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내가 이끌어 내는 것이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현람함에 다소 거부감이 들었다. 화려한 색채가 먼저 눈에 띄고 그 다음이 제목이었다.
'내용에 자신이 없으니 외양을 넘 화려하게 치장해서 시선 끌기 한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나의 지독한 편견과 삐딱한 시선이 부끄러워졌다.-그래서 리뷰를 통해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50년대 미국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삶을 다룬 글인데 흡입력이 정말 좋았다.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엘리자베스 조트는 화학자이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대상으로 보고, 또 능력은 뒷전으로 밀린다. 그런 와중에 캘빈에번스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의 종속을 원하면서도 대등한 관계를 가진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사실, 그들은 당시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상하고 매력없다는 평가를 받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캘빈이 첨부터 엘리자베스를 이해하고 수용한건 아니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를 자신의 가치관대로(당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란 대로-성차별이 만연한 사회)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면서 엘리자베스의 생각들을 존중해 주게 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민감한 문제인데(우리 나라에서도 페미니즘 관련 도서가 발표되자 굉장한 여론이 형성되었었다.)
유머와 재치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2권으로 구성돼 있는 책 중에서 아직 1권만 읽었지만, 나는 엘리자베스를 걱정하지 않는다. 경직된 사회속에서 상처받고 힘들겠지만, 그녀는 강단있고, 스스로 당당하며 사회의 부조리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사회적 권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름에 다르다고 목소리를 내고, 비록 부당함으로 돌아오더라도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문제가 생겼을 때, 힘이 없어서 사회가 그래서 당연시 여기는 태도보다는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할 때, 지금의 작은 균열이 어쩌면 큰 댐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발휘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