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물리학 - 거대한 우주와 물질의 기원을 탐구하고 싶을 때
해리 클리프 지음, 박병철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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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시작하여 사과파이를 만들려면, 우선 우주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우주’라는 궁극적 근원을 파악하는 일이 과학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그 근원의 첫걸음을 떼는 것은 호기심이고, 호기심을 근거로 여러 가설을 세우고 그리고 그런 가설을 하나 하나 증명해 가는 과정이 하나의 사과를 얻기 위해 우주로 향하는 방향키를 잡고 있는 시작이지 않을까

별이 산산이 부서지면 은하에 속한 수천억 개의 별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에너지가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다. 이것이 우주 최대의 사건인 ‘초신성의 폭발’이다. 수십억 년 전에 별들의 최후 덕분에 그 원소들이 우주에 환원돼 수많은 생명체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그래서 칼 세이건이 우리가 별의 직계 후손이라 한 말에 수긍이 되었다. 나의 지식이나 능력을 환원하여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대폭발을 준비해야겠다.

빅뱅의 발견을 위해 수많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과학자들이 실험을 하고 계산을 하는 과정들의 시간이 얼마큼이나 될까를 생각해 보았다. 개개인의 시간으로 보면 엄청 길고, 힘들었겠지만 우주라는 시간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찰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게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 별이 있고 태양이 타고 있고 지구를 품어주는 우주. 그곳은 정녕 어떤 비밀을 품고 있기에 이토록 많은 물리학자들의 도전욕을 불러 일으키는 걸까?

모든 일에는(심지어 인간의 삶도 또한 마찬가지) 시작과 끝이 있다. 지금 ‘내’가 있는 지점에서은 어디서부터 시작점이고 어디까지가 끝인지 알 수가 없지만 분명 시작의 지점과 끝지점은 존재한다. 우주의 비밀의 열쇠를 풀어가는 과정이 이런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주의 특성이 존재하는지도 미지이고, 물질의 기원은 모호하고, 암흑 물질의 정체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 우주에 존재 이유도 불확실하다.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매달려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으나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밖에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의 위기가 또다른 기회라고 말한다. 자기들이 해야 할 지침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가정을 재검토하고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입견을 내려놓고 자연의 순수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한다

이들의 겸허함이 내 마음속에 종을 울렸다. 천체 물리학은 너무 어렵고 나와는 거리가 먼 분야이지만, 초심으로 겸허하게 탐구하는 정신은 어느 분야나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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