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 - 몸으로 드러나는 마음의 징후에 귀 기울이고 대처하는 법
엘런 보라 지음, 신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의 저자인 앨런 보라는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요가 강사, 침술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의 첫 책이기도 하다. 그는 환자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영향들에 주목한다.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는 <모두 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가짜 불안을 알아내고 다루는 법>, <진짜 불안을 경청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으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는 책에서 기존의 정신과 의사들이 ‘불안’을 유전의 문제로만 접근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다양한 요인이 불안을 야기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불안을 ‘진짜 불안’과 ‘가짜 불안’으로 나눈다. 진짜 불안이 어떤 분명한 원인이 있어서 느끼는 불안이라고 한다면, 가짜 불안은 분명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가짜 불안을 야기하는 것의 대부분이 신체 문제라고 본다. 수면 부족이나, 카페인 섭취, 음식 섭취와 같은 것들이 몸에 영향을 주고, 몸에서 그런 불편함을 느낄 때 인간은 불안을 느낀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정신이 몸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면, 반대로 몸도 정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이런 가짜 불안은 약 복용이 아닌, 식습관 개선이나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충분히 치유가 가능하다고 본다. 실제 그의 환자들 중에서 이런 접근 방식으로 효과를 본 사람이 꽤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책에서 병원에 가지 않고도 혼자서도 불안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뇌와 관련된 책을 읽어 보면 우리의 생활은 수렵생활을 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했지만 인간의 뇌는 여전히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뇌는 우리 신체가 어떤 위협을 느꼈다고 생각할 때, 마치 우리가 동물에게 쫓길 때처럼 몸에 위험 신호를 보낸다. 특정 호르몬을 분비하고, 우리 몸을 긴장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카페인 섭취, 당분 섭취, 수면 부족 같은 일상의 사소한 습관들이 우리 몸에 특정 호르몬을 분비되게 하고, 뇌로 하여금 긴장과 불안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놀랍다. 이 책은 유독 불안이 높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의 불안을 야기하는 것이 단순히 불확실한 미래나 치열한 경쟁,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사소한 습관들일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3부 <진짜 불안을 경청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에서 저자는 진짜 불안을 다루는 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진짜 불안과 가짜 불안을 구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겪고 있는 불안의 원인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크다. 원인을 알고,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짜 불안의 근원은 몸에 있으며, 따라서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함께 다루어야 한다.”(30쪽)

평소 불안을 자주 느낀다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생활 습관을 검토해 보길 바란다. 어쩌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건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작은 어떤 습관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우리는 자신의 건강(몸과 정신)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 전반을 개선하고,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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