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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오디세이 - 돈과 인간 그리고 은행의 역사, 개정판
차현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숫자 없는 경제학]을
읽어보셨거나, 금융계에 몸담으신 분이거나, 금융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차현진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서울대 – 와튼
대학원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 현재 한은에서 인사경영국장을 맡고 계신 그야말로 금융계의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데요,
아이 같은 천진난만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엄청난 지식을 자랑하며 때로는 시니컬한 유머를 선보이는 분이기도 합니다. 전 일전에 ‘차현진 칼럼’을
통해서 접한 적이 있는데, 문학, 영화, 역사를 넘나들며 방대한 지식을 뽐내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발간한 차현진 국장님의 [금융 오디세이]는 발간했을 때부터 읽고 싶었고, 읽고 나서도 역시 소지하길 잘했어! 라고 생각한 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출판사에서 제목을
참 잘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디세이라는 단어를 붙임으로써 총망라하는 느낌과 함께 고급스런 이미지를
형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보면 금융의 역사에서부터 대체 돈이 무엇이고, 은행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며, 돈과 사람이 얽히게 됨으로써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어떤 역사를 그려왔는지를 큰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장은 많이들 아시는 은행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유대인이 기독교 사회에서 더 큰 핍박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유대인의 금융업으로부터 이득만 취하고 내버리는 당시 기독교의 만행도 적나라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해 그리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이 걸어온 역사를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책을 보다 보면 저자분이 상당히
유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디스하는 것을 보고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바이블처럼 여겨지는 국부론을 인간과 꿀벌에 비유해서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을 보고 역시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유머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초반에 유대인 얘기가 나오면서 메디치 가문이 처음으로 교황과
공급관리자로 인맥을 맺은 얘기가 나오는데, 중반쯤 가면 메디치 가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르네상스를 주름잡고, 금융업으로 부흥한 가문이니 만큼 큰 족적을
남겼기에 여기에서도 이들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절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매우 환호할 만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를 포함해서요)
사실 금융이라는 분야가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껴지기 때문에 저자분이 문학, 예술
등 여러 분야를 끌어옴으로서 독자의 시선을 잡아두려고 많은 노력을 한 점이 보입니다. 분야가 분야이니만큼
관심이 있지 않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만큼 설명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다시 정독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