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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범죄코드를 찾아라 - 세상의 모든 범죄는 영화 한 편에 다 들어 있다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얼마전에 이수정교수님이 쓰신 영화와 범죄와 관련된 책을 읽고, 관련 책이 나왔다고 해서 기쁜마음으로 찾아 읽었다. 10개 큰 주제속에 37개의 영화를 분류하여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책이다. 총 400쪽이 넘는 긴 책이지만, 적절한 소주제로 나눠 서술되어 있어서 짧은 호흡이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책이다.
출퇴근 버스에서(버스시간 왕복 총 30분), 가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읽으니 일주일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그만큼 내용도 흥미롭고 좋았다.
첫 표지부터 강렬한 이 책은 중간중간 삽화같은 그림(그말이 그말인 것 같지만)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짧게 표현하였다. 구성이나 이런 부분에서 신경을 쓴 것이 눈에 보였다.
먼저 작가님은 처음보는 이름이라 어떤분인지 궁금했는데, 약력을 보니 전문가중에 전문가셨다. 전문가분이 쓴 책이라 더 신뢰가 갔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성폭력'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들이다. 같은 말을 일관성있고 확실하게 전달하셔서 좋았고, 당연히 그 메세지가 명료해서 더 좋았다.
"범죄학적으로 강도나 폭력의 경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자기방어'라는 논리가 합당할 수 있지만 성폭력은 여성이 유발 혹은 촉발했기에 남성이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성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법리적으로 전혀 성립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성폭력이라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주장은 있을 수 없다. p.117"
가끔 언론에서 성폭력 사건이 나타났을 때, 가해자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뭔가 피해자에게도 '당할만한' 어떤 점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거의 없지만) 확실하게 그렇게 말은 안해도 뭔가 뉘앙스가 애매한 경우도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듣다보면 '그런가?'해버릴 수도 있는 언론의 능력이 있는데, 거기에 휩쓸리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 메세지가 한번이 아니라 이 책 전반에 걸쳐서 잊을만하면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메세지도 주먹구구식이지 않고, 내용이 분명하여 참 좋았다.
이 책은 한 영화로 다양한 범죄를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게 주제를 제시해준다. 또 같은 범죄라도 (예를 들면 청소년범죄)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고, 디테일하게 보내주는 메세지도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37개라는 많은 영화를 통해 설명해주어서 좋았다.
확실히 영화를 많이 보시는 분들이나, 영화를 많이 아는 분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처음에 영화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주지만, 확실히 내가 봤던 영화에 대한 글이 훨씬 재밌게 읽혔기 때문이다. 또 보지 않은 영화인데 결말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라고 하시니 ㅠㅠ 영화보러 달려갈 뻔 했다. (대부분 예전 영화라 어디서 봐야할지도 좀 막막하다 ㅠㅠ)
교양도 쌓고, 세상을 보는 특히 범죄를 바라보는 관점을 열어주는 책인 것 같아 망설이시는 분들에게는 구입을 추천한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