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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놀다 보니
하사바우 지음 / 좋은땅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참 좋은 놀이터
『도서관에서 놀다 보니』를 읽고
“도서관에서 놀다 보니 인생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저자 신용식 님은 은퇴 후 삼 년 동안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면 깊숙이 감춰져 있던 생각들을 고민하고 정리하여,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시선으로 저자의 체험을 얘기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도서관에서 놀다 보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문단에 등단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하여 한 편 한편 겸손한 자세로 독자에게 얘기한다.
‘꿈은 아무나 꿀 수 있지만, 그 꿈을 건드리지 않으면 꿈은 그저 꿈으로 끝난다고 했던가.’ 뒤늦게 재취업을 한 저자가 자투리 시간에 뭘 할까 고민한 결과 온라인상에 자신의 영토를 확장하고 틈틈이 책을 읽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서관회원증 만든 날의 이야기, 읽으면 쓰게 된다고 하며 글쓰기 습관을 어떻게 만드는지, 또 인생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리더(Leader)는 (Reader)라는 결미 부분까지 읽어가며 공감 가는 부분들이 참 많았다.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독서 노트에 메모한 내용을 중심으로 나도 이렇게 한 편의 글을 써 본다. D카페를 가지고 있는데 꽤 오래되어서 헌 집이다.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고 N블러그를 다시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편이라도 읽은 책에 대해 글도 써보고 좋은 시도 한 편씩 읽고, 자료도 꾸준히 모아가려고 한다.
‘도서회원증을 만들었을 뿐인데 도서관이 우리 집 서재처럼 편해 보였고, 신용카드처럼 든든하더라’ 하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도 맨 처음 통합도서관 회원증을 만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 뿐만 아니고 언제 어디서든 펼칠 수 있는 손안에 앱 도서관을 알게 해준 직원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주로 출퇴근 버스나 전철 안에서는 시나 짤막한 글을 읽는데 뿌듯하다.
‘읽으면 쓰게 된다, 글 쓰는 습관을 어떻게 만들까,’ 이 부분도 내겐 새롭게 다가왔다. 나는 늘 지속성이 부족하다. 읽고 밑줄 긋고 인용하고 싶어서 표시하는 데까지는 좋다. ‘느낌과 생각’을 연필로 서너 줄 써넣은 후 ‘다음에 다시 읽을 때 깊이 생각해 봐야지’하고 일단 책을 덮는다. 독서 노트를 기록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그 부분을 스치듯 그냥 지나치는 나쁜 습관이 있다. 저자의 생각과 내 생각이 버무려져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야 진정한 독서의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충분한 숙고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게 늘 아쉽다. 앞으로 조금씩 고쳐나가야겠다.
저자는 “인생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글을 쓰게 되면서 마음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내가 행복해야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다며 따뜻한 위로를 주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한다.
‘글쓰기도 공부하면 된다’의 말미에 “나에게도 저런 날이 오면 어쩌지? 혼자서 설레발을 치고 있는 나를 봅니다.”라는 부분에서는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설레발이 아닌, 당당히 대중 앞에서 강연할 그 날이 저자에게 꼭 오기를 기대한다. ‘눈이 시리도록 책을 읽고 틈만 나면 글을 쓰는 사람으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르게 살아가도록 힘쓰고 세상에 빛을 비추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벌써 저자의 두 번째 책이 기대된다.
책을 읽는 내내 정말 행복했다. ‘도서관에서 놀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저자의 희망 메시지는 ‘정년 후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에 대한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참 좋은 놀이터인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열심히 놀아볼 참이다.
현직에서 물러나면 꿈같은 시간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씁니다. 그동안 하고 싶지만 못 해 본 일들을 하면서 폼 나게 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그 무엇을 해 보려고 하니, 내가 잘할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 P14
항상 책을 한 권씩 가지고 다녔습니다. 잠시 은행에 갈 때도, 병원에 갈 일이 생겨도 언제나 책 하 권이 내 손에 쥐어져 있었지요.대기시간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책 읽는 맛이 꽤 괜찮았거든요. - P92
나는 질문하고 또 질문했지요. 알아도 애매한 것, 어떤 경우엔 질문 같지 않은 것도 그냥 물어봤어요. ... 나중에는 질문하려고 하는 순간 이미 답이 생각나는 것도 있더라고요. 내 속에서 끊임없이 생각이 넘쳐났고 기분 좋은 대화가 준비되고 있는 거였어요. 태어나서 이런 기분 정말이지 처음이거든요. ... 질문을 하다보면 그 질문이 매개체가 되어 다양한 토론을 이끌어 내기도 하고요, 생각지도 않은 새로운 상황에 접근하게 되면서 생각 근육이 더욱더 단단해지는 것이었습니다. - P122
글쓰기는 세상에 있는 그저 그런 이야기를 받아쓰기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이미 떠다니는 무수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거든요.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낯선 시선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도 힘든 시간이 보태져야 합니다. - P161
책을 읽다 보니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처럼 사는 게 즐겁고 행복합니다. 책은 내가 해 보지 못한 일들을 간접경험을 통해 맛보게 합니다. 내면 깊숙한 것들을 끄집어 내어 생각을 키워 줍니다. 내가 감히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모든 사물이 궁금해지고 다양한 지식을 알고 싶어집니다. 역사, 인문, 사회, 심리 등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고 싶어집니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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