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전면 개정판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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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건축가 유현준의 책을 늘 찾아서 읽으면서 얻는 것이 참 많은데, 특히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처음 읽었을 때는 재미있는 상식들이 너무 많고 글의 전개도 흥미로워 ‘정말 괜찮은 책이구나!‘ 하고 독백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개정판을 다시 접하며 그때의 기분을 똑같이 느끼고 있어 반가우면서도 그때 이후로 잊어버린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스스로 멋쩍기도 하다.

’이벤트 밀도가 높다‘라는 개념이 재미있었는데 인기 많은 거리는 확실히 볼거리가 짧은 거리마다 자주 있어 지루할 틈이 없고 다음에 어떤 새로운 것이 있을지 하는 기대감에 늘 설렌다. 그 부분에서 인생에 적용할 만한 철학을 얻는다. 사람도 꼭 화려하거나 강한 인상이 아니라도 늘 만나면 배울 것이 있어야 그만큼 사람들을 끌 수 있지 않나 싶다. 작더라도 이벤트 밀도가 높은 사람, 그런 삶이 되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져본다.

’공간은 권력을 만들어낸다’는 부분은 씁쓸하면서도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한마디로 뼈 때리는 내용이었다. 감옥을 뜻하는 ‘파놉티콘’은 ’관망‘과 비슷한 단어인데, 죄수들을 한눈에 감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였다고 한다. 감독하는 사람은 중간에서 사방을 볼 수 있고 감옥의 각 방들은 마치 진열장처럼 펼쳐져 햇빛을 역광으로 받는다. 약간은 소름 끼치는 아이디어인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까웠다.

아무리 전통과 교리를 중시하는 종교라도 신자들이 있어야 종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나보다. 교회의 경우 제단과 신자의 거리를 좁히고 제단의 높이를 낮추며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친화적으로 변화시키는 추세라고 하니 말이다. 르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롱샹 성당의 구조는 겉모습도 마치 시골의 언덕 위의 집처럼 친숙하면서도 예술적이어서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이밖에도 개미집과 벌집의 비교, 가상공간, 요즘 뜨는 성수동에 관한 분석 등 공간과 건축에 대한 다양한 상식과 관점을 소개해주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건축과 관련된 광범위한 공부를 할 수 있어 지식에 목마른 사람들은 만족감을 만끽할 수 있겠다. 다시 한번 유현준 건축가의 전문성에 경외감을 갖는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을유 문화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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