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p. ..한편 전쟁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생산되던 군수품들은 종전을 맞으며 잉여 군수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지아이빌 수혜 계층으로서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익숙한 물품들이니 손이 가는 게 당연했을 것이다. 그렇게 밀리터리아militaria는 대학 교정에서 미국의 실용주의와 영국 귀족주의에 자연스레 녹아들어갔다. 여기에 G. H. 바스G. H. Bass가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착안해 만든 최초의 페니로퍼 위준Weejun이시장에 소개되면서 오늘날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아이비스타일의 전형이 완성된다. 바로 색 재킷, 레지멘탈 타이regimental tie, 크리켓 니트cricket knit, 치노팬츠 그리고 페니로퍼다. 1950년대 말 미국 사회에서 자리 잡은 아이비스타일이 21세기에 다시 부활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한 스타일북 『테이크 아이비Take Ivy』 속 모습은 그렇게 완성됐다. - P-1
62p. ..지난 십수 년간 불꽃같이 달아오른 적은 없어도 우리 곁에는 늘 아이비스타일이 있었다. 만약 당신이 옥스퍼드 셔츠, 폴로 피케 셔츠pique shirt 그리고 볼드한 뿔테까지 갖춘 아이비스타일이나 프레피룩으로 입는다면, 주변에서는 당신을 유행에 특별히 뒤처지거나 앞선다고 핀잔을 주기보다 깔끔하다거나 준수한 옷차림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인식할 것이다. 수년이 지난 후 사진을 보아도 부끄러워질 확률을 크게 낮춰준다. 이것이 바로 아이비스타일의 미학이다. 아이비스타일이야말로 전통과 캐주얼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를 통해 절제된 자연스러움을 드러내는 패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 P-1
73p. ..옷은 ‘입는다‘는 물리적인 단순 행위를 넘어 무형의 힘을 지녔다. 통일된 복장에서 나오는 응집력, 정밀하게 재단된 옷이 주는 자신감, 보는 이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경외감이 모두 의복에 내포된 힘이다. 즉 옷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재즈 전성기였던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데이비스의 새로운 스타일은 존 콜트레인이나 퀸시 존스 같은 주변 동료들에게 영향을 줬으며, 아이비스타일은 1950년대 이후 재즈를 상징하는 드레스 코드로 자리 잡는다.
132p. ...결국 특정 스타일이 재유행할 수 있는 이유는 기성세대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새로운 세대의 저항 심리와 본능적으로 과거에 끌리는 인간의 특성이 어울린 결과라고 생각한다.
134p. ..그런 과도기에 완충제 역할을 해주는 아이템으로서 아이비스타일 혹은 프레피룩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캐주얼하면서 클래식하고, 무심하면서 우아한 스타일로 이보다 좋은 대안은 없다. 게다가 두 장르가 패션 신에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니 흥행 요소는 확실히 갖춘 셈이다.
177p. ...안정되지 못한 생활 문화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나름의 해석을 해보자면 개인 소비자들이 가질 수 있는 취향에 대한 담론, 더 나아가 그것들에 대한 존중이 싹틀 수 없는 사회 문화를 말하지 않나 생각한다. 절대적인 경제 수준도 중요하지만 성장 우선주의가 개인의 기호를 앗아 가고 더 나아가 그것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매체의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다.
195p. ..세계적인 마케팅 전략 기업 리스앤리스Ries & Ries의 회장 알 리스의 저서 『브랜딩 불변의 법칙』에는 22개의 법칙이 나온다. 빈폴과 일꼬르소를 비롯한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들은 안타깝게도 4개의 원칙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것은 바로 확장의 법칙, 축소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그리고 변화의 법칙이다.
221~222p. ..‘막 사 입어도 1년 된 듯, 10년을 입어도 1년 된 듯한 옷.‘ 한창기 선생님께서 예전에 한 남성복 광고 카피로 쓰셨던 문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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