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은 의학을 공부하다 퇴마사가 되었다. 친형처럼 여기던 선배 주열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갔다. 그곳에서 주열의 처 금주와 딸 세연이를 처음 만났다. 그녀는 남편이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던 트럭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진명은 영안실에서 주열의 기억속으로 빨려들어갔는데 무당 귀신의 존재를 발견했다.

금주는 남편의 사후에 일기를 읽었다. 죽기 일주일 전부터 누군가에게 쫓기듯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울 소리를 들었고, 백발의 노파를 만나는 꿈을 꿨다. 그런데 꿈에서 다친 발이 실제로 아픈것을 보며 의아하게 여겼다. 자신을 좋아했던 직장 상사 준상의 죽음으로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의 조언에 따라 진명을 찾아간다. 그리고 진명은 무녀의 혼을 소멸시키기 위해 증거를 찾아나선다.

뱀은 공포랑 잘 어울리는 동물 같다. 뱀술을 담가서 죽은듯 보여도 동면상태처럼 잠든 경우가 있다고 한다. 결국 살아나서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는 끈질긴 생명력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악이라는게 한편으로 또 그런 것 같다. 완전하게 소멸되지 않고 어딘가에 웅크리고 있다가 때가되면 고개를 내민다는 점에서 닮았다. 소설에서도 뱀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스릴러, 호러, 귀신이야기는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다. 그래도 읽기에 도전한 이유는 취향을 찾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이 책은 내 기준에는 아쉬웠다. 매드맥스 회원들이 사라지는 시작은 참 좋았는데...... 툭하면 빙의가 되고, 부적으로 보호해 놓은곳도 TV 케이블은 통과하는 것도 좀 억지스러웠고(갑분 링?), 매드맥스 회원들이 들어갔을땐 손전등이 다 꺼졌는데 진명 일행이 동굴에 들어갔을 땐 손전등만 괜찮았던 부분도 앞뒤가 안맞았다(정밀기기만 공략하는 귀기라니). 가독성이 좋긴 했지만 좀 더 밀도높고 개연성 있는 글은 원한다. 문장도 탄탄하고 표현도 상투적이지 않으면 좋겠다. 제주 4.3사건과 서북청년회, 제주 김녕굴 설화를 배경으로 만들었는데 너무 이것저것 보여주려고 한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까진 애거사 크리스티, 움베르트 에코가 손에 꼽힌다. 또 다른 책을 찾아서~!

귀신이 왜 사람 몸에 들러붙는지 알아? 그건, 다시 사람의 몸을 갖고 싶기 때문이야.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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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은 청렴한 재상이었다. 어느날 낮에 잠시 졸다가 꿈을 꿨는데 대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인과 부부관계를 가지려고 했으나 체면에 어긋난다며 거절당했고, 몸종 춘섬과 정을 통하게 된다. 열달 뒤 용모가 뛰어난 아들이 태어났고 길동이라 이름지었다.

하지만 천한 첩의 소생이었기 때문에 길동은 입신양명할 기회가 없었다. 기생출신 애첩인 곡선 어미가 길동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관상을 보는 초낭을 집에 들여 길동이 왕의 기운을 타고 나서 가문에 화가 닥칠 수 있다고 했다. 초낭은 가족들을 설득하여 길동을 해치려는 계획에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특자라는 자객은 길동에게 죽임을 당했고, 길동은 11살에 집을 떠났다.

집을 나서 활빈당 두령이 되고, 요귀를 제거해 세 부인을 얻게 되며, 율도국의 왕이 되어 꿈을 이룬다.

파란만장한 허균의 생애 마음이 짠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홍길동전은 한글본/한문본, 필사본/판각본/활자본 등 다양한 판형으로 출판된 걸 보면 그 시절에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작품이라는 점을 봤을 때 당시 사람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짚어낸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민음사 홍길동전은 2개의 판본을 실어놨다. 초반 100페이지만 잘 읽으면 뒤의 이야기는 가볍게 재독할 수 있다. 명칭이 조금씩 바뀌고 가감되는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옛이야기의 재미 중 하나가 이런 변주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율도국이라는 이상세계와 능지처참으로 생을 마감한 허균 사이의 간극에 마음이 쓰인다. 수탈하는 관리와 무능한 정부, 부패한 승려들, 도적떼가 기승을 부리고, 신분에 의해 차별받는 세상. 조선중기와 지금의 사회는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본다.

가정 비극이야말로 등장인물의 욕망이 밑바닥부터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야기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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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메인의 부모는 딸을 귀하게 키웠다. 덕분에 살림은 하나도 할 줄 몰랐고, 마법도 쓸줄 몰랐다. 책을 읽는게 유일한 낙인 독서광이었다. 어느날 숙모님이 방문해 윌리엄 고조부님의 집을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샤메인은 이를 수락했다. 종양치료때문에 요정들과 잠시 집을 비운 동안 책이나 실컷 읽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국왕에게 편지를 보내 황실 서고 보좌관으로 써달라고 요청했다.

고조부님의 집은 마법으로 움직였다. 샤메인이 묻기만 하면 해결책이 튀어나오는 신기한 집이었다. 집은 복잡하게 접혀 있었는데 어쩌다 서재에 들어가게 됐다. 그곳에서 마법책을 발견했고 ‘하늘을 나는 주문‘하나만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모른 채로 ‘숨겨진 보물을 찾는 주문‘, ‘개인 보호를 위한 주문‘, ‘마법의 힘을 증가시키는 주문‘, ‘투명 인간이 되는 주문‘, ‘불을 피우는 주문‘, ‘마음대로 물건을 움직으는 주문‘, ‘소원을 이뤄 주는 주문‘이 섞인 마법을 걸었다.

정말로 하늘을 날 수 있는지 시험해보려고 벼랑 끝에 올랐는데 러벅을 만나 도망쳤다. 집에 도착했을 때 피터가 손님으로 방문했다. 이들은 서재에서 러벅에 대한 부분을 읽었는데 여행객의 몸에 알을 낳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남자는 사망하고 여성은 러벅킨을 출산하는 데 보통은 죽이고 인간의 아이로 태어나면 살아남지만 악마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쓰여있었다. 사실 윌리엄 고조부님도 러벅에게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다.

샤메인은 국왕의 답장을 받고 궁전으로 갔다. 그녀는 힐다 공주의 안내에 따라 서류를 분류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공주는 요정의 선물에 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서류를 찾는 중이었다. 왕실에서 만난 소피와 하울도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왕실에 방문해 실마리를 찾아 나선다. 그러다 실존하는 러벅킨의 정체를 알게 된다.

2편보다 하울의 비중이 높아지지만 1편의 매력에 비하면 너무 미미하다. 우선 2편에서부터 하울이 소피와 결혼을 한 상태였는데 결혼하면 다들 똑같은 것 같다. 소피의 짜증에 공감이 가면서도 1편의 하울의 매력이 자꾸만 그리웠다. 그런 점에서 1편만 읽는게 하울의 팬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냥 하울 빠순이............인듯.

이번에야말로 집을 떠나서 그동안 바랐던 뭔가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였다. 그것만으로도 늙은 마법사의 집에서 참고 견딜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샤메인은 그 꿈을 이룰 용기가 자신에게 있는 건지 궁금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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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ADHD를 진단받고 30대에 접어든 작가의 글이다. 의사의 글이 아니라 개인의 체험수기같은 글이라 읽기 수월했다. ADHD의 산만함과 대책없어보이는 듯한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같은 진단이더라도 양상은 다를 수 있으니 부주의함에 쉽게 낙인찍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나같이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도 담겨있고, 글쓰기를 통해 우울을 극복한 체험기도 있어서 좋았다. 통통 튀는 재기발랄함도 느껴지고 어휘가 다양해서 이 사람 뭐지?했는데 역시나 문창과 출신이었다는 반전이ㅎㅎ 썰을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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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ADHD를 진단받고 30대에 접어든 작가의 글이다. 의사의 글이 아니라 개인의 체험수기같은 글이라 읽기 수월했다. ADHD의 산만함과 대책없어보이는 듯한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같은 진단이더라도 양상은 다를 수 있으니 부주의함에 쉽게 낙인찍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나같이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도 담겨있고, 글쓰기를 통해 우울을 극복한 체험기도 있어서 좋았다. 통통 튀는 재기발랄함도 느껴지고 어휘가 다양해서 이 사람 뭐지?했는데 역시나 문창과 출신이었다는 반전이ㅎㅎ 썰을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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