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다는 건 뭘까?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
채인선 글, 윤봉선 그림 / 미세기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잊고 있었지만 우리는 어린 시절에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바르게 걷고, 서고, 앉는 것. 젓가락질하는 방법, 글씨를 단정하게 정리해서 써야 한다는 것. 책은 읽고 한 번은 되새김해보아야 한다는 것과 같은 생활분야,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음악, 미술, 체육 등등의 교과목을 포함한 지식분야도 배웠습니다. 더불어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포괄적인 항목 안에서 양보, 배려, 헌신 등등의 가치도 배웠지요. 그런 다양한 분야를 배웠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청년기가 끝날 무렵, 저는 아이를 낳았습니다.

 

부모가 되니, 가르칠 일이 참 많아졌습니다. 말귀도 못 알아듣고, 말도 못 하고 그래서 무엇이든 울음부터 터뜨릴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는 훌륭한 학생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자리에 앉혀 놓고, "잠깐만 앉아 있어"라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일어서서 뒤뚱거리며 걷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묘한 한숨을 쉬던 날들도 있었지요. 아이는 항상 어디든 뛰쳐나갈 준비가 되어 있고, 저의 말은 가뿐히 무시하면서 자신의 일에 무섭게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하던 거 그냥 해라."라며 제가 반은 내려놓았지요. 기본적인 생활습관,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기, 흘리지 않고 밥 먹기, 엘리베이터 타는 방법, 번호키 누르는 방법, 양말 신기, 버스 타는 방법, 인사하기 등등. 요즘에는 학교 수업과 관련된 교과목까지. 하.. 세상 모든 부모님들. 오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가르치는 것이야 부모 된 입장이라니 그러하려니 합니다만, 그럼 배우는 입장에서 배우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저 역시 학생의 입장이었지만, 배운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지요. 2014년에 미세기 출판사에서 출판된,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 1권입니다. 제목부터, <배운다는 건 뭘까?>라는 심오한 질문을 던지네요. 그러게요. 배운다는 건 뭘까요?


배운다는 건, 보고, 듣고, 읽고, 질문하는 것입니다. 따라 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배우면서, 마음으로 배워야 하는 것들을 배워야 하지요. <마음으로 배워야만 하는 것> 정말 설렜습니다. 우리네 배움이 높은 성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때, 은연중에 상대적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어떻게든 "내가 너보다 잘났다, 잘한다."라는 근거를 찾는 것에 몰두할 때, 작가님께서는 마음으로 배워야 하는 것에 방점을 찍으셨어요. 마음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 인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마음"이 와닿습니다. 


그럼 배워서 뭐 할까요? 박민영 님, 송중기 님, 유아인 님께서 출연하셨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기억하실까요? 아직까지도 그 드라마의 한 장면이 눈앞에 남습니다. 반촌에서 금등지사를 찾은 박민영 님의 대사. "배움이 향하는 곳. 반촌". 단순히 배움에서 끝나지 말고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라, 세상을 향해 배움을 나누라는 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말미에도 그런 글이 나옵니다. <내가 아는 것을 나누어 주는 것> 우리네 배움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말이 아닌가 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결국 하루하루 자라나는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배움에는 끝이 없고, 공부는 평생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간 해 온 (시험) 공부야말로 고된 노역에 가깝기에 평생 공부라는 말에 진저리를 치실 분들도 계시겠지요? 확실히 시험만 바라보며 하는 공부는 전혀 즐겁지 않습니다. 그럼 시험 이후에는요? 시험 다 봤으니까 끝이 아닌, 이제부터는 즐기는 공부를, 배움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책을 찾아 읽고, 궁금한 것은 직접 해보고 생각하고. 때에 따라 사람을 배우고, 예술을 느끼고. 요리 동영상을 찾아보고, 불어오는 바람을 눈을 감고 느끼고, 새소리를 들으며 구분하고, 하늘을 보고, 구름을 세어 보는 것. 우리의 공부는 그런 일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간디학교 교가, <꿈꾸지 않으면>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경전의 글귀도 아니고 유명한 잠언도 아니지만, 저는 이 구절을 때때로 곱씹습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그 자체로 꿈결 같은 일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가르치는 일은, 아이가 세상을 희망의 눈으로 바라보는 계기로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살아있는 우리에게, 배움은 정말로 아름다운 일이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해결사 깜냥 4 - 눈썰매장을 씽씽 달려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4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써 깜냥 시리즈가 4편까지 나왔네요. 처음에는 아파트의 많은 일들을 해결해주더니, 요리사가 되었다가, 태권도장 사범님이 되었습니다. 이제 겨울을 맞아 눈썰매장으로 옮겨 갔습니다. 정말 재주도 많은 깜냥이지요.

 

눈썰매장에 간 깜냥은, 특유의 재치를 발휘해서 눈썰매장을 아름답게 바꿔 나갑니다. 물론 좋은 아저씨도 만나지만, 항상 위기 상황에서 재치있는 판단을 내리는 깜냥이 너무나 멋있습니다. 재치있는 판단에 자신 특유의 실행력이 더해지면서 이보다 더 매력적인 고양이가 있나 싶을 정도로 멋짐을 폭발시키지요.

 

이번 편에서 가장 마음을 울렸던 부분은 눈썰매장에 놀이터를 만들어 내는 부분이었지요. 깜냥을 호의적인 눈빛으로 바라봐주는 관리아저씨도 멋있습니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돕기 위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깜냥의 마음이 너무나도 예쁩니다. 그 예쁜 마음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겠지요. 자기를 콕 찝어서 시키는 일도 설렁설렁 대충 해버리는 많은 어른들을 보다보니, 이토록 귀여운 고양이는 신선하면서도 예쁘기만 합니다. 아마도 신입사원 시절, 열심히 일하는 한 친구를 바라보시던 어른들의 마음이 이런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항상 깜냥 시리즈를 보면서 느낍니다만, 깜냥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저는 지금 당장 채용하고 싶습니다. 이토록 유쾌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진 고양이라니. 정말 매력덩어리입니다. 제 아이도 깜냥같은 매력을 지니도록 잘 키우고 싶을 정도이니까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쾌하게 상황을 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는 깜냥. 항상 자기가 있는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깜냥. 이렇듯 귀여운 깜냥이 다음에는 어디에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지 기대됩니다. 깜냥, 5편도 어서 나오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최신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
헨리 뢰디거 외 지음, 김아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부, 공부. 듣기만 해도 무언가 울컥한 기분이 듭니다. 대한민국 사람 치고, 공부하라는 말 한 번 안 들어 본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다인가 싶지만, 솔직히 공부를 잘하면 많은 것이 쉬워지기는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에게 공부에 집중하라고 독려(督勵, 감독하며 북돋아 줌, 다음 사전)를 하시지요. 다만 그 독려(勵)가 독려(毒勵)가 되는 것이 문제일 수는 있겠습니다.



학습법과 관련한 책이 참 많습니다. 인터넷 서점에 가셔서 검색창에 학습법이나 공부법, 공부, 이렇게만 쳐 보시면 약 1만 권 정도의 책이 검색됩니다. 물론 수험서나 문제집도 포함되지만, 그 역시 공부에 해당되니 함께 넣어주기로 합시다. 우리네 공부는 일차적으로는 대학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책,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인지심리학을 기반으로 학습법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배운 <교육심리학> 과목에서는 학습법에 대한 이론을 크게 행동주의, 인지주의, 구성주의학의 세 관점으로 분류했습니다. 그중의 하나, 인지주의적 관점은 학습은 학습자에 의해 능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공부는 결국 학생이 하는 것!이라는 말이지요. 이 책은 결국,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지만 이왕이면 효율적인 방법으로 하자꾸나." 하는 정도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표지에 크게 쓰여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잘못된 방식>이란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꽤나 강조했던, 1. 반복해서 읽기, 2. 집중해서 연습하기가 그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복이 왜? 잘할 때까지 하는 것 아니야?" 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반복해서 같은 교재를 읽는 것은, 자기 스스로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공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착각들이 1장에 소개됩니다.



그럼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이 책 2장에서 7장까지는 좋은 공부법을 한 장씩 상세하게 소개합니다. (물론 예시가 너무나 많고, 중요한 내용이 여기저기 뒤섞인 구성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크게 각 챕터의 제목으로 보자면, <2장, 배우려면 먼저 인출하라>, <3장, 뒤섞어서 연습하라> <4장, 어렵게 배워야 오래 남는다> <5장,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6장, 학습유형이라는 신화> <7장, 꾸준한 노력은 뇌를 변화시킨다>입니다. 마지막 8장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은지 설명을 해 놓았지요.



<2장, 배우려면 먼저 인출하라>는 시간 간격을 두고 자신이 아는 것을 꺼내보는 연습을 하라고 권합니다. 즉, 주기적인 쪽지시험을 말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교수자가 적절한 피드백을 해주면, 기억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3장, 뒤섞어서 연습하라>는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연습하지 말라고 합니다. 여러 주제를 뒤섞어줌으로써, 변화하는 조건에 맞춰 반응하는 능력을 키워주라고 합니다.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벼락치기로 볼 수 있다지요. 벼락치기. 단기간에 기억하고, 시험 보고 바로 싹 지워버리는 개운함을 겪어보셨으리라 봅니다.



<4장, 어렵게 배워야 오래 남는다>에서는 어려울수록 기억이 강화되고, 단편적인 조각들이 하나의 의미로 연결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지식을 다양한 상황에서 능숙하게 적용할 수 있지요. 개념이 단단해지고, 실전에서 강해지는 것이지요. 그럼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여기에서는 어려운 시험, 낯설게 하는 교수법, 학습을 위한 글쓰기를 말합니다.



<5장,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에서는 상위인지, 우리가 익히 아는 <메타인지>를 언급합니다. 인간의 기억이란 왜곡되기 쉽습니다. 인간의 앎의 체계를 담당하는 두 축인 자동체계(무의식적, 직관적, 즉각적)와 통제된 체계(의식적 추론, 분석적)가 서로 간섭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자기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능력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능력은 아닌가 합니다. 실제로 무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유능하다고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요 (더닝-크루거 효과). 메타인지를 기르기 위해서는, 부담 없는 자잘한 시험들을 여러 번 치는 것, 서로 친구들에게 아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6장, 학습유형이라는 신화> 학습 유형에 따른 분류가 대체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람마다 공부가 잘 되는 방법은 있을 수 있지요. 저는 글을 읽는 것이 이미지나 영상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 배울 때도 더 수월하지요.  저와 같은 유형의 학습자를 읽기형이라고 부릅니다만, 모든 읽기형 학습자가 읽기 자료가 제공되었을 때, 우수한 학습결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각 유형의 학습자와 자료 제시 형태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요즘 들어 강조되는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 또한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하지요. 그보다도 성공지능의 개념을 받아들일 것, 스스로 필요한 지식을 구하는 능동적인 학습을 할 것, 근본 원리를 통한 구조형성 등이 더욱 중요하다고 합니다. 



<7장, 꾸준한 노력은 뇌를 변화시킨다> 평생에 걸쳐 뇌는 발달합니다. IQ 역시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변하는데, 어린 시절 가정에서 기울인 노력이 외부 교육기관에서 받는 교육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지능을 발달시키는 전략으로 <성장 사고방식, 전문가처럼 연습하기, 기억 단서 만들기>를 제인 합니다. 지능은 노력과 학습의 결과임을 믿는 성장형 사고방식, 꾸준한 의도적 연습-목표 지향적인 혼자 하는 공부, 지금의 상태를 뛰어넘기 위한 의도적 노력, 무의식적인 통달이 가능할 때까지 배운 것을 조직하고 지식을 인출하는 노력은 우리의 지능지수를 더욱 높이는 방법이 됩니다.



<8장,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서는 네 분류로 조언을 정리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조언, 평생학습자를 위한 조언, 교육자를 위한 조언과 효과적인 직업교육과 연수에 대한 항목으로 나뉩니다.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살펴보고, 내게 맞는 학습법을 찾는 것을 추천합니다.


감사의 글과 참고문헌을 제외한, 총 320여 쪽의 책을 보름 정도에 걸쳐 읽었습니다. 읽고 나니,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특성이 확실하게 보이네요. 무작정 소처럼 우직하게 공부하는 것이 아닌, 현명한 방법.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아이들이 가장 잘하는, 메타인지 학습법부터 시작하여, 자잘한 쪽지 시험의 힘까지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남들은 이렇게 공부한다는 유형에 빠지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방법을 찾되, 꾸준한 의도적인 연습을 통해 하루하루 성장하는 공부. 진정한 공부는 바로 그 성장에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네 공부의 목표가 일차적으로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함이지만, 학창 시절에 한 문제를 어떻게든 간절히 풀어 보려는 그 노력은 습관으로 남게 됩니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노력, 모르는 문제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내려고 다각도로 방향을 찾는 연습, 자잘한 테스트를 통해 스스로를 점검하는 것,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 내는 것. 그 근간에는 오늘의 실패로 나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런 모든 마음과 노력이 자신을 키워나가는 토대가 되겠지요. 시험에 통과하면서부터 평생 해야 하는 공부, 이왕이면 나를 잘 도닥거리면서 내가 지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도록 이 리뷰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개주막 기담회 2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개주막 기담회 1권을 읽고는, 정말 사람이 무섭구나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면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고, 한을 남기고. '왜 나만 생각해야 하는지, 아니 나만 생각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이 세상 이치인지', 1권을 보고 한켠으로 사람이 무섭다 생각하면서도 씁쓸했던 기억이 납니다.  

 

2권은. 업그레이드 된 매운맛입니다. 1권은 그나마 인간적인 느낌이 들었다면, 2권은 뭐랄까.. 인간의 욕심이 더 적나라해지고, 더 악랄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가면 속 얼굴, 아이 잡아먹는 귀신, 춘추관의 괴문서, 공기놀이 하는 아이, 여인의 머리칼, 첫사랑>. 이 여섯편의 이야기 속에는 사람의 욕심이 너무나 거대하게 그려집니다. 거기에 조선 후기의 비참했던 현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더욱 망연해집니다. 현실의 벽이란 참으로 높더군요.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의 노력도 조금씩 그려집니다. 그나마 이 무서운 이야기 속에서 숨통을 트게 하는 부분일지 모르겠습니다.

 

2권에서는 새롭게 실학자들이 기담회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3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여지도 남아 있지요. 3편이 또 나온다면, 얼마나 재미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 생각하니 무섭기도 하지만요.

 

한 때 세월을 풍미했던 <전설의 고향>이 기억나시나요? 사람들의 과욕에서 비롯된 무시무시한 일들이 전설로 내려왔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사람들의 욕심은 너무나 보편적이지요. 그 욕심이, 오직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과 만나서 폭발하면 누군가 사연을 갖는 피해자가 생겨납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이 책, <삼개주막 기담회> 모두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귀신을 만들어내는 무서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무엇이 저런 괴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싶어요. 결국 죄는 돌고 돌면서 더욱 커지고, 원래 주인에게 돌아갈 때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그것을 권선징악이라 부릅니다만, 억울한 피해자의 삶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요. 복수라는 것도 어찌보면 모두 허상인데 말입니다.

 

사람에 의한, 사람이 만든 무서운 이야기. 그 안의 사람들에게 많은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삼개주막 기담회>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더욱 깊이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개주막 기담회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사실, 무서운 이야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그 예쁘고 좋은 이야기들을 놓아두고, 왜 무서운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되더라구요. 그런 제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그냥, 왠지 읽고 싶어서요. 제목에서 뭐라 말할 수 없는 매력이 느껴졌거든요.

 

삼개주막은 마포나루에 있는 주막이지요. 주모 김씨가 아이 셋과 함께 주막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병에 걸려 버린 남편이 떠나고 김씨는 아이들을 건사하기 위해 꿋꿋하게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곳. 그래서 많은 이야기가 모이는 곳. 삼개주막에 모이는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1권에서는 배경 설명을 곁들인 <삼개주막 이야기> 편을 시작으로, 여섯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총 일곱편의 이야기를 가만히 읽고 있으려니, 세상만사는 사람에 의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구나 싶습니다. 각자의 삶 속에서 나름의 성격을 만들고, 자신의 가치관을 갖고 살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면 그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이야기는 귀천을 가리지 않습니다. 높은 신분의 사람들은 그들 나름 지켜야할 것들이 많고, 신분이 낮은 사람들 역시 자신의 삶이 있습니다. 딱히 누구 한 사람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을만큼 등장 인물 모두에게 애잔함이 느껴집니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도 그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동정이 가고, 억울하고 분한 일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공감이 됩니다. 단, 3장의 <유괴된 아이> 편에서는 아픔만이 느껴집니다. 아이를 유괴한 범인들에게는 분노가 느껴지고요.  5장 <열녀> 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때 세월을 풍미했던 <전설의 고향>이 기억나시나요? 사람들의 과욕에서 비롯된 무시무시한 일들이 전설로 내려왔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사람들의 욕심은 너무나 보편적이지요. 그 욕심이, 오직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과 만나서 폭발하면 누군가 사연을 갖는 피해자가 생겨납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이 책, <삼개주막 기담회> 모두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귀신을 만들어내는 무서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무엇이 저런 괴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싶어요. 결국 죄는 돌고 돌면서 더욱 커지고, 원래 주인에게 돌아갈 때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그것을 권선징악이라 부릅니다만, 억울한 피해자의 삶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요. 복수라는 것도 어찌보면 모두 허상인데 말입니다.

 

사람에 의한, 사람이 만든 무서운 이야기. 그 안의 사람들에게 많은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삼개주막 기담회>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더욱 깊이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