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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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그녀의 이름을 처음으로 내가 안 것은
'중국견문록'을 읽을 즈음이었다.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그녀가
현지에 도착 하자마자 당황한 이야기는 예약한 방이야기였다.
먼저 온 여행자에게 한비야가 예약한 방을 주인은 내주어버린 것이었다.

"당신이 늦게 왔잖아요."
그 한마디로 꼼짝없이 한비야는 다른 숙소를 알아봐야만 했다.

5개 국어를 구사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그녀의
두둑한 베짱이 얼마나 부러웠던가.
영어공부를 하는 방법 등을 자세하게 기술해 놓아
청소년들에게 읽혀도 좋은 책들이었다.

최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다가
그보다 우리 국토에 대한 순례기가 먼저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그녀가 쓴 해남 땅 끝에서 민통선까지 도보로 여행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를 먼저 읽게 되었다.
'바람의 딸, 지구 세바퀴 반1,2,3,4(오지여행)'를 쓰면서 우리 땅에 대해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과 함께 국토종단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그녀가 쓴 책은 모두 7권.

책 속으로.
우리 조상들이 즐겨입었던 흰옷에 대해 고종의 주치의였던 알렌과
[꼬레아 꼬레아]를 쓴 이탈리아인 크를로 로제티 두사람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 흰 옷을 입는 것은 언제나 喪中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거상 기간이 보통 3년이니 일생의 오랜 기간으 상복을 입고 지내야 했을 것이다.
왕족이 죽으면 전 국민이 3년 동안 흰 옷을 입어야 하는데 10년에 3번 국상을
당하는 경우 계속 흰옷을 입게 되어 상복이 평상복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석은 물론 아주 다르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백성은 흰 옷을 보편적으로 입었다고 하는데 고려 때는
동쪽을 상징하는 색인 청색을 입어야 한다며 흰 옷 금지령까지 내렸다.
그 후 조선시대에는 사대사상에 의해 중국 천자의 색인 노랑색을 비롯해 보라색,
회색 등을 금지했기 때문에 입을 수 있는 색이 제한되었다. 게다가 옷 색깔로
신분과 지위고하를 나타냈던 이유로 힘 없는 백성들은 흰색밖에 달리 고를 수
없었다는 해석이다.  육당 최남선은 흰 옷의 흰색은 빛과 밝음을 상징하는데,
이는 태양 숭배와 경천사상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열심히 노력하는 중의 일든 첫번째가 일기쓰기다.
국가에는 국사가, 세계에는 세계사가, 개인에게는 개인사가 있으며 그게 바로 일기장.

두번째는 여행.
자신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 나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깨지고, 일상적으로 보이지 않던 자신이 객관적으로 보이고 멋진 자신도
발견할 수 있다고.

그리고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고 했다. 우표를 붙여서 우체통에 넣고 '나에게 온 편지'를 받는 기분을 얘기했다.

경제적 독립은 정신적 독립의 기본, 자유롭고 싶거든 돈을 벌라고 한다.
타서쓰는 경우 최소 를 써라.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타 쓴 돈을 갚아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힘을 모른다거나 외면하는 것은 순수함이 아니라
무능력자의 변명이거나 위선자의 교언이다.  누군가 그랬다.
돈 잘 버는 것은 기술이고, 잘 쓰는 것은 예술이라고.

작가는 해남 땅끝마을(토말)에서 시작하여 민통선까지 갈 예정이다.

해남을 떠나 나주, 광주, 담양.
담양의 죽물박물관을 보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작가가 친근함이 더 간다.
죽물박물관에 내가 맨 처음 가면서 그냥 '대나무 박물관'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가도 역시 그랬으면 하고 내심 바라고 있었다.

전국 죽제품의 60%가 나는 곳으로 한창 경기가 좋았을 때는 장날 개천가를
어슬렁거리는 멍멍이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있다.

죽제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죽부인'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지도, 대를
물리지도 않으면서, 부인 대접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하니 사람인 양 이름
가지 붙여 '사람 대우'를 하는 멋과 풍류까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의 이정표가 잘못된 곳이 많다고.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아리스토텔레스과 플라톤의 말.
히포크라테스도 걷는 것이야말로 '두뇌 회전에 가장 좋은 일'이라고 강조.
'하루 만보 걷기 운동' -6킬로미터, 보통 걸음으로 한 시간 반 거리.

계단 오르내리기 자체가 전신의 지구력을 키우는데 특히 좋음.
올라갈 때 발끝으로 걸으면 뇌세포 활성화 되고 내려갈 때 발뒤꿈치로 걸으면
각 기관을 자극하는 지압점들이 눌려 좋다는 것.
하루에 줄넘기 천번- 관절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내장의 신진대사도 활발.

선진국 여행자들이 다른 나라의 풍습과 저통을 자기들의 기준으로
강력히 비난하는 것을 쉽게 보게 되는데 그것은 자문화우월주의이다.


이 나이에, 여자니까
이것는 자기 능력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자기 능력의 한계를 그어버리는 것.
그것은 혹시 그 이면에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말과는 달리 실제로는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엄살을 부리고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 나이가 다른 사람들이 몹시 부러워하는 나이일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는
가장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표가 있다면 시작한 일을 끝까지 꾸준히 하라.

사무엘 울만 '청춘'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인생이라는 깊은 샘의 신선함을 이르는 말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는 6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읽으면 영혼이 주름진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돼버린다.

6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 속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는 '무선 우체국'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격려,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영혼이 비난의 눈으로 덮이며
비탄의 얼음이 갇힐 때
20대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감자의 원산지는 남미의 안데스 산맥 중앙고원 지역
옥수수는 중미인 멕시코가 원산지다.
마야 잉카인의 옥수수는 포르투칼 사람들에 의해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을 거쳐 15세기경 우리나라에 이르렀다.
인디오에게는 치욕적이었을 스페인의 침략이
우리에게는 중요한 구황 식품이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해외여행에서 만난 아이들, 독립심.
아이들은 자기 짐을 스스로 지고 다녔다. 좀 버겁다 싶으면 배낭인데도 부모는
절대 거들어주지 않는다. 숙소를 정리한다든지 빨래를 널고 개는 일도 모두 알아서 한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지만 이미 많은 나라에서 6개월에서 1년까지의 여행을 '현장 학습'
으로 인정해 시험만 통과하면 학년 진급에 지장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절차가 까다로원서 별난 부모나 극성 부모난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뿐더러
호주나 뉴질랜드처럼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한다.
아주 부럽고도 현명한 일이다.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많이 부딪치고.
많이 보고 느끼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깨닫는 '학습' 시간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중국에서는 '만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만 리를 여행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 있다.
여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남는 장사다.

야생 원앙새-부부가 한날한시에 그 새를 보면 금슬 좋게 백년해로 한다는데.

돌아보면 미안한 사람이 어디 00뿐이랴.
내가 알고도 가슴 아프게, 섭섭하게, 얄밉게 군 사람들은 물론, 나는 비록 선의를
가지고 한 언행이지만 그것 때문에 상처받았을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그럴 뜻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오대산은 하늘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가 연꽃이 활짝 핀 것 같다.
월정사나 상원사, 적멸보궁 아래 사자암, 관음암, 지장암, 미륵암 등 사찰이 즐비하고
골짜기 마다 불교 신앙이 스며 있다.
이 오대산은 지혜의 문수보살 산이라고 한다.
오대산과 문수보살에 얽힌 유명한 이야기 하나.
조선 7대와 세조가 몹쓸 피부병에 걸렸다. 불심이 깊었던 세조는 이곳 오대산 월정사를
찾아 병을 낫게 해주십사 기도하고는 상원사로 가는 도중 계곡에서 쉬게 되었다.
맑은 물을 보고 그는 주위를 물리친 후 혼자 몸을 씻었다. 마침 그때 숲속에서 놀고 있던
동자승을 보고 등을 씻어 달라고 부탁 했는데 목욕을 마친 세조는 동자승에게 당부한다.
"어디 가서 임금의 몸이 종기투성이라는 말 하지 말아라."
그랬더니 동자승이 빙긋 웃으며 하는 말.
"임금님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직접 보았다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
다음 순간 동자승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세조 몸의 종기는 씻은 듯 나았다는데
상원사에 모셔져 있는 목각 문수동자상이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적멸보궁. 상원사에세 한 30분 정도 꼬불꼬불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대산 최고의 성지
인 적멸보궁!
'적멸'은 그지없이 안정되고 고요한 상태를 가리치는 말로 열반의 경지를 이르는데,
'적멸보궁'이란 말은 법당는 있되 그 안에 불상이 봉안되어 있지 않은 곳을 의미한다.
부처님의 머리뼈 사리가 모셔진 이곳은 우리나라 4대 적멸보궁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데,
신앙심이 깊은 불자들은 월정사나 상원사보다 이곳을 더 많이 찾는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포장되어 있지 않은 446번 국도.

제 땅을 사랑하려면 제 발로 걸어보아야.

"동해안의 모래는 빛깔이 눈같이 희고 사람이나 말이 밟으면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쟁쟁하여 마치 쇳소리와 같다. 특히 간송과 고성 지방이 더 그렇다." 라고 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우리 나라를 흔히 토끼모양이라고 한다. 그것도 귀가 잡힌 토끼.
그렇다고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예로부터 우리 국토는 오른손을 약간 위로
들고 있는 호랑이 형상이라고 여겼다. 백두산은 호랑이의 코끝, 평양은 가슴, 백두대간은
등뼈, 지리산과 덕유산은 넓적다리, 부산은 척추의 끝이다. 우리 땅을 수십 년에 걸쳐
수십 차례 돌고는 '청구지도'와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 선생은 각 도별 지도를
한 장의 전도를 맞춰 완성하는 순간, "아, 한 마리 포효하는 호랑이로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책속의 책- 소피의 세계, 대륙의 딸 추천.
여행자들끼리 책을 바꿔읽기도 한다는 사실.

좌절이란 무엇인가. 껶여 주저앉는다는 말이다.
누구에게 꺾인다는 것이고, 무엇이 나를 주저앉힌다는 말인가.
내 인생의 주역은 바로 나다.


한비야 그녀가 이번 국토종단길에 걸었던 길.
약800킬로미터를 49일간 걸었다. 배낭무게 10킬로그램, 발 사이즈 225,
총경비 약 1백 50만원 정도.

꿈을 가진 사람은 두 부류다.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이루는 사람.
소박하든 원대하든 모든 꿈은 아름답다.
그러나 꿈만 꾸고 있는 사람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꿈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다.
꿈을 이루고 싶은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내일도 모레도 아닌 오늘, 한꺼번에 많이씩이 아닌
한 번에 한 걸음씩 그 꿈을 향해서 걷는 것이다.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택해 일로매진 한다면 안되는 일보다
되는 일이 훨씬 많다는 한 걸음의 철학, 내 어머니의 땅이 준 커다란 가르침이다.

-저자의 말에서-

한해 동안 우리나라를 세 번 종단했다는 그녀.
여행 전 예비 답사, 본 여행, 그리고 책을 다 쓴 후에 확인 답사까지.
글을 쓰는 내내 12만 5천 분의 1 지도를 내내 옆에 두고 살았다는 그녀다.
책 맨 뒤에는 도보여행 정보까지 아주 꼼꼼하게 실어놓았다.

이 책은 중학생 토론수업 자료 이야기식 토론 수업의 모형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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