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개주막 기담회 2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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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개주막 기담회 1권을 읽고는, 정말 사람이 무섭구나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면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고, 한을 남기고. '왜 나만 생각해야 하는지, 아니 나만 생각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이 세상 이치인지', 1권을 보고 한켠으로 사람이 무섭다 생각하면서도 씁쓸했던 기억이 납니다.  

 

2권은. 업그레이드 된 매운맛입니다. 1권은 그나마 인간적인 느낌이 들었다면, 2권은 뭐랄까.. 인간의 욕심이 더 적나라해지고, 더 악랄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가면 속 얼굴, 아이 잡아먹는 귀신, 춘추관의 괴문서, 공기놀이 하는 아이, 여인의 머리칼, 첫사랑>. 이 여섯편의 이야기 속에는 사람의 욕심이 너무나 거대하게 그려집니다. 거기에 조선 후기의 비참했던 현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더욱 망연해집니다. 현실의 벽이란 참으로 높더군요.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의 노력도 조금씩 그려집니다. 그나마 이 무서운 이야기 속에서 숨통을 트게 하는 부분일지 모르겠습니다.

 

2권에서는 새롭게 실학자들이 기담회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3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여지도 남아 있지요. 3편이 또 나온다면, 얼마나 재미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 생각하니 무섭기도 하지만요.

 

한 때 세월을 풍미했던 <전설의 고향>이 기억나시나요? 사람들의 과욕에서 비롯된 무시무시한 일들이 전설로 내려왔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사람들의 욕심은 너무나 보편적이지요. 그 욕심이, 오직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과 만나서 폭발하면 누군가 사연을 갖는 피해자가 생겨납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이 책, <삼개주막 기담회> 모두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귀신을 만들어내는 무서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무엇이 저런 괴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싶어요. 결국 죄는 돌고 돌면서 더욱 커지고, 원래 주인에게 돌아갈 때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그것을 권선징악이라 부릅니다만, 억울한 피해자의 삶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요. 복수라는 것도 어찌보면 모두 허상인데 말입니다.

 

사람에 의한, 사람이 만든 무서운 이야기. 그 안의 사람들에게 많은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삼개주막 기담회>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더욱 깊이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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