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말을 배우는 시기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가 물었다. "엄마, 이 풀은 이름이 뭐야? 이것은 이름이 뭐야?"이름을 갖는다는 것이 관계 맺기의 처음인걸 알기나 하는 듯이 눈에 흥미로운게 띄기만 하면 이름부터 묻곤 했다. 아이의 질문에 충실하고자 야생에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던 풀들에 관심을 갖다 보니 저마다 개성을 자랑하고 있다는걸 알게 된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지나친 사랑과 관심을 내려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면 기다리던 꽃이 피기도 할거라는 희망을 말한다. 잡초에게도 이름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던 나는 잡초도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이 땅에서 제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나의 생각을 수정해 주었다. '우리가 지구상에 태어났듯 잡초도 그냥 존재하는게 아닐까요?'잡초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 그리고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식물이라 여긴 나에게 '아직 그 가치가 발견되지 않은 식물'이라고 정정해 주었다. 어렸을 때는 독이 있는 줄도 모르고 열매는 따먹어 보고 맛있으면 먹고 맛없으면 밷고 하며 철없이 갖고 놀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들이니까 귀한 줄도 모르고 함부로 생채기내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았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시절이 떠 올라 식물에게 미안해지기까지 했다. 이 책은 단순 식물에 대한 얘기만 하고 있는게 아니다. 내 삶을 돌아보고 내 시야를 넓혀 주고 있다는 생각이들었다. 이제는 훌쩍 자란 내 아이에게도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건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