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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콘크리트
마치다 요우 글.그림 / 조은세상(북두)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평범한 일상 속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불면증으로 힘들어하는 건축가와 건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남자 <밤과 콘크리트>
여름방학, 멋진 불꽃놀이를 해보려고 산에 올랐다가 오래된 전투기를 보게 되고
그 후 만나게 된 낯선 할아버지와의 이야기 <여름방학의 마을>
늘 옥상에 앉아있는 어떤 아저씨와 초등학생인 꼬마 숙녀와의 이야기 <푸른 사이다>
동창회, 그리고 떠오르는 옛날의 모습 <발포주>
이 책이 만화라서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용은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다.
어려운 내용도 아니지만..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게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밤과 콘크리트>
건축가는 계속 불면증 때문에 약을 먹는 상황이고.. 우연찮게 만난 사람은..
건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건물의 소리... 전파가 안 좋은 라디오가 발신을 계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건물도 잠을 자는 시간이 있다는 말은.. 진짜로 쉽게 이해할 수는 없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건축가가 그날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말로는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불면증으로 고생을 해봐서 그런지..
어쩌면 건축가는 그 말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여름방학의 마을>
세 사람이 산 정상에서 보게 된 오래된 전투기. 그리고 낯선 할아버지...
그 후에 할아버지의 오랜 친구를 찾는 일을 돕게 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할아버지의 친구는 전쟁 당시 전투기를 몰다가
미확인 비행 물체에 잡혀서 돔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돔 안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제공된다는 말에...
주인공은 어쩌면 친구가 그곳에서 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그 친구도 돌아오지 않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도 현실 세계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제공된다면..
가상의 세계에서 살고 싶을 것 같았는데..
다른 친구가 그 말을 듣고 주인공에게...
"올바른 세계에서 사는 것이 좋을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흠칫 놀랐다.
이야기 끝 부분에 나온 말처럼..
아무리 가상 세계가 좋다고 하여도..
현실에서 나를 사랑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현실이 힘들다고 도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내용.
<푸른 사이다>
늘 옥상에 앉아서 먼 곳을 바라보는 아저씨...
그리고 자신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사마씨와 친구인 꼬마 숙녀...
이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되고..
서로 다른 듯 비슷한 부분이 많은 두 사람..
마음을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내용.
<발포주>
매우 짧은 글...
하지만.. 지난날 옛 추억과 그 시절 나에 대해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에 순응하게 되는 나의 모습도 생각나고...
짧은 글이지만.. 여운은 강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완전히 재미가 없다고 말할 수도 없는 내용들.
계속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고..
그 안에 숨은 뜻을 찾는 게 이 책의 묘미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