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안는 것
오야마 준코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고양이와 인간, 인간과 인간, 고양이와 고양이 사이에 불현듯 백로. 그런 이야기가 스치는 교차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다. 초점을 맞는 자가 곧 주인공이 되는데, 인간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두가 다 주인공이서 마음에 들었다. 느리고 담담한 어조 속에 이별과 불행한 사건이 연속된다. 그럼에도 슬프게 끝나는 화자가 없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아니다, 새끼고양이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아깽이는 사랑이다. 심장이 막 쿠크쿠크 쪼개진다. 옮긴이는 ‘‘고양이자리에 무엇을 넣어도 좋다.(296p)’고 했다. 아이든 부모든 연인이든 강아지든. 소중하고 아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어울린다. 소중하고 아끼는 것이라면 머리로 이해하고 분석하려 하지 말고 안아주면 되는 것(296p)’이라고. 그러니까 우리 모두 고양이를 안자. 고양이는 사랑이다. 솔직히 고양이 소설에 달리 뭘 더 적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잘 잊는 것은 고양이의 특성입니다. 옛날 일은 잊어도 됩니다. 그러는 편이 여러모로 편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당신은 고양이입니다. 이 사실은 당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24p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제 정신이 아니라고들 생각하니까 함부로 말하긴 뭣하지만, 저는 확신했습니다. 고양이 집회에서는 중요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그것은 고양이의 행복에 관한 것이고, 고양이의 행복은 인간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고. 그렇잖아요? 옷도 필요 없고, 도구도 필요 없고, 에너지 자원도 필요 없어요. 이렇게 지구에 친화적인 생물이 행복하지 않고서 어떻게 인간의 행복을 바랄 수 있겠어요? 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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