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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끝 마을 - 레벨 3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조성자 지음, 김종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30대 후반인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의 향수로 접어 들어 왠지 모를 따뜻함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기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초등학교의 친구들의 아름다운 우정이 얼마나 사춘기를 아름답게 보내게 했는지도 생각했습니다.
저의 초등학교 3학년의 철부지 아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장난기가 사라지더니 많은 질문을 저에게 하였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진지해지고 자기와 환경이 다른 친구를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그들을 사랑할 줄 알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 산동네 판자촌에 사는 헌자네 가족......
물질적으로는 가진 것이 남보다 작지만 가족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가족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호화로운 궁전 아파트에 사는 고은이 엄마가 사들고 온 귀한 햄버거를 동생을 주기 위해 먹지 않고 가방에 싸가지고 오는 헌자...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늘 사고 치는 동생을 미워하지 않고 늘 걱정하고 안스러워 하는 헌자...
자신들도 어려운 처지인데 연탄가스를 마셔 생명이 위급한 연정이네를 위해 통장을 내놓는 헌자 엄마.
엄마 아빠가 마음 아파하실 까봐 힘든 일을 이야기 하지 않는 사려깊은 초등학교 6학년 헌자.
메마른 우리의 마음에 따뜻함을 전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잘사는 아파트 친구에게 이유없이 닫혔던 마음이 점점 열리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판자촌의 헌자
점심을 늘 굶고 늘 혼자이고 끝내는 엄마를 잃은 연정이.....
궁전 아파트에 살지만 늘 정의롭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고은이
엄마 아빠의 이혼의 상처를 가지고 고은이와 친한 헌자를 미워했던 지영이....
각자의 처지가 다르고 서로에게 미움을 갖기도 했던 이들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 가면서 쌓은 우정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이들 넷은 연정이네 집에서 하루 밤을 자면서 서로의 고민과 미래에 꿈을 이야기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그 꿈을 이룬 후에 다시 꼭 만날 것을 약속하는 모습.....이 장면은 저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6학년 친구들과 10년 후에 학교 앞 두번째 벤치에서 5월 1일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했었는데 그 잊었던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마음을 표현한 시까지 읽는 재미는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