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목이 재미있어 고른 책이다. 도깨비가 책을 읽어...왜...어떻게...

처음에는 책과 도깨비의 연관성이 없는 줄 알았다. 돈을 좋아하는 고리짝 도깨비와 책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니...돈을 많이 모을 수록 불안한 고리짝 도깨비.

편안하게 지낼 집터를 찾다가 발견한 땅, 동생 도깨비와 함께 집터 주인들을 골려주기 시작하는데.

집터를 돌밭으로, 똥밭으로 만들어 점점 터 값이 떨어지고 결국 마지막 주인 선비의 손에 떨어지는데..지혜로운 선비는 분명 귀신의 장난임을 눈치채고 내기를 좋아하는 도깨비의 습성을 이용한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문장을 제시하고 답글을 요구하는데...생전 들어본적 없는 어려운 문제를 두고 도깨비들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리 저리 궁리를 하던 도깨비는 만권의 책을 읽고 나빠진 눈으로도 안경을 쓰고 책을 읽고 계신 세종대왕을 찾아가게 된다. 세종대왕이 찾는 책을 서점에서 사다 주고 답글도 얻고...대왕님이 주신 명심보감이라는 책도 선물로 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책방에 가는 즐거움, 책을 고르는 즐거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찾게 된 도깨비들.

답글만 급하게 얻어오느라 내용을 하나도 모른다. 내용을 모르니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

선비에게 깨끗이 백기를 들고 만다. 그리고 공책 도깨비의 도움을 받아 글을 배우는 고리짝도깨비와 빗자루 도깨비, 점점 글을 알고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낀다.

결국 명심보감 속에서 답글의 내용을 알게 되고...

돈이 없어 집터에 집을 짓지 못하는 선비의 사정을 알게 되고 지으려는 집이 도서관임을 알게 된다. 그동안 모은 돈을 집짓는데 쓰라고 모두 내놓는다.

드디어 빈 집터에 멋진 도서관이 지어지는데 도서관 이름이 '책읽는 도깨비'도서관이란다.

그리고 옥상에는 도깨비들이 살만한 움막도 들어선다.

도서관 어디선가 열심히 책을 읽는 도깨비들...아들녀석 명심보감 권학편 문장 하나를 배운다.

인불통고금(人不通古今)이면 마우이금거(馬牛而襟据)니라.

사람이 과거와 현재를 알지 못하면 말이나 소에 옷을 입힌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다음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재밌고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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