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지음,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최정수 옮김 / 마농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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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을 읽은 후 든 생각은 두 가지였다. 이거 다른 번역으로도 봐야겠다. 이 작가 다른 작품도 봐야겠다.


조지 오웰의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유려한 문체와 그의 작품 세계는 나를 단숨에 매혹시켰고 나는 곧 그의 작품들을 부지런히 쓸어담기 시작했다. 그의 칼럼집을 샀고 《1984》를 샀다. 밀리에서 볼 수 있는 오웰의 책은 전부 다 담아놓고 그러고도 남은 책은 뭐부터 언제쯤 데려올지 신중하게 고민했다. 하필 그때 알라딘에서는 조지 오웰이란 제목의 책을 펀딩하고 있었다. 참여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조지 오웰》은 조지 오웰 70주기를 기념해 나온 그래픽 전기였다. 평소에도 작가의 이력을 오래 읽는 터라 한 2시간 쯤 더 들여다보는 기분일 거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림 전반을 맡은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의 그림이 너무 취향이어서 한컷에서 다음 컷으로 넘어가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나는 그냥 오웰이 살고 있는 그 시절로 들어가 앉아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이 사람이 다른 작가들의 전기도 그려주면 좋을 텐데. 그럼 나는 드디어 그래픽 노블을 모으는 데까지 손을 뻗게 될 것이었다.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말고도 프랑스 만화계를 대표하는 다른 작가들의 삽화도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 저마다 자신들만의 느낌으로 오웰의 작품을 표현했다. 오웰의 일대기와 작품들, 오웰의 문장들까지 시간순으로 함께 보니 정말 그의 생애를 바로 곁에서 지켜본 기분이 되었다. 예기치 않게 작품의 결말을 알게 될 땐 좀 당황하긴 했지만 그 점만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다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오웰은 "내가 만약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났다면 정치와 무관한 글을 썼을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정치적 혼란의 시기에 정치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쓰던 사람이다. 강한 어조만큼 그의 삶도 거침 없고 전투적이었다. 그 모습을 일부나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오웰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즐겁게 볼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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