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p. ..인생의 외지인. 그런 말이 머리에 떠오른다. 별로 인생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남의 힘을 빌려서 무언가를 이루려 하고, 흘러가는 대로 떠내려가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 있다. 인생을 스스로 선택한다거나 자기 힘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 P-1
60p. ..태어난 지 반세기나 지나면 대부분의 감정은 너무 익숙해져서 이골이 나 있고, 대개는 상상이 간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공포는 만날 때마다 신선한 감정이다. ..언제 먹어도 설레게 되는 카레처럼. - P-1
197p. .."당고자카도 구불구불해서 도중에 커브가 많아. 꽤 가파른 언덕이야. 비탈길에서 커브가 나오면 누구라도 속도를 줄이잖아. 그때 무언가가 조금씩 떨어져서 길모퉁이에 쌓이는 건 아닐까?" .."뭐가 쌓여?" .."뭐가 쌓이냐고? 그야 뭐 근심 걱정이라든가, 음(陰)의 에너지라든가……." - P-1
319p. ..그래. 이 작은 커피잔 속 어둠에 비친 내 얼굴만이 현실이다. 이렇게 괴담에 몸서리를 치고, 내가 안전지대에 있다는 것을 절실히 확인하는 이 순간만이 현실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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