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0일. 소비단식은 이렇게 갑자기 시작되었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준비 기간이 있었다면 아마 뭔가를 더 샀을 거 다. 원래 갑자기 시작해야 뭐가 되도 되는 법이다.) - P-1
...이 연구는 ‘구매-쇼핑 장애BSD(Buying-Shopping Disorder)’를 주로 다룬다. 이는 쇼핑에 사로잡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를 겪는 사람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그리고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 물품을 산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기쁜 일이 생겼을 때나 나쁜 기분을 없애고 싶을 때, 혹은 자기 불일치self-discrepancy를 해결하기 위해 산다.... - P-1
..착장을 만들며 깨달은 것이 있다. 옷을 사지 않으려면 옷이 많아야 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있어야 했다. 오히려 가진 옷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게 필요한 옷이 보이고 관리가 된다. - P-1
...구매의 감각이 아닌, 읽는 것 그 자체로 좋은 순수한 감각을 회복한다. 조금씩 비워지는 책장을 보면 머릿속도 맑아지는 듯하다. 다 읽고 나서 판매가 가능한 책은 판다. 소장하고 싶은 책은 억지로 팔지 않고 보관하거나 친구와 나눠 읽는다. 내가 바라는 정도까지 책장이 말끔해지려면 아마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정말 좋아하는 몇 가지 책으로 단출한 책장을 이룬다면 그때는 마음이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 P-1
...진정한 노마드의 삶은 자신의 삶을 영위는데 쓰이는 물건들의 무게를 직접 느낄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직접 모든 짐을 싸고 무게를 달고 옮기게 될 줄 알았다면 밥솥도, 냄비도, 책도, 옷도 사지 않았을 것이다. - P-1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닌 ‘없으면 안 되는 것’을 결정해야 한다. 나는 이미 없으면 안 되는 것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 P-1
...이미 지불한 음식값은 매몰비용이다. 음식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최대 효용가치를 이미 느꼈다면 거기에서 멈추고 음식을 남기는 것이 효율적인 선택인 것이다. 매몰비용이 아까워서 비효율적인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 P-1
..소비단식은 내 삶의 기회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내가 삶을 살아가는 데 비용을 적게 쓰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진다. 예컨대 생활비로 30만 원이 필요한 사람은, 모아둔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낼 수 있는 기간이 60만 원의 생활비가 필요한 사람보다 더 길 것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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