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금 대신 보석을 산다 - 취향과 안목이 부가 되는 희소성의 경제학
윤성원 지음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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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투자와 자산 불리기 목적으로 금이나 주식, 부동산 정도만 알고 있었고 보석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내가 책 <나는 금 대신 보석을 산다>를 읽으면서 세상엔 내가 모르는 너무나 다양한 투자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석의 종류를 막론하고 되도록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소비자와 컬렉터의 관심이 옮겨간다는 것에 괜히 마음 따뜻해졌다.

모든 예술 작품이 그렇듯 천연 다이아몬드나 유색석들 역시 특별한 서사를 갖고 있는 것이 그 보석의 값을 높여준다. 인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무 스토리 없이 무난하게 살아온 삶보다는 굴곡은 있고 그만큼 괴로웠어도 그것에서 굳고도 유연하게 다져진 삶이 그 사람을 값진 사람으로 만들어주며 오랜 시간 영글어온 천연석의 영롱함처럼 그 사람의 눈과 얼굴과 몸에서 아우라가 인다. 반대로 좋지 않은 이야기가 얽힌 보석은 수요가 줄고 인기가 떨어진다니 정말 인간사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려면 먼저 감정과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하는데 특히 돈과 가치가 걸린 곳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꼭 갖추어야 할 능력일 것이다.

‘18세기에 시작한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280년 넘게 살아남은 비결도 여기 있었다. 이들은 욕망이 움직이는 방식을 설계한다.’

욕망을 움직이는 방식을 설계한다는 문장을 나는 일기장에 적어두었다. 상대의 욕망을 읽거나 자신의 그것을 다스리는 일도 쉬운 게 아닌데 더 멀리서 더 위에서 그 흐름을 만들어가는 경매사들이야말로 인류가 지금껏 보석을 향유해 올 수 있도록 길을 터온 전략가이자 장인이 아니겠는가.

책에서 소개된, 기억에 남는 보석으로 녹색 사문석으로 만든 심장 스카라베 부적이 있다. 《사자의 서》 제30b장, 심장을 입 다물게 하는 주문이 상형문자로 새겨져 있다. 죽은 자의 심판 때 심장이 주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이라는 사고가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기발한 발상이어서 이것만으로 새로운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보석은 그 나름의 가치와 함께 무한한 창조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어느 분야든 전통은 지켜지면서도 개선되고 갱신된다. 그것을 인식하는 인간의 시각이 어쩔 수 없이 시류를 타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제는 캐럿수나 가격표뿐 아니라 역사와 세공사의 장인정신, 시대에 맞는 디자인 등 많은 요소들이 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하니, 확실히 인간의 사고는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복잡해졌으며 그만큼 세상은 더욱 섬세하고 예민해졌다. 보석이라는 한 분야의 시대적 변화를 통해 인류의 의식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책의 뒷부분에는 보석 입문자르 위한 구매 팁과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관리법, 희귀 보석 구매 요령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폭넓은 역사 상식과 보석에 관한 경제관념을 재밌고도 자세하게 배울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책이다. 보석과 같이 진득하게 빛을 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다짐도 해본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출판사 김영사 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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