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혹은 자유롭게
이재복 지음 / 모던앤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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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보았던 영화가 내포하는 날카로운 메시지들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영화를 그저 재미 위주로만 봐왔으나 그 안에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있었다는 걸 알고 다시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영화 평론 같지만 나처럼 아무 비판의식 없이 영화를 대하는 소시민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것을 보면 평론보다는 에세이가 맞는다. 저자가 평론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저술한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하다.

10편의 영화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각 영화마다의 의미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심지어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서술하였다. 저자의 취향과 주관적 의견, 시각으로 쓰였지만 그래서 더욱 다양한 각도로 영화를 이해할 수 있고 저자의 자유로움이 느껴져 나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영화는 시대를 반영한다. 특히 <아바타>, <매트릭스> 등의 영화에서 저자가 말하는 메타버스의 공간과 인간의 관계,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과 변화 등을 읽으면서 내 그림작업에 요긴한 영감을 많이 얻었다. 또한 <집으로 가는 길>의 호모 사케르에 관한 글에서 체제로부터 버려지는 인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속했던 곳으로부터의 제외로 인해 몸으로써의 인간이 겪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사이버의 세계를 더욱 갈구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인간은 몸과 정신을 함께 지녀야 하는 생물이니 그 두 세계를 별개로 인식하고 철저히 샛벽을 세울 수는 없는 것 같다. '정신'으로 존재하는 사이버상에서 집단으로부터의 제외는 결국 자신의 '몸'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니까. 우리네 인간의 과제는 어디에 속하지 않아도 개개인으로써 자유롭고 안정될 수 있고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인간이라는 본디의 순수성을 잃지 않아야 하고 타인의 정신을 이용하거나 욕망을 부추기는 마음을 갖지 않아야 한다.

내가 관심 갖지 않았던 분야의 영화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인지하게 되고 각 영화들을 분석하면서 철학적 개념들도 함께 소개하여 사고의 범위가 한층 넓어진 것 같아 이 책을 읽은 이번 기회가 내게는 굉장히 큰 소득의 시간이었다. 영화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비평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이라 믿는다.

좋은 책 제공해주신 모던 앤 북스 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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