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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연장정)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평점 :
#타나토노트 #열린책들 #베르나르베르베르 #서평
’타나토노트‘는 출판된 지 오래된 책이지만 나는 이번에야 처음 읽었다. 하지만 예전에 읽었다면 재미는 있었을지라도 지금과 같은 깨달음이나 영감은 얻지 못했을 것이어서 오히려 조금이라도 인생내를 갖춘 지금 접한 것이 만족스럽고 기쁘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영계를 과학적인 세계와 연결시킨 것이다. 블랙홀과 화이트홀이 사후세계일 수 있다는 발상을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떻게 약 15년 전에 이미 하고 있었는지, 실은 그 생각이 단숨에 생겨난 것은 분명 아닐 거라는걸 감안한다면 훨씬 전부터, 어쩌면 어릴 때부터 그러한 생각의 골자가 갖추어져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과연 세계적인 소설가가 아닐 수 없구나 하는 놀라움이 읽는 내내 끊이지 않았다.
소설에서, 사람들은 사후세계를 잘 모를 때는 삶을 잘 살려고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싶은 대로 하기도 하는 등 막연하게 선과 악이 공존하였지만, 사후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면서는 오히려 인간만의 자유의지를 발현하지 못하며 현 생보다는 영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되어 간다. 이 소설 속 영계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과학적 성과들도 흥미롭지만 인간의 행동이 변화하는 양상이 씁쓸하면서도 그래도 인간이기에 흔들리기 쉽고 불안하기 쉽고 두려워하기도 쉽다는, 인간이 조금은 귀엽다는 느낌도 들었다.
결국 이 소설의 결론은 인간 세상에 선과 악은 필요하기에 존재하며 악도 선의 또 다른 형태라는 것을 알려준다. 인생은 나쁜 것, 괴로운 것으로 인해 선으로 서서히 인도된다. 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인간은 깨닫는다. 그런 시간들을 피하려 하기보다는 잘 견뎌내고 자신의 정신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태도가 다음의 더 좋은 생으로 거듭나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신, 혹은 진리, 어떤 알 수 없는 커다란 힘에 의해 조절되는데 그것을 알아내려 하고 넘어서려 하면 다시 후퇴해 버리는 인류사는 역사에서 끊이지 않았던 전쟁, 지금의 기후위기 등이 잘 보여준다.
각자에게는 생전에 주어지는 사명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나도 모르게 내재되어 생을 살면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나를 이끈다. 그런데 태어나기 직전 영계에서 내 영혼이 그런 생의 모습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부분이 너무나 신선했고, 내가 선택한 것이기에 책임감 있게 잘 만들어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타나토노트’는 두고두고 또 읽어야 하는 철학적 지침서가 분명하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출판사 열린책들 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