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밤을 위한 소리 - 편안한 잠을 위해 귓가에 울리는 백색소음
미니유(유민정)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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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잠을 위해 귓가에 울리는 백색소음

당신의 밤을 위한 소리

오늘 책을 받았다. 술술 책이 읽힌다.

결국 오늘 다 읽고, 오늘 서평까지 완료했다. 에세이라 편한 책이였다.

책표지가 시원한 파란색에 얼굴은 나와있지않지만 뭔가 포근한 느낌의 사진이 들어있는 당신의 밤을 위한 소리라는 것이다. 편안한 잠을 위해 귓가에 울리는 백색소음이라..

미니유라는 작가의 ASMR 10주년 기념 에세이.. ASMR을 접한지 얼마안된것 같은데 벌써 10주년이라니! ASMR의 어머니쯤? 되는 작가의 이야기인것 같았다.

요즘 유행하는 탕후루 ASMR을 6년전에 찍은 컨텐츠를 보고 놀랐다.

항상 제일먼저 책의 목차를 훑어본다.

Prologue

PART 1 ASMR과의 비하인드 스토리

ASMR과 만나며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의 소리를 만들어내며

ASMR에 상황을 담으며

눈으로 느끼는 팅글, 시각적 ASMR

이팅 사운드 ASMR, 먹여주는 위로

늘 마음대로 되지는 않지만

PART 2 힘내지 않아도 괜찮은 날

웃고 있지 않아도 괜찮아

비, 대신 맞아줄게요

수면 예찬, 잠자는 게 강제된다?!

커피 한잔할래요?

미국 퀸카 고딩의 메이크업을 받아보세요

당신의 결혼식에 참석할게요

퇴근길, 메이크업을 지워줄게요

보랏빛 그날, ASMR 초보자의 손길을 담았어요

그 봄날의 기억, 노란 행복에 젖어들어요

투박한 서투름이 힐링이 됩니다

병원에서 위로해드려요

PART 3 기댈 곳이 필요한 날

인어공주, 사랑 때문에 너를 포기하지 마

마음을 다려드려요

친구야, 우리 집에서 자고 가

상처라는 재료로 치료해줄게요

이웃이 되어줄게요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들어보세요

상처받은 마음은 두고 가세요

퇴근길, 심야이발소에서 한숨 자고 가세요

젤리 하나 사실래요?

선물상자에 달달함이 가득 담겼어요

장난감 수리하며 동심을 찾아요

PART 4 숨을 곳이 필요한 날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인생 대신 살아드립니다

나 홀로 고독한 등대에 있어요

소리 집중, 수면의 늪으로 가요

비밀잡화점에는 소리가 가득 담겼어요

비가 오는 날에는 쉬어가요

우주여행, 지금 떠납니다

시간의 경계선에서 도피를 꿈꿔요

은하로 가는 기차를 타요

Epilogue

맨처음 프롤로그에서 2013년 늦여름에 ASMR이 찾아왔고, 새로움에 푹 빠졌다고 했다. 2013년이면 정말 10년전 이야기이다.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며 어려움과 즐거움 에피소드가 자산이 되어 콘텐츠 만들기를 계속하게 되었빨다고 한다.

ASMR이라고만 일컫고 무엇의 약자였는지도 몰랐던 나에게 책에서는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을 한국어로 풀이하면, 자율감각쾌감반응 정도로 볼수있다.

쉽게 설명하면 어떤 청각적 시각적 자극을 통해 뭔가 정수리부터 등을 타고 내려오는 간질간질함, 기분 좋은 쾌감, 그로 인해 얻는 심리적 안정을 경험하는 걸 뜻한다. (p15)

ASMR이라고 하면 문득 먹방유투버들이 작은목소리로 ASMR이라고 말한후, 와자작 먹는소리와 뭔가를 긁거나 소리내는것 또는 작게 얘기해주는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에서는 친절하게도 명명할수 없는 나의 감정들을 표현해주었다. 맞아! 저런 뜻이였어 라고 말이다. 간질간질하고 기분좋음은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긴한데 모르는 타인들과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하는것에 위안을 삼고있는 현대인들을 위한 외로움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될것같다.

희한하게도 그때 그느낌이 참 좋았다. 머릿속이 간질간질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금방이라도 잠이 쏟아질것 같았다. 그날이후로 한참을 그 때 그 순간을 일부러 상상하며 묘한 간지러움을 되뇌곤 했다. 그때는 내가 어딘가 이상한 사람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런 느낌을 나말고도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었다는데 뭔가 안심이 되었다. 심지어 그 느낌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는 사람도 있다니, 공감할수 있다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ASMR에 빠져버렸다. 아이디어가 마구 떠오르고, 빨리 집에가서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영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에 괴로울 지경이었다. 행복한 괴로움! 심장이 너무 두근거리고, 가슴이 벅차서 통증마저 느껴졌다. 살면서 이런 행복한 고통을 느껴본건 처음이다.(p17)

너무 부럽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것을 실행하기도 전에 머리속에 행복함으로 꽉차있었다니! 저런일을 찾은것도 대단하지만, 힘든일임에도 가슴이 벅차다는건 어떤 매력이 있었을까 궁금해지기 까지 했다.

중간중간 여백의 미를 넣어주셨다.

메모를 하기위한 배려...


소리를 통해 위로 받을수 있다는것 역시 알게되었다. 소리안에 추억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주말아침 부엌에서 엄마가 분주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소리, 낮잠을 잘때 집 밖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말소리 같은 익숙한 소리로 기억을 불러오는것이다. 그소리로 인해 그때의 좋았던 느낌이나, 추억까지 함께 나타난다. 나는 이런 소리를 '모두 공감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이세상에 존재하는 고유의 소리로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소리(ASMR)를 만들고, 행복한 기억까지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p21)

소리로 위로를 받고, 추억을 소환하는 소리라.. 너무나 공감되는 문구였다.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나로 돌아가 그때의 그시간 그공간 그느낌을 통해 다시 좋은 감정 나쁜감정을 오롯히 느끼고 또 그리워 하면서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는 시간을 통해 우린 치유되고 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노래나 영화가 아니라 소리라는 공명으로 ASMR이란 콘텐츠를 듣는것이였다.

미니유가 주로 만드는 컨텐츠는 상황극(롤플레이) 장르이다. 친구와 밥 먹거나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메이크업을 해주는 상황극, 마사지해주는 상황극을 말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르기 때문에 ASMR이 맞지 않아 감흥이 없을수도 없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몰입하듯이 상황극 영상에서 제시해주는 상황에 나를 맡기고 그대로 믿는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소리로 감각을 느끼는 하나의 장르이듯이 소리를 통해 휴식이나 위로를 느끼는 것이다.

때로는 타인에게 알리지 않고 받는 위로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용기가 없을때는 언제든 켜고 끌수있는 ASMR이 지닌 따뜻한 힘이며 다른콘텐츠가 대체할수 없는 특별함인것이다.

반복적인 소리나 다양한 자극에 의해 느껴지는 기분 좋은 소름을 팅글(Tingle)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ASMR 영상은 청각을 이용해 청각을 이용해 팅글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ASMR 영상 제작자는 듣기 좋은 소리를 많이 연구한다. 시각적 ASMR도 불멍이나 물멍도 복잡한 생각은 멈추고, 머리를 쉬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늘 바삐 움직이며 무언가를 담아서 뇌로 전달하는 눈을 쉬게 해서 생각도 마음도 정돈되도록 시각적인 휴식의 계기가되어주는 것이다. (p39)

이책에서 제일 크게 의미하는 글인것 같다. 마음이 정돈되면서 휴식의 계기가 되어주는것이 ASMR인것이다.

또한 미니유는 직접먹는 이팅 사운드 ASMR(Eating Sound ASMR) 영상을 추구하지 않는다. 많은 지적과 악플에 시달렸던 것이다. 음식을 먹는 소리나 입모양 음식을 먹는속도와 표정이 악플의 주된 이유였다. 멘탈을 부여잡기 힘들때도 있었으며 반응이 이해되지 않으며, 억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게 고민을 더할때 번뜩 떠오르던 생각이 발상을 전환해 보는사람에게 먹여주자는 작업방식이였다. 직접 만들어낸 영상 콘텐츠며 남들과 다른 영상미가 매력적이다.

미니유가 유투브에서 ASMR로 설정한 것들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열거해보자면,

1. '12시간 수면법' ASMR 설정은 타의에 의한 과도한 업무로 잠이 부족하게 된 사람들 또는 성공을 향한 야망을 위해 잠을 포기한 사람들이 점점 병들고, 죽음에 이르는 상황에 이르자, 나라에서는 강제로 사람들에게 하루에 12시간은 무조건 잠을 자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는 설정이다. 12시간 수면을 국가에서 강력한 법으로 제도화한것이라서, 사람들은 12시간의 잠을 꼭 채워서 자야하며 불면증으로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국에서 수면제가 처방 및 보급되고, 특이체질의 사람에게는 국가에서 전액 지원하는 검사와 치료가 제공되는 설정이다.

2. '퇴근길, 메이크업을 지워줄게요' 퇴근길에 메이크업을 깨끗하게 지우고 집에 들어가면 숙제하듯 메이크업을 지워야 한다는 중압감없이 산뜻하고 기분좋게 퇴근할수 있을것이다. ASMR 세계관에는 메이크업을 지워주는 가게가 있고, 메이크업을 지워주는것은 많은 사람이 흔히 이용하는 대중적인 서비스인것이다.

3. '투박한 서투름이 힐링이 됩니다' 초보마사지사가 일을 하거나 미용실에서 서툴러보이는 헤어디자이너에게 느끼지 못한 다른 느낌의 투박함이 느껴지곤 한다. 머리를 한참 빗는다거나, 머리를 잡을때 아주 조심스럽게 만지거나, 샴푸를 해줄때는 내머리가 마치 솜사탕이라도 된듯 아주 조심스럽게 감겨주는것이다. 조심스럽게 대하는 태도에 힐링이 된다며, 이러한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인어공주의 이야기에 빗대어 이야기한 구절에서 느낌이 남달랐다.

인어공주의 꼬리는 나에게 사랑이 끝난후에 너덜 너덜해진 마음을 떠올리게 했다. 왕자와의 사랑을 위해 꼬리를 포기한 안타까운 인어공주. 인어의 정체성을 포기할만큼 모든걸 걸고 사랑했지만, 결국 돌아온것은 혼자 한 사랑의 고통이였다. 지난 사랑을 떠올리면서 인어공주의 마음에 공감했고, 인어공주의 꼬리를 보면 마음이 아파왔다. 끝난 사랑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변해버린 연인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인어공주의 꼬리처럼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치유해주고 싶었다. 복원된 인어공주의 꼬리처럼 영상을 보는 이들이 아픈시간을 끝내고 다시 예전의 자기로 돌아와 당당한 인어공주가 되길, 자기모습 그대로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길 바랐다.

나를 포기하면서까지 얻어야 할 사랑은 없다는걸, 사랑의 아픔으로 잠못 이루는 많은 인어공주에게 전하고 싶다. (p107)

읽으면서 제일좋아하는 구절이고, 의미였다. 미니유님의 따뜻함과 세심함에 또 한번 박수를 보낸다.

다만,아쉬운점이 있다면, 제목옆에 qr코드가 되어있어서 찍으면 유투브로 넘어가는줄 알았는데, 그냥 모양이었다. 제목과 연결된 큐알이였으면 더 좋았을것같은.. 느낌이들었다.

콘텐츠를 만들게 된 배경이며,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유투브지만 팬들에게서 얻은 공감과 지지에 녹아든 미니유만의 소리들속에 편안한 힐링과 위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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