 있다고 들었다.

동진강이라고.

45전45패를 기록한 말.

언젠가 한번 가서 꼭 응원해 주리라 작년부터 마음 먹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올 봄 은퇴를 했단다.(이놈의 죽일놈의 게으름…..)



하루우라라나 동진강이나 경주마들의 은퇴는 곧 폐사, 폐사는 안락사나 육욕으로 쓰이는 거라고 한다.

성적이 형편없으니 씨수말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승마용으로 가는 길도 있다고는 하던데……

과연 두 녀석은 어찌 되었을까?

하루우라라는 동물로는 최초로 그 도시의 관광공로상까지 받았으니 험한 꼴이야 당하지 않았겠지만 동진강은 인간에 의한 억울한 죽음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살아 생전 인간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동물들에게는

은퇴 후에도 삶을 보장해주는 게 그들에 대한 예의 아닐까?

호사스런 생활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생명은 연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이 두 녀석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지 않았던가?



까짓 거, 지는 것쯤 별 거 아니라고,

산다는 건 순간순간 최선을 다 하면 되는 거라고!!!

지는 것에 지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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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2018-04-1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우라라는 다행히 시골목장에서 팬클럽의 방문을 받으며 천수를 누리고 있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