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인두투스 : 입는 인간 - 고대 가죽옷부터 조선의 갓까지, 트렌드로 읽는 인문학 이야기
이다소미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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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인두투스 입는 인간>은 우리가 흔히 입고 다니는 옷이라는 것이 어떻게 생겨나고 발전되어 왔는지를 패션 디자이너인 지자 이다소미가 이야기처럼 전해준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옷의 역사를 알려지지 않은 사연들과 함께 설명해 주어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읽었다. 의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이나 소재에 관한 정보를 얻기에도 유용한 책이다.

나는 책의 도입부에서 신이 인류 최초의 디자이너라고 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신이 아담과 하와에게 최초의 가죽옷을 준 것도 그렇지만 종교적 관점에서 이 세상을 이토록 정교하고도 신비롭게 창조했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최초이자 최대 스케일이자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가 아닌가.

고대 그리스의 에렉테이온 신전의 상부를 받치고 있는 카리아티드는 드레이핑 기법으로 제작된 의상을 입고 있다. 드레이핑은 우아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비교적 손쉽게 옷을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나도 대학교에서 의상을 제작할 때 드레이핑 기법을 즐겨 사용했다. 화가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서 유일한 여성 학자인 히파티아의 드레이핑 의복은 그녀의 당당하면서 시크한 자세와 표정 때문인지 유난히 멋지고 아름다워 보인다.

요즘 모피 패션이 눈에 띄게 사라진 것은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하다. 물론 동물과 환경 보호의 차원에서는 좋은 현상이지만 인류가 처음으로 입었던 의복이 가죽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인간의 옷의 시초가 인간의 실수로 안 좋은 시선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책에 의하면 인조모피는 환경에 오히려 더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니 이미 만들어진 천연 모피들을 재활용하여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의 인생 영화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은 코르셋으로 잘록한 허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는데, 사실 어렸던 나의 시선에도 그녀는 그저 그 시대가 바라는 장식적 의미의 여성상을 따른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스칼렛이라는 인물 자체가 그런 관습에 휩쓸려 갈 성격은 아니라는 그때의 내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그녀를 굉장히 동경했을까. 그 이유를 언어로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 멋짐과 진취적인 얼굴, 말투, 행동들이 어쩐지 끌리고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나도 지금 엄청 여성적인 성격은 아닌 걸 보면 비슷한 그녀의 모습에 대한 본능적 끌림이었을 것도 같다.

그 밖에도 파격적이었던 가수 윤복희의 미니스커트, 참전병에게 도움이 되었던 트렌치코트,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에 관한 이야기 등 읽을거리가 풍성한 이 책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일상의 틈에서 커피나 차와 함께 즐기기 좋은 취미서이자 지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지상의 양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갈망을 채우기에 충분한 도서이다. 아주 사소한 물건, 심지어 작은 못이나 화장지라고 하더라도 파고 들어가 보면 그것만의 기구한 역사가 있음을, 그래서 인류는 대단한 생명체임을 새삼 깨닫는다.

좋은 책 제공해주신
@gbb_mom 단단한 맘
@wlsdud2976 하하 맘
@haeddlebookcase 해뜰서가
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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