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철학하기 #주자안 #현암사 #서평 #철학게임은 각자에게 포기하는 것만큼 다른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게임 디자이너가 만들어놓은 규칙들을 수용하고 지켜가야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그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 게임을 선택하는 건 전적으로 수요자의 자유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자유의 상태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즐거운 방식으로 얻을 수는 없다. 때론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단기적, 장기적 목표를 성취하고, 그런 과정에서 성취감은 몇 배 더 강하다. 그것이 싫다면 삶을 버릴 수밖에. 결국 삶을 택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자유이고 크고 작은 불편과 고난들은 흔치 않은 행복을 잡기 위한 과정과 규칙이라 할 수 있다.참여 예술은 한 번씩은 다 경험해 본 예술의 형식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의도를 관객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그 작품을 경험할 간단한 규칙을 설정한다. 일정한 선 안으로 들어가는 것, 서로를 마주 보는 것, 버튼을 눌러보는 것 등. 관객의 참여가 있어야 완성되는 예술인 것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게임 역시 누군가 그 게임을 선택하지 않으면 그저 대본만 있고 만들어지지 않은 영화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생 역시 예술이다. 우리가 활동할 장은 마련되어 있고 무엇을 선택할지의 자유도 우리에게는 주어져 있으며 선택 안 할 자유도 있다. 아무도 뛰지 않는 경기장에는 아무런 스토리가 없고 무엇도 생겨날 수가 없다. 장에서 활동할 자유를 행사하고 하나의 멋진 참여 예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생이고 예술적, 환상적인 게임이다.게임이 이성애를 가진 남성의 시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부분은 납득이 너무 되면서도 그것이 정말이라는 것이 확인되니 여성으로서 허무하고 회의감이 든다. 정말로 게임의 캐릭터들 중 여성은 외모가 과장되게 표현되고 움직임도 그러하다. 때로는 목소리와 말투, 시선 등에서도 남성의 시선과 취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게임의 폭력성도 그렇지만 선정성 역시 허용범위를 정하는 시도와 논의는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상의 모습은 빠른 속도로 바뀌는데 그에 따른 인간의 반응과 대처가 너무 뒤쳐진다면 분명 예기치 못한 사각지대는 어디에나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저자 주자안은 철학을 게임과 연결시켜 독특하게 풀어내고 있다. 사실 게임에 관심이 정말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책을 읽다가 생소한 게임의 이름이 나오면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럴 때는 간단하게 내가 잘 아는 슈퍼 마리오나 격투 게임 등 비슷한 게임들을 대입하며 읽는 것도 방법이다. 이 책은 게임을 설명한다기보단 철학을 설명하기 위한 책이므로 게임을 잘 모르는 독자가 책의 제목만으로 괴리감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선에서 현시대에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철학적 과제들을 인지하고 사유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좋은 책 제공해 주신 현암사 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