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불가능한 패션 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 훼손, 오염, 유린과 착취로 뒤범벅된 청바지 잔혹사
맥신 베다 지음, 오애리.구태은 옮김 / 학고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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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계기"
평소 내셔널지오그래픽 자료들을 즐겨보는 편인데, 얼마 전 우리가 입다 버린 그 많은 옷들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칠레 북부에 있는 아타카마 사막은 밤하늘의 별을 매우 선명하게 볼 수 있어서 '별을 관찰하려는 관광객들이 죽기 전에 꼭 오고 싶어 하는 장소'라는 설명과 함께 안타깝게도 '세계 최대 규모의 헌 옷 쓰레기장'이 되어간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대량으로 배출되는 헌 옷 쓰레기의 원인으로 '패스트 패션'이 언급되고 있었고, 저렴한 의류를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하기 위해서 값싼 원료를 사용하여 비용을 낮추게 되는데 이와 관련된 문제로 폐기물에 포함된 합성섬유 및 미세 플라스틱의 분해 기간이 최대 200년으로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엔은 이를 "환경적 · 사회적 비상사태"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의류 생산량은 두 배 증가했고 옷을 입는 기간은 과거에 비해 반으로 줄어 전체 의류의 약 5분의 3이 생산된 지 1년 이내에 쓰레기 매립지나 소각장에 버려져 칠레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는 초당 트럭 한 대 분량의 중고 의류가 폐기되거나 소각되는 셈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폐기물 시설은 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있으며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 북부 지역에도 매일 160톤 이상의 의류 폐기물이 쌓이고 있는데, 폐기된 의류를 수입하는 해당 지역 국가들이 그 양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가슴 아픈 소식이었습니다. 
패션 산업이 발달될수록 환경이 더욱 파괴되는 결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아이러니한 소식은 평소 의류 소비에 대한 부분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때마침 학고재 출판사를 통해 청바지를 통해 우리가 입는 옷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지속 불가능한 패션 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도서를 협찬받게 되어 서평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책 속 이야기"

책에서는 우리의 일상에 밀착해있는 패션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이 실상 어떻게 통제되고 차단되는지, 유행하는 청바지 한 벌을 쇼핑한 나의 클릭 습관이 극단적으로 불투명한 프로세스를 거쳐 어떻게 지구 환경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고 하니 내용이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책의 내용은 사진으로 만나보겠습니다. 







"책 내용에 대하여"
책에서는 패션이라는 거대 산업의 현실과 패션산업이 세계에 미치는 진짜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의류 제품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옷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며 이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외면되는 것들은 무엇인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인지 친절히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류산업의 급성장은 의류 생산량의 급증을 불러왔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패션기업들은 '지속 가능성'을 제시하였지만 환경과는 무관한 시스템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세계 무역의 관계 구조를 살펴보면 '환경파괴' - '빈곤' - '물건의 생산' - '거래' - '물건 사용'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의류사업의 세계 무역 과정을 살펴보니 전 세계 목화 생산의 핵심인 텍사스의 목화 농장에서부터 데님을 만드는 중국, 원단을 제단 · 봉제하는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옷 포장 · 배송을 하는 아마존 물류창고, 우리가 버린 옷의 상당수가 생을 마무리하는 최종 종착지인 아프리카 가나 이야기까지 꽤 많은 나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패션사업은 누군가에게는 부를 축척하는 수단이 되기도, 누군가는 가장 취약한 노동자로 가장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분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 중에서 느낀 점이 많았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발췌해 보았습니다.

● 성장 지향성 - 텍사스의 면화 농업
목화 재배에 쓰는 화학약품은 절대 '관행'이 아니다. 그리고 땅이든 우리의 몸이든, 자연은 종류와 양에 상관없이 화학물질 사용을 반기지 않는다. 약품에 수년간 노출되어 암에 무릎 꿇은 사람이 칼의 아버지뿐일까? 20년 뒤 동생 테리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그는 1년에 걸친 치료를 마치고도 자신의 헛간조차 제 발로 걸어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이틀 후, 11월 중순의 어느 아침 세상을 떠났다. 
- p. 43

● 메이드 인 차이나 - 비용 절감이 지구를 어떻게 죽이고 있나
분명 중국이 기후변화의 유일한 원흉은 아니다. 간신히 면한 정도긴 하지만, 중요한 건 패션 산업이 탄소 배출 괴물이 된 이유다. 물론 청바지가 지프차처럼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뿜어대지는 않는다. 물론 청바지가 지프차처럼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뿜어대지는 않는다. 하지만 청바지를 만드는 데 쓰는 에너지에서 이산화탄소가 왕창 나온다. 사람들은, 심지어 환경 운동 단체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국경 안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건 기만이다. 의류에서 보듯 우리의 탄소발자국은 국경 너머 저 멀리 확장되며, 탄소 감축 정책을 수립할 때는 이러한 점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 p. 66

● 닭장 같은 공장에 갇히다 - 재단사와 재봉공 그리고 노동의 위기
소득과 수명은 늘어났지만 계속해서 단가에만 초점을 맞추는 산업이라면 언젠가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일단 임금을 살펴보자. 2013년 중국 섬유 · 의류 산업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491달러였고,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163달러였다. 현재 글로벌 의류 기업들의 확장 후보지로 순위를 다투는 나라 중에는 월평균 급여가 26달러인 에티오피아보다 더 낮은 곳도 있다.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이 의류 제조업 파티에 초대받으면서 패션 브랜드들은 계속 바닥 찍기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방글라데시도 비싸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은 그 경쟁이 야기할 파장 따위는 외면한 채 또 다른 저임금 국가를 찾아 공장을 옮길 것이다. 
- p. 91 ~ 92

● 모두를 위한 본질로 돌아가기 - 포장과 배송
하지만 아마존 물류센터 내에는 상당히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간신히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급여를 받기 위해 전염병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해서 고군분투했다. 아마존은 시간당 기본급 2달러 인상과 초과 근무 수당 2배 지급, 무급 휴가 제공 등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몇몇 주에서 전염병이 통제되는 듯한 상황을 보이자 이 '필수' 노동에 대한 혜택은 싹 없어졌다. 2020년 6월 리코드의 시린 개퍼리와 제이슨 델 레이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저임금에 대한 공공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풀타임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500달러를 지급하고, 다른 직원들에게는 250달러를 지급했다. 
- p. 170

● 더 많이, 더 더 많이 - 소비주의가 휩쓸다
오늘날 사람들은 매일 1만 개 이상의 광고에 노출된다. 50여 년 전에는 대략 500개였다. 이런 광고에 노출되면 뇌 속에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인 도파민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는 광고 속 상품을 사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연상한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이 만들어내는 상품에 대한 쉬운 접근성까지 더해져, 모든 국민들이 시민 역할은 하지 않고 쇼핑 중독자로 변해버릴 수 있다. 그러는 동안 시장 지배자들은 엄청난 부를 축척한다. 
- p. 216

● 의도는 좋았는데 - 가나에서 만난 옷의 최후
질 좋은 중고 의류는 줄어들고 몇 번 입고 버리는 의류는 증가하면서, 가나 사람들은 우리가 옷을 기부할 때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미국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간 옷들은 제2의 삶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쓰레기로 버려진다. 게다가 가나 등 대다수 개발도상국의 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우리가 뉴욕과 미국 전역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열악하다. 그 결과 미국에서 옷을 버리는 것보다 더 많은 공해 물질이 배출돼 기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쓰레기 처리에 들어가는 환경 비용은 말할 것도 없다. 
- p. 292 ~293

● 변신을 시작하다 - 새로운 뉴딜을 위한 시간
면화 산업의 출발과 오늘날의 노조 없는 물류센터 상황에서 봤듯이, 패션 산업은 노예화를 이끌고, 원주민들의 땅을 전용하며, 구조적 인종차별을 영구화하고 있다. 우리가 버린 옷이 폐기되는 과정을 통해선 개발도상국들이 무역에서 얼마나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패션업계의 아웃소싱을 가능케 한 국제 무역 정책과 고도의 세계화로 인해 전 세계 노동자들은 서로 겨루는 상황에 처해 있다. 앞서 우리는 기업이 어떻게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약화시키고 소득 불균형을 몰아붙였는지 살펴봤다. 사회의 시민인 우리가 스스로를 유순한 구미 기계로 보게 만드는 것에 엄청나게 많은 투자가 이뤄져 왔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소셜미디어는 우리를 민주주의의 강력한 주체로 만들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합친 극단적인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우리와 지구를 망치고 있다. 시민권에 대한 나의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모든 게 무녀져 내리는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단지 소비하기만 하는 그런 소비자가 되는 않겠다. 공동체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시민이 되어, 정부와 함께 공정하고 번영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
- p. 324

"책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
책에서는 청바지의 유통과정을 통해 그동안 대략적으로만 생각해왔던 옷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그 누구도 쉽게 알 수 없었던 공정 과정들을 사실 그대로 알려주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패션으로 시작하여, 노동, 환경의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겉모습을 중시하며 가꾸기 위한 수단으로 옷을 소비해왔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진정으로 현명한 소비가 무엇인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책에 대한 추천 의견"
청바지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는 현대 패션과 자본주의의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면 『지속 불가능한 패션 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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