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착한 아이야
나카와키 하쓰에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업로드를 하려니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

그 흔한 돈 받고 책을 홍보하는 일도 아닌데다

명예를 얻는 일도 아닌데

난 왜 괴로워하며 블로그를 올리려 하는 것일까?

사실,

조금은 남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습관때문이다

기억은 안나지만,

난 눈치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배려로 살아왔다.

사람을 만나면 제일 먼저

<이 사람에게 내가 도움이자 자랑거리가 되어야 할텐데...> 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학대가 학대가 아닌 시대에 자란 나는

<네 까짓게><네가 감히>라는 말로

형들을 비롯한 모든 가족에게 이유없는 매 타작으로

하루를 보내고,

가난한 집안의 막내는

<저 것만 없으면 입 하나가 줄텐데....>라는

할머니의 푸념을 노상 들어야만 했다.

9살때부터 공사장에서 못을 주워 팔고

50년 가까이 돈을 쉬지않고 벌어

가족을 지원 했던 습관은

어떻게든 가족안에서 살아보려는 몸부림이었고

그 당시에는 몰랐던 학대때문이었다

장독대에서 몸을 던지 나의 첫 자살 시도는

내 나이 고작 6살이었다.

<나카와키 하쓰에><너는 착한 아이야>를 통해

혹시 내가 드러나지 않는 살인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지 않는지,

혹시 눈 앞의 살인을 방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우리는 살인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임/ 학대 받는 아이와 그 아이를 바라보는 관찰자,

아이를 학대하는 엄마의 시점 등

아동학대를 다각도에게 다루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

<나카와키 하쓰에>의 <너는 착한아이야>는

다양한 아동학대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데요,

1,새아버지의 학대와 어머니의 무관심으로

급식의 메뉴를 모두 외워버린 허기진 간다의 이야기 <산타가 오지 않는집>,

2.학대받고 자란 엄마가 대물림으로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웃음가면, 좋은 엄마 가면>,

3, 어려서 학대를 받고 자란 딸이 치매 걸린 엄마를 바라보는

<엄마를 버리다>,

4, 학대 받는 아들 친구에 관한 이야기 <거짓말쟁이>

5,자폐아와 치매 할머니의 우정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의

다섯가지 이야기가, 연관있는 듯 없는 듯 이어진 옴니버스 구성입니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있어서는 안되는 아동학대를

되도록 평정심을 유지하고 주변인으로 관찰하기도 하고,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의 시점으로 아주 담담하게 그리고 있기도 한데요.

지금 우리 나라에서도 아동학대가 큰 문제거리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이 모든 얘기가 소설로 가공된 허구의 얘기가 아니라,

사회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직

접적이고 실제적인 얘기로 다가오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임/ 책에 소개된 5편의 이야기가 아동학대를 다룸에 있어서

학대당한 아이의 마음을 위주로 그려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제 느낌이 맞을까요?

이 소설의 시점은 학대를 당한 아이의 시점이 아니라,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의 관찰자, 선생님, 어머니, 이웃집 할머니,

친구 부모등의 시점으로 그리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학대 아동의 마음은 따로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미 그 상처의 깊이는 모두 알 수 있는 것이고요,

이 책은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어른들의 얘기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 <산타가 오지 않는집>에서 소년 간다는

<자신이 나쁜 아이라 산타가 오지 않는다>고 얘기하는데

오카노 선생의 대답은 <너는 착한 아이야>라는 대답밖에 하지 못합니다.

산타가 올 거라고 감히 희망조차 줄 수 없는 현실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위로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간다의 아픔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고요.

2, <엄마를 버리다>에서는 자신을 학대한 엄마가 치매에 걸리자,

혈육이란 이름으로 이도저도 못하는 가요가

학대의 기억 속에서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기억을 떠올리며,

용서의 첫 걸음을 떼기도 하는데요.

이는 작가가 아동학대의 본질적인 사건보다는

치유의 방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듯이 보여집니다.




임/ 2012년 책이 출간된 이후 호평을 받으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언제든, 어느 나라에서든, 아동학대는 큰 사회문제이기 때문인데요.

우리 나라에서도 끊임없이 아동학대 사건이 뉴스 톱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이면서 어쩌면 정도의 차이일뿐,

우리 모두 아동학대와 관련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너는 착한아이야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죠.

특히, 이런 사회문제를 다루는 소설은 고발성이 많아서

독자를 선동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한다면,

<너는 착한 아이야>는

감히 <나는 아냐, 상관없어>라는 생각이 들수 없을 정도로

각 캐릭터들이 평범하면서도 담담하게 생활밀착형으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가정에서 일어난 일이라 숨기기 급급하고,

무관심으로 일관되었던 주변인에게

공동 책임감은 물론 행동지침까지 언급하면서

우리 모두의 반성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죠

임/ 지난 3월, 영화로도 제작되어 개봉되었는데요,

책과 비교해 보자면 어떤가요?

일본의 따뜻한 가족영화 감독이면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고레에다 감독의 뒤를 잇는다고 평가되는 오미보 여성감독의 작품인데요

한국 국적인 재일교포 2세라고 합니다.

에피소드 5가지중 <엄마를 버리다>와 <거짓말쟁이>를 뺀,

<산타가 오지 않는집><웃음가면. 좋은 엄마 가면>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세편을

영화적 가공 없이 소설 그대로 잔잔하게 찍었는데요.

이는 소설의 소재, 아동학대가 갖고 있는 무게감때문일 것입니다,

특별히 더하거나 뺄 거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써

느끼는 것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죠.

영화 엔딩에 <산타가 오지 않는 집>의 오카노 선생님이

결석한 간다의 집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요.

소설과 마찬가지로 숨기고 싶은 아동학대를 표면화 시켜서,

근절시키려는 노력과 용기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임/ 아동학대를 다룬 기존의 책들과 비교해

이 책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드라마틱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다른 아동학대를 다룬 책들은 마치 정신없이 소나기를 맞은 듯이

독자를 괴로움으로 지치게 한다면,

<너는 착한 아이야>는 이슬비에 몸이 젖어 들 듯이,

독자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회상하게 해서,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는 것인데요.

이는 아동학대의 다양한 이유와 수많은 치유방식이 존재하기에

A는 B다 라는 정확한 명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현재를 살아내는 사람들은

아동학대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우리가 해결해야할 명제임을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모든 범죄 중에 가장 막아야 하는 것은

아동학대와 노인학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노인학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을 부정하는 일이며,

아동학대는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는 일로써

결국은 현재의 자신의 과거와 미래는 물론

현재까지 없애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 아동학대를 멈춰야 한다는는 것입니다.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콩쥐의 아동학대 가해자는 계모였지만,

어쩌면 지금은 무관심이란 이름으로

우리 모두가 아동학대의 공범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짓말쟁이>편에서 학대받는 아들 친구 다이짱이 행복해지려면

백설공주처럼 일곱난쟁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그 일곱난쟁이가 되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임/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오카노 선생님이 간다를 구하러 가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세계를 구제하는 일은 물론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아이를 구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1.학대 받아서 아이를 학대한다는 변명,

2,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비틀어진 이유,

3, 옆집 벽에 닿을 만큼 집을 지어 자신의 땅은 주장하면서

정작 이웃집 아동학대에 대한 무관심은 이제 멈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미래라는 거창한 이유보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는 소유물도 물건도 아닌

소중한 생명을 가진 어른과 같은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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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2022-03-25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앗.드디오
반갑

세브란스 2022-03-30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다른 신선한 시각

드콴 2022-04-02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읽어야겠어

세란 2022-05-0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제또이런글을좋네요

드콴 2022-12-0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또 잠수탔네 이 양반

가히 2023-12-06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제 오시나요?

세란 2024-06-2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직도 안돌아오셨네 ㅠㅠㅠㅠ
알라딘에 읽을게 없는데 ㅠㅠㅠㅠㅠㅠ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 회 하지 않은 MBC < 내 손안의 책>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기분 내키는 대로 영상을 올리다 보니

이상하게도 일본 작품들에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아

이제 남은 영상이라곤 일본 작품들 뿐이다

일단 내 성향은

<No 아베>일 뿐, <No 일본>은 아니라고 자부했지만,

영화관을 가면서

<유니클로> 매장에 있는 빠른 엘리베이터 대신

느린 엘리베이터를 선택하는 것을 보며

아직도 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느낌이다.

하기야

누군들 자기 자신에 대해

정의를 정확하게 내릴 수 있을까?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센 척 자기애를 과시하는 이들도

실상은 자신을 믿을 수 없어

스스로 만든 틀에

발가락을 저미고

손가락을 부러뜨려

남들에게 보여주는 자신을 만드는 것일 지도 모른다.

<어두운 상점의 거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파트릭 디아모의

자아 찾기 과정 소설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지식인의 교훈 강박증 없는

그저 동료를 만난 듯한 위로의 책이다

 

 

 

 

 

/ 책을 보면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는데요,

작가의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요?

첫 페이지를 열어보면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이라는

프랑스 문호 <앙리 벨>, 필명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의 한 구절을 이용했는데요

이는 곧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 역시 자전적 에세이로

<나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주제를 갖고

작가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희미한 자신의 기억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품인데요

패트릭 모디아노의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다른 그의 작품들처럼 주인공 다라간이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과 망각에 끊임없이 싸워가며

현재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는 과정을

추리소설같은 느낌으로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굳이 스탕달의 한구절을 인용한 것은

어쩌면, 이 소설도 <어두운 상점의 거리>

다른 작품처럼 <비슷한 주제야> 라고 미리 고백하면서

스포일러로 스스로 면죄부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이번 책이 기존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자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모디아노의 작품은

모두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는 작품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1,기억상실증 퇴역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2,첫사랑을 찾아 헤매는 <지평>

3,각기 다른 세남자의 모습에 비친 각기 다른 모습의 나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4,그리고, 대놓고 자신의 기억을 얘기하는 자전적 소설 <혈통>

모두 확실과 불확실의 경계에서 기억을 찾으려는 작품들입니다.

분명한 문체인 <혈통>을 제외하고는

모두 몽롱한 필체로 미스테리 추리물 형식을 하고 있는데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그 기억이 어린 시절까지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는 201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문에도

<모디아노>가 어린 시절부터

제 부모의 지인들에 위탁되어

이곳 저곳 떠돌며 다닌 것을 고백하며

혼란스런 기억을 찾아 헤매며

본인 정신 세계의 근간을 찾으려 했다는 말처럼,

최근작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모디아노가 드러내진 않았지만,

자신이 잊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기내서 대면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임/ 주인공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루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여 있지 않은데다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 지명도 정말 많이 나오는데요,

그래서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책이란 영상이나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직 상상력만으로 그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데요

이 책이 짧은 편인데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바로 익숙하지 않은

불어 지명 때문이죠 문

제의 장소 <생뢰라포레><에르미타주><블랑슈>

어떤 것은 제 프랑스 친구들조차 모르는 지명인데요.

이런 실제적인 지명들은

시공간을 미친 듯이 넘나들며

잡힐 듯이 잡히지 않은 몽환적이고 혼란스러운 소설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헤매다가

항상 거기있는 등대를 보고 안도하는 것처럼,

현실감을 유지하고,

다시 살릴 수 있는 기억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좌표인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조금은 어렵지만,

이 마저 없었다면,

이 짧은 소설을 혼란 속에서 평생 읽거나

10분 읽고 던지거나 할 수 있는 것이죠

/ 데뷔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아왔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아마도 결말이 없는

독특한 그의 소설 세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작가는 한 결같이 기억의 조각을 모으는 작품들을 쓰지만

그래서 해피엔드다 새드엔드다 라고 결말을 딱히 내주진 않거든요.

그 느낌은 온전히 독자들에게 맡기고는,

본인은 그 보다 자신의 기억과 망각을 찾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 몰두 하고 있습니다.

2.또 많은 일련의 작품들이

한결같은 같은 주제로 써 있으면서도

마치 주제 명확한 미드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전체 작품이 유기화되어있고,

새 작품마다 새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느낌이어서

점점 빠져들어 매니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연속극의 다음편을 기다리는

To Be Continue, Coming Soon처럼,

평단과 독자는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죠

 

/ 이번 작품을 비롯해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보면

모두 기억과 망각, 정체성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거든요.

저자가 기억이란 주제를 다루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억이라는 건 바로 상대방의 존재가치이기 때문이죠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 것이 설령 자신일지라도

그 존재는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존재가 사라지듯이,

망각, 잘못된 기억은

정체성의 오류를 가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디아노 역시 여기 저기 위탁되어지면서

거의 제대로 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는 듯이 보여지는데요,

그런 기억들의 확립으로

오늘의 자신을 증명하고,

주위사람들의 관계도 확립하려는 의지가 보입니다.

사실 이는 모디아노의 개인의 문제가 아니죠.

복잡하고 이기적인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가 얼마나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들을 잊고 살아가며,

망각으로 지워버렸는가를 반성하게 되는

모디아노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주인공 <다라간>은 책을 쓰는 이유에서

자신의 불편하고 불확실한 기억을 되찾고자

이름만 기억나는 사람들을 등장인물로 설정하는데요

사건의 발단인 된 <기 토르스텔>이란 사람을 기억하면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 존재도 우리 염두에 없던 사람들,

한 번 마주치곤 다시 보지 않을 사람들이

어째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우리 인생의 중요한 일역을 담당하는 것일까?>

싫든 좋든 어차피 여긴 무인도도 아니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 가치는

다른 사람과의 많은 인연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자신의 그릇된 판단으로

혹시 소중한 사람을 밀어내고 기억에서 지운 건 아닌지

되돌아 보며 반성하게 되는 구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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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9-08-25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디아노의 좋은 책을 만나니 이혁준님의 글도 여느때보다 훨씬 감동적입니다

조셉 2019-08-2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디아노의 책을 모두 읽고싶게 만드네요

문주 2019-09-0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혁준님이 글쓰는 법을 잃어버리지 않게

선근 2019-10-16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제나 숨은 보석을 찾는 이혁준님 감사합니다

PC 2020-03-2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왠지 파트릭 모디아노와 선생님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혹시 내 오버인가요? 항상 무언가를 찾고 항상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선생님이 좋습니다 절대진리의 부정의 모습 자체가 진리인지도 모르죠. 그 것이 인생이기도 하고요

종로 2020-04-0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PC분 오래만, 저도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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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국력과 인지도 꼴등인 1등영화

5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심사위원의 만장일치와

<봉준호>장르라는 새로운 영화의 방향을 제시하며,

한국 영화의 묵었던 한이 한꺼번에 풀려나가는 기분이었다.


한번 쯤, 교양과목을 같이 들었을 듯한 대학 후배이기에

응원하는 마음도 남달랐지만,

그 동안 대한민국의 국력과

<봉준호> 감독의 조금 모자란 인지도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우리나라 영화의 한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꼭 영화평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지해주고 싶은 영화 하나가 떠올랐다.

   2018년 칸 국제 영화제에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에 밀려,

    2등 격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레바논 여성감독 <나딘 라바키> <가버나움>이다.

   

  <부모를 고소하고 싶어요 나를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학대 받는 아이들의 대부분의 생각이지만,

​    세계 어디에서도 대 놓고 말할 수 없는 

    부모란 이름의 절대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이 영화는,

​    실제 시리아 난민인 

    자인(자인 알 라피아)의 강렬한 눈빛으로 시작한다.

​    자식을 낳고 돌보기는커녕

    무책임과 방임으로 일관하는 부모.

   ​자인도 출생 신고도 제대로 되지 않아

    본인이 몇 살인지도 모른 채,

​   힘겨운 배달 일로 집안 일을 돕는 소모품처럼 생활한다

    그러다, 초경이 시작된 

   어린 여동생 사하르 (하이타 아이잠)

    돈 몇 푼으로 강제 결혼을 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자,

​   자인은 여동생의 남편을 칼로 찌르고 도주한다.


   누가 아이들이 해맑다고 했는가?

   나이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경험으로 나이를 먹는다.

​   어른이 돼서 감당해야 할 일을 미리 겪으면

    아이는 어른 아이가 되는 것이다.

​   자인도 부모와 세상으로부터의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

   살인도 서슴지 않는 어른이 되어있던 것이다.

​   도주 중에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모습이라던가,

​   부정한 세상에 두려움 없이 어른과 싸우는 장면에서,

​    이미 자인은 온전히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고단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종차별과 불법체류로 얼룩진 모자(母子)

​    라힐(요르다 노스 시프로우)

    한살 배기 요나스(브루와티프 트레저 반콜)과의 만남에서

    공감대 형성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인 역시, 그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라힐이 불법체류로 감금되자,

더 이상 요나스를 돌보지 못하고,

불법 입양 브로커에게 요나스를 팔아버린다.

신의 부모가 한 짓을 어쩔 수 없이 되풀이 하는 자인.

단지 그 부모와 다른 것이 있다면,

최소한 자인은 책임감으로 끝까지 요나스를 돌보려 했고,

요나스를 넘기는 그 순간에도

죄책감으로 괴로운 눈빛으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이는 법정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정을 꾸린 것에 후회한다

<나처럼 살았으면 자살했을 것이다>라며

뻔뻔하게 자식에 대한 책임 없이,

끝까지 자신의 괴로운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자라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자인이

쓸데없이 나이 먹은 부모보다 더 어른인 것이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실제 고충을 겪고 있는 

배우들의 생활형 연기는,

대사를 암기하는 배우의 진실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의 진솔한 기능성을 보여준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에 2등으로 밀리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알폰소 쿠아론> <로마>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물론, 이 두 영화도 모두 훌륭한 영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동학대로 주제도 비슷하고,

리얼리티 기법도 거의 유사한 점을 

객관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단연 <가버나움>은 이 두 영화를 제치고도 남을 힘이 있다.

단지, 레바논이라는 약소국 영화라는 이유로,

아랍여성 감독의 모자란 인지도 때문에 밀려난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화가 나는 세상의 이치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총 관객 143,088명 중 3명을 채우는 것이 전부였다.


2019년 새해 이후,

즐겨 보던 <전지적 참견시점>을 재방송 조차 보지 않는다.

<이 영자>의 석연치 않은 <MBC 연예대상> 수상 이후,

MBC에서는 <나 혼자 산다>를 살린 <박 나래>

<이 영자>의 경력과 예우차원에 부

당하게 밀려났기 때문이다.

<이 영자>가 싫은 것은 아니다.

<KBS 연예대상>에서는 많은 후보를 제치고 

대상을 수상한 것은 충분히 인정하고 기뻐했다.

단지, 인지도와 권력으로 합리성 없이 움직이는

이 세상의 논리에 반기를 들고 싶은 까닭이다.

가버나움은 VOD라도 돈 주고 시청해서 

힘을 실어줘야 할,

그래서 세상이 나아지는 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땅이다

.

이혁준의 음악, 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이혁준의 문화 얘기 http://blog.aladin.co.kr/700044166

이혁준의 광고, 일상 얘기 www.cyworld.com/gogo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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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9-07-2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에 쓰셨는데도 남들 글의 100편보다 낫네요

선근 2019-08-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인데도 필력이 죽지 않으셨네요

바운드 2019-08-1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관심있었던 영화인데 제가 듬성 영화를 본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셉 2019-08-2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펙트럼이 넓고 깊은 지혜를 주시는 듯

문주 2019-09-0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국을 보다 혁준님 글을 보니 마음이 안정되고 따뜻해집니다
 
가버나움
나딘 라바키 감독, 자인 알 라피아 외 출연 / 플레인아카이브(Plain Archive)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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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버나움-국력과 인지도 꼴등인 1등영화

5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심사위원의 만장일치와

<봉준호>장르라는 새로운 영화의 방향을 제시하며,

한국 영화의 묵었던 한이 한꺼번에 풀려나가는 기분이었다.

한번 쯤, 교양과목을 같이 들었을 듯한 대학 후배이기에

응원하는 마음도 남달랐지만,

그 동안 대한민국의 국력과

<봉준호> 감독의 조금 모자란 인지도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우리나라 영화의 한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꼭 영화평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지해주고 싶은 영화 하나가 떠올랐다.

2018년 칸 국제 영화제에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에 밀려,

2등 격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레바논 여성감독 <나딘 라바키> <가버나움>이다.

<부모를 고소하고 싶어요 나를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학대 받는 아이들의 대부분의 생각이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대 놓고 말할 수 없는 부모란 이름의 절대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이 영화는,

실제 시리아 난민인 자인(자인 알 라피아)의 강렬한 눈빛으로 시작한다.

자식을 낳고 돌보기는커녕

무책임과 방임으로 일관하는 부모.

자인도 출생 신고도 제대로 되지 않아

본인이 몇 살인지도 모른 채,

힘겨운 배달 일로 집안 일을 돕는 소모품처럼 생활한다

그러다, 초경이 시작된 어린 여동생 사하르 (하이타 아이잠)

돈 몇 푼으로 강제 결혼을 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자,

자인은 여동생의 남편을 칼로 찌르고 도주한다.

누가 아이들이 해맑다고 했는가?

나이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경험으로 나이를 먹는다.

어른이 돼서 감당해야 할 일을 미리 겪으면

아이는 어른 아이가 되는 것이다.

자인도 부모와 세상으로부터의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

살인도 서슴지 않는 어른이 되어있던 것이다.

도주 중에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모습이라던가,

부정한 세상에 두려움 없이 어른과 싸우는 장면에서,

이미 자인은 온전히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고단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종차별과 불법체류로 얼룩진 모자(母子)

라힐(요르다 노스 시프로우)

한살 배기 요나스(브루와티프 트레저 반콜)과의 만남에서

공감대 형성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인 역시, 그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라힐이 불법체류로 감금되자,

더 이상 요나스를 돌보지 못하고,

불법 입양 브로커에게 요나스를 팔아버린다.

신의 부모가 한 짓을 어쩔 수 없이 되풀이 하는 자인.

단지 그 부모와 다른 것이 있다면,

최소한 자인은 책임감으로 끝까지 요나스를 돌보려 했고,

요나스를 넘기는 그 순간에도

죄책감으로 괴로운 눈빛으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이는 법정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정을 꾸린 것에 후회한다> <나처럼 살았으면 자살했을 것이다>라며

뻔뻔하게 자식에 대한 책임 없이,

끝까지 자신의 괴로운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자라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자인이

쓸데없이 나이 먹은 부모보다 더 어른인 것이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실제 고충을 겪고 있는 배우들의 생활형 연기는,

대사를 암기하는 배우의 진실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의 진솔한 기능성을 보여준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 2등으로 밀리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알폰소 쿠아론> <로마>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물론, 이 두 영화도 모두 훌륭한 영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동학대로 주제도 비슷하고,

리얼리티 기법도 거의 유사한 점을 객관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단연 <가버나움>은 이 두 영화를 제치고도 남을 힘이 있다.

단지, 레바논이라는 약소국 영화라는 이유로,

아랍여성 감독의 모자란 인지도 때문에 밀려난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화가 나는 세상의 이치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총 관객 143,088명 중 3명을 채우는 것이 전부였다.

2019년 새해 이후,

즐겨 보던 <전지적 참견시점>을 재방송 조차 보지 않는다.

<이 영자>의 석연치 않은 <MBC 연예대상> 수상 이후,

MBC에서는 <나 혼자 산다>를 살린 <박 나래>

<이 영자>의 경력과 예우차원에 부당하게 밀려났기 때문이다.

<이 영자>가 싫은 것은 아니다.

<KBS 연예대상>에서는 많은 후보를 제치고 대상을 수상한 것은

충분히 인정하고 기뻐했다.

단지, 인지도와 권력으로 합리성 없이 움직이는

이 세상의 논리에 반기를 들고 싶은 까닭이다.

가버나움은 VOD라도 돈 주고 시청해서 힘을 실어줘야 할,

그래서 세상이 나아지는 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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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자인,난민,아동학대,고레에다 히로카즈,알폰소 쿠아론,로마,어느 가족,기생충,봉준호,이영자,박나래,칸 영화제,황금종려상,심사위원대상,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MBC연예대상,KBS연예대상,나혼자 산다,전지적 참견시점,레바논,아랍여성영화감독,나딘라바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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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9-07-2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사람을 기본으로 하는 생각을 유지하시는게 존경스럽습니다

선근 2019-08-0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도 책도 평론도 모두 사람을 위한 당신의 글에 반성하고 갑니다

조셉 2019-08-2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처음 읽어도 이해하기 쉽고,. ,다시 읽으면 깊이가 달라진다

문주 2019-09-0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왜 정치인은 가버나움을 알지 못하는 걸까요?

세란 2020-02-2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버나움을 본 사람이 없어 이 나라가 이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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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지 글.사진 / 가쎄(GASSE)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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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 중

제일 취약한 것이 온라인 마케팅이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올리거나 자르거나 태그를 다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

혹자는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감각이 없다고 하지만

진득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글을 쓸 시간이 거의 없는 것 또한 이유이다

어머니를 돌보고

일을 하고

그게 내 일상의 전부이며,

어느 날은 3일을 굶고 이도 닦지 못하고

화장실도 참아야 하는 날의 연속이다

주말에 어머니가 잠든 새벽

빨래를 돌리는 2시간이 유일하게

내게 주어진 개인 시간이기에

SNS나 블로그를 할 정신적, 시간적 여유는 없는 것이

구차한 변명이나 핑계일지도 모른다.

페이스 북을 그대로 옮긴

<김남지><좋아요>

가르치려는 사회적 지도자의 허세가 없어

더 살갑게 느껴지며 공감이 가는 책이다

그리고, 이미 끝나버린 프로그램

MBC <내 손안의 책>의 지난 여름 버전이다

내가 했던 방송 중에

가장 페이가 낮은 프로그램이었지만

가장 재미있게 했던 아쉬운 프로그램이었다.

이 때 그 많은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뇌주름은

세월과 함께 늘어난 눈가의 주름으로 옮겨 앉았을 것이다

/ 책을 보면 페이스북을 종이로 옮겨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이렇게 기획한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가 어릴 때,

한 번쯤은 문학소년 소녀를 꿈꾼적이 있죠.

20대 초반만 해도 딱히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괜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한권 끼고 다니면서,

<겨울 나그네>에서처럼 우연한 로맨틱을 꿈꾸기도하고,

나이 들어서 벽난로앞에서

책을 읽는 자신을 상상하기도 하는데요.

사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등단제도로

글을 쓰는 일이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 글 쓰는 학원이 생길 정도인데,

사실, 문화란

글쓰고 싶은 사람은 글을 써야 하고,

노래하고 싶은 사람은 노래를 해서

다양한 창작집단과 문화가 생겨나고,

서로가 작가이면서 독자인 것이

소통이란 점에서 진정한 문화거든요.

이런 점에서 볼 때,

기득권 보수적 문화계에

SNS란 신무기를 통해

1,남의 삶을 엿보고 싶은 긍정적인 관음증 충족과,

2,방구석에 혼자 묵힌 글이 아니라

독자층을 형성하게 되는,

대중들의 문화반란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쓸데없이 돈 들여 글짓기 학원 다니지 말고,

잘 하려하지 말고, 인정받으려하지말고,

소탈하게 서로의 삶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김남지> 작가의 <좋아요>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 한 편의 글이 끝날 때마다 직접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편집한 것 또한 종이 페이스북을 만들겠다는

연장선으로 봐도 될까요?

기획적으로 참 재미있는 부분인데요

요즘 <라이팅북>이 유행하고 있잖아요

예전 읽었던 소설을 필사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문화나 책이 지식이란 무기로

일방적 통행이 많았던 것과 비교해보면,

이 댓글은 진정한 소통인

쌍방통행을 이뤄지는 입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페이스 북>에서는 <좋아요>

자신의 감정을 얘기하고

댓글 달기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글에대한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이

책의 새로운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사람들이 이용하는 sns 종류가 다양한데,

그 중 페이스북을 특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작가가 페이스 북이 좋아서,

페이스북을 특정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SNS가 기능이 비슷비슷하고

구별이 잘 되질 않는데요.

그러면서 인터넷 소통의 방법도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아이러브스쿨>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싸이월드>

그리고 <네이버 블로거>

한시대를 풍미했던 사이트들이

점점 명맥을 잃어가고

다음에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등이

현재 SNS의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싶고,

책을 내고 싶었던 작가는

스스로 가쎄라는 1인 출판회사를 운영해나가면서,

사람들의 소통을 위해 SNS를 시작했던 시기에

가장 인기 있었던 페이스북을 선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의 여러층 친구중에 가장 꼭대기층엔

언제나 기쁨과 위로를 주는 페이스북 친구들이 있다>

라고 했는데요

이는 꼭 페이스북만이 아니라

SNS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취향대로

지리적 요건과 조건에 맞춰진 친구도 좋지만,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그래서 자신의 인생에 밑거름이 되는

또 다른 친구로 페이스북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 책 내용 중에 나에게 좋아요는 인정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요,

평론가님에게 좋아요는 어떤 의미인가요?

SNS가 발달되면서 인정받고 주목받고 싶어서

무리수를 두는 좋아요 홀릭들이 많죠.

자극적인 사진이나 내용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절대 <좋아요>가 목적이 되어선 안되겠습니다.

<김남지> 작가가 얘기한 <좋아요>

찬사가 아닌 서로의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인데요

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타산지석으로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남지> 작가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베를린 유학과 어릴 적 추억,

그리고 주변인등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화려한 미사어구나,

감동 깊은 에피소드에 연연해 하지 않고,

모두 각자 모든 삶이 의미가 있고

그 자체가 감동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1,지휘 시험에서 단원들과의 소통으로

시험을 패스한 일화라던가,

2바람핀 남자친구로 고민하는 친구에게

기다리라면서 정작 본인 같음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인간적인 고백, 등등

그야말로 생활밀착형 이야기에

각기 다른 생각을 갖겠지만,

<좋아요> 하나가 생길때마다

<아 그래도 내가 잘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좋아요>는 인정이긴 하지만,

그 건 2차적인 기능이고,

그 전에 우리가 살아가는 기본적인 덕목,

소통과 관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인생의 좌우명이 될만한 거창한 구절보다는

커다란 공감으로 감명을 주는 구절이

곳곳에 숨어있는데요

<집이 얼마나 좋은지 확인하기 위하여 여행을 떠난다.

머리 되게 나쁘다. 한 번이면 될 걸 계속 반복한다>

라는 구절은

언제나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을 뜨금하게 하는

구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어렵지 않고, 쉬운 단어들이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조건과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 환경을 살아가는

동료의식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작가의식을 단편적으로 보여는 구절은

<뭐든 모여 있으면 힘이된다.

하물며 불행도 모여 있으면 힘이 된다.

불행한 일을 겪은 사람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힘을 얻기도 하는 거니까>입니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함께라는 가치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요

그 말이 문어체가 아니고

우리가 흔히 쓰는 구어체라

훨씬 감동의 거리를 좁힐 수가 있는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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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2018-01-2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아요는 인정 관심 페이스북이 좋더라

가희 2018-01-28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모르는 책이지만 왠지 쉽고 공감대가 많은 책 같네요

지하 2018-01-29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든 모이면 힘이 되지만 모두 긍정적일까요

마포 2018-01-3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한달에 한번은 글을 올리시네

tla 2018-01-3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face book gorgeous

헤드 2018-01-31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보다 글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하자 2018-02-01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생활밀착형 평론

철이 2018-02-0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 찾아봤는데도 없다

종로 2018-02-17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방에 없다

드콴 2018-02-20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북의 없는 체온을 불어넣은 책

선근 2018-02-21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금만 더 잘 만들었으면 특별한 책이 되었을텐데 구입후 조금 그랬네

2018-04-0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북의 글자화 궁금화다

rk 2018-04-14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 블로그가 이상해졌네

정식 2018-04-2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알라딘에 선생님같이 좋은 글이 있다는게 안타깝네요

더콜 2018-06-08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알라딘은 정말 싫지만 선생님 때문에 들어오게 됩니다

42 2019-05-0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보고 싶다 이혁준 선생

문주 2019-09-0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알라딘에 혁준님의 글이 있다는게 너무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