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위한 침묵 수업 -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침묵의 뇌과학
미셸 르 방 키앵 지음, 이세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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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사실 내게는 꽤나 익숙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생각이 많고 말이 많지 않은 내게는 늘 하는 것이 침묵이기에. 그러나 <뇌를 위한 침묵 수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내가 해왔던 것은 침묵이 아니라 ‘억누름’이었다는 것. 나의 자유의지라고 할 수 없는, 오히려 스스로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었다. 내가 진정한 내면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길은 제대로 된 명상, 알고 하는 침묵이다.

<뇌를 위한 침묵 수업>은 신체의 침묵, 청각적 침묵, 주의력의 침묵, 몽상을 통한 침묵, 듣기 위한 침묵, 눈의 침묵, 명상을 통한 침묵, 자아의 침묵의 8가지의 침묵 훈련과 그 효과를 다양한 연구사례와 경험들과 함께 소개한다. 그것들을 두루 실행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한 가지를 찾아 꾸준히 실천한다면 지난 삶도,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의 삶도 기대 이상의 깊고 새로운 자신의 지성소로 재인식될 것이라 믿는다.

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 현대인들이 많은데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사실, 그가 방 안에서 가만히 쉴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된다’라고 한 철학자 파스칼의 말을 읽으니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각성이 왔다. 특히 귀를 못살게 구는 나의 습관, ‘이어폰’을 멀리해야겠다는 다짐도 늦게나마 하게 되었다. 오히려 자신의 몸에서 들리는 소리, 그리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통해 내면과 소통하고, 자연이라는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 나를 위한 가장 올바른 침묵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집 앞의 아름나무 곁에서 눈을 감고 나무에 집중하니 정말로 사람 몸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장이나 심장의 소리 비슷한 것이 나무에서도 들리는 듯하다. 내가 포착한 것이 정말 나무의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을 알게 되는 것 자체가 즐겁고 큰 안녕감을 준다. 또한 나무에 집중하면 다른 소리나 상황에 대한 신경의 작동이 잠시 멈추는 것을 실로 느끼니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좀 더 익숙해지면 명상을 통해 ‘집착 없는 집중’도 가능해지리라 기대해 본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바, ‘무향실(無響室)’에 들어가면 자신의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장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귀 속 달팽이관이 내는 소리까지도. 내 몸의 소리를 포착하는 것은 ‘나’라는 마을에 들어서서 그곳의 소소한 체계, 향내, 소리 등을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 소리들로 그 마을 구석구석에 있을 작은 미장셴들이 공중에 떠오른다. 많은 철학자, 수학자, 예술가들도 뇌가 쉬는동안 중차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다니 꼭 무향실이 아니어도 그저 ‘나’에게 집중하는 연습이 삶을 창조하는 우리 모두를 비롯해 특정한 분야에서 어떤 답을 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요긴할 것 같다.

세계의 큰 흐름과 자아에 대해 알아채기, 사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끼기, 알아채지만 그대로 두기, 이것만 기억해도 자연스레 잊히는 다른 기억이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마음충만하다.


@woojoos_story 모집, 어크로스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_글쓰기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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