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 - 내 안의 우주
김혜성 지음, 김각균.천종식 감수 / 파라사이언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의 직업은 치과위생사입니다.
치과위생사들이 학생 시절에 꼭 배우는 과목 중에 '구강미생물학'이라는 과목이 있는데, 저는 이 과목을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진 않았습니다. 일단 제가 학생시절에는 '구강미생물학'이 국가고시에 포함되지 않는 과목이었기에 바닥을 칠 정도만 아니면 상관없는 과목이기도 했는데가다(물론, 지금은 국가고시에 포함되어 있으니 열심히 공부해야되지요 ㄷㄷ)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미생물들의 이름들이 저에게는 영어 알레르기가 있어서 너무 어렵고 난해하고, 교과서 내용 자체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고, 치과 임상에서 일할거면 미생물에 대해서 잘 몰라도 스케일링이나 타 업무들을 하는데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아주 무지한 생각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치과 임상에서 일해보니 가면 갈수록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손으로 일하는거야 년차가 쌓이고 익숙해지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지만, '왜 이렇게 해야되는가?' '왜 이러한 증상들이 발생하게 되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나 자신이 납득할 만큼 확실하게 아는 것과 더불어 환자분이 질문을 했을 때, 환자분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는것은 단순히 년차가 쌓이고 경험이 쌓인다고 해서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다시 교과서를 펴고 종종 책을 다시 보기 시작했지만, 교과서의 내용은 여전히 너무나도 학문적이고 어렵고 내가 나이먹는다고 책 내용이 변하지 않으니까 임상과 연결해서 어떻게 내가 이해를 해야되나, 어떻게 쉽게 설명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구강미생물'에 대해서 현직 치과의사이면서 미생물 연구자인 작가님의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은 전문적인 내용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의 모범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이 책은 미생물학이라는 학문의 역사와 미생물학 이론이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구강미생물들의 특징과 구강미생물이 구강에 끼치는 영향 뿐만 아니라 전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구강미생물들을 관리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책인데, 보면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미생물학에 대한 지식과는 꽤나 다른 관점으로 쓰여진 책 내용 때문에 놀랍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책을 보고난 후에 맨 뒷장의 '참고문헌'들을 보면은 정말 많은 최신 논문들을 참고하여 가장 최신의 미생물학 지식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2010년대>2000년대>>>>>>그보다 오래된 논문) 미생물학의 발전이 얼마나 빠른지도 알 수 있으며 더불어 치과 임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하게 공부를 해야되는가(!)에 대해서 느껴지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공부안하고 살았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된다
덕분에 제가 이 책을 보면서 새롭게 느끼게 된 점은 왜 '구강미생물학'이 '치위생학'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게 되었는지, 왜 국시 과목에 구강미생물학이 추가되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인데요, 제가 이전에도 구강에 있는 미생물이 전신질환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어렴풋이 풍문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구강미생물과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끄럽게도 제대로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속에 나오는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구강미생물'과 '전신질환' 간에는 분명히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증명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에 따라서 치과위생사들도 구강위생 관리에 대해서 환자분들에게 교육할 때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면 전신질환과 구강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그야 말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구강미생물을 배운지 너무 오래되서 기억나는 거라고는 '구강미생물학은 더럽게 재미가 없다' 뿐인 저에게도 미생물학이 충분히 재미있는 학문이라는걸 가르쳐준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이러한 저도 재미있게 읽은 걸로 봐서는 일반인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평 요약>
일반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쓰여져 있는, 일반인들이 생각지 못했던 구강미생물학의 여러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사실은 치과에서 사람들에게 더욱더 꼭 알아야 될 지식이 실린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