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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 - 한국 현대 단편과 함께 소설 제대로 읽기
조현행 지음 / 밥북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책을 ‘읽어야 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읽지는 않는다.
누구나 ‘문학이 삶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누구나 문학을 통해 삶을 통찰하지는 않는다. 왜 ‘소설’을 읽느냐는 질문에 우리들 대부분은 ‘재미있어서’라고 대답한다. 책이 주는 유익에 대해 물어보면 ‘배울 게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도 종종 한다. <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은 이렇게 천편일률적이고 식상한 개념으로 책을 대하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며 소설읽기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책이다.
저자는 먼저 ‘소설 읽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읽기가 무엇이냐니! 소설읽기는 그냥 픽션을 즐기는 것이지! ’라고 대답하고 싶어지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소설 읽기의 진정한 가치를 이야기한다. ‘판단’이 정지된 땅인 ‘소설’의 마당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당면한 문제들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는 일, 이것이 소설읽기의 진수이며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인문학적 사유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소설을 읽으므로 우리는 자기를 객관화시키고 타인을 이해하는 혜안을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결국 저자가 이야기하는 ‘소설 읽기의 재미’는 스토리가 주는 말초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재한 ‘삶’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내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 <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을 전반부를 읽다보면 ‘어떻게 우리가 그 보물을 찾을 수 있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교과서로 소설을 ‘배운’ 우리는 전문가의 손길이 묻는 해석이 아니면 해석 불가인데......
그런데 고맙게도 저자는 몇 가지 소설을 예로 들며 해석의 즐거움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저자가 제안하는 소설 읽기 방법은 현대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내공과 서평쓰기 강의로 다져진 경험의 열매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참신하고 쓸 만했다. 게다가 16편의 한국 단편 소설에 대한 해설과 초보 해석자를 위한 ‘해석을 위한 질문’은 압권이다.
<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은 소설 ‘제대로’ 읽기에 도전한 초보 ‘해석러’들을 위한 최고의 ‘길라잡이’라고 감히 단정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