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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세 딸을 하버드에 보냈다
심활경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평점 :
저자는 큰 아이가 다섯 살, 둘째가 2살 때 유학 간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 정착해 아이 셋을 키웠다. 자신만의 교육 철학으로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해 셋을 모두 하버드에 보냈고, 그를 위해 부모로서 기울인 모든 노력과 노하우를 <나는 이렇게 세 딸을 하버드에 보냈다>에 오롯이 다 담아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세 자매가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녔더라면 과연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저자가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시켰더라도 아마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미국식 교육, 다수의 재단 장학금과 아이들의 장점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수많은 프로그램이나 연수 같은 것들은 한국에서는 누리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교육 신념은 무척이나 확고하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고 공부의 재미를 느끼도록 해주고, 인성교육과 가족의 가치, 신앙생활을 강조하고, 아이들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비록 고액 과외는 시키지 않았지만(저자의 말처럼 그럴 형편도 안 됐지만) 코딩이나 악기, 운동, 캘리그라피 등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 하거나 부모 생각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전폭적인 투자를 했다.
저자가 강조한 것 중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다섯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아이마다 속도가 다르다. 둘째, 부모는 조력자일 뿐이다. 셋째, 부부는 원팀이어야 한다. 넷째, 훈육은 꼭 필요하다. 다섯째, 부모의 바른 삶이 자녀와의 갈등을 줄이는 열쇠다.
저자는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각각에 맞는 교육을 시켰고, 연령대에 따라 다른 양육 방식을 적용했다. 조금 느린 아이도 있었지만 조급함으로 아이를 망치지 않았다. 항상 아이가 주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이 점은 특히 부모들이 꼭 명심해야 할 점인 것 같다. 교육에 있어서 부부가 서로 다른 가치를 지향한다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리 없다. 저자는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배려심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단호하게 훈육했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솔선수범해서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면 자식은 그런 부모에게 반항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자식이 존경할 수 있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 점이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점이 아닐까 싶다. 아이에게 티브이를 금지시키면서 부모는 티브이를 보고 있어서야 제대로 된 교육이 될 리 없다.
저자가 아이 셋을 키우며 노 티브이, 노 스마트폰, 노 컴퓨터, 노 게임을 견지했다는 점도 꼭 언급하고 싶다. 티브이는 일주일에 2~3시간(그것도 토요일에만), 컴퓨터는 부모가 지켜보는 데서 숙제에 딱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스마트폰은 고등학교 입학 후에 사주고, 게임은 절대로 비 허용을 견지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이 책의 제목에만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해주고, 자율성을 길러주며, 사회에 쓰임이 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목표였지 하버드에 보내는 게 인생의 목표는 아니었다. 하버드는 아이의 교육에 노력을 기울인 것에 따라온 보답이었을 뿐이다. 만약 하버드를 목표로 교육을 시켰더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났을지도 모른다.
내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키워야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그 목표를 견지하고 아이에게 욕심을 부리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걸 해낸 저자가 존경스러웠다. 내게는 아이들을 하버드에 보냈다는 사실보다 그 점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공통의 목표를 갖고 묵묵히 함께 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던 것이라 생각된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하나의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열정적인 부모가 있다고 한들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없는 사회적 조건이 없다면 아이들을 잘 키워낼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공립학교지만 좋은 선생님들이 있었고, 아이들이 자신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과 제도들이 뒷받침 되었기에 그런 모든 것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하버드 합격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았음에도 아이들을 캠프에 보내고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게 기부금을 낸 많은 사람들의 덕분이기도 하다. 물론 아이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부모의 헌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책을 읽고 새삼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를 다시 느꼈다.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힘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에는 부모들이 새겨들을 만한 귀중한 조언들이 많다. 아이 셋을 잘 키워낸 저자의 교육철학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명문대에 보낸 것만이 엄마로서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아이의 행복이다. 많은 엄마들이 이 책을 읽고 아이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키우려 노력하고, 아이가 원하는 일을 찾게 도와준다면 다른 많은 좋은 결과들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키울 때 한 번쯤 꼭 돌아봐야 할 것이 있다. 눈앞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그려 놓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다.”(117쪽)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면 그 반짝임을 발견할 수 없다. 아이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진짜 내 아이가 보인다. 아이는 내 삶의 보상이나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뤄주는 대상이 아니다.”(121쪽)
“상황이 바뀌었다고 이미 정한 것을 부모가 취소하거나 바꾸면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이다.”(139쪽)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예의 바르고, 도덕적인 아이를 키우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모든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며 부모에게 이보다 중요하거나 보람 있는 일은 없다.”(145쪽)
“결핍이 있어야 동기가 생기고, 동기가 있어야 원동력이 되어 무엇이든 자기 힘으로 해보려는 의지와 노력할 마음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성취감이라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양육에서는 어느 정도의 결핍이 필수다.”(151쪽)
“부모가 꼭 가르쳐야 할 인생의 중요한 가치나 규칙에 대해서는 아이와 의논해서는 안 된다.”(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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