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뛰어나게 만드는 것은 사형 선고뿐이야. 그것만이 돈으로 살 수 없는 유일한 것이거든. 마틸드는 이런 생각을 했다. - P-1

..좋은 가문은 많은 자질을 가져다주지. 그런 자질이 없으면 기분이 거슬릴 거야. 예를 들어 쥘리앵 같은 사람이 그렇지. 그러나 좋은 가문이란 사형 선고를 불러올 만한 영혼의 특성을 퇴색하게 한단 말이야. 마틸드는 이런 생각을 했다. - P-1

.."딱한 일입니다!" 쥘리앵이 말했다. "죄를 저지르더라도 즐겁게 저질러야죠. 그것만이 범죄의 미점(美點)이니까요. 또한 그런 이유로만 범죄를 약간 정당화할 수도 있겠죠." - P-1

...쥘리앵은 이 오만한 아가씨에게 단 한 번이라도 무방비 상태로 모욕을 당하는 날에는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어차피 사이가 벌어질 것이라면, 내가 개인적 위엄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곧장 뒤따라올 모욕의 표시에 반발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내 자존심의 정당한 권리를 방어하면서 사이가 틀어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 P-1

...귀족 계급의 살롱이란, 거기서 나온 후에 자랑하기에는 적당한 곳이겠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예절 그 자체가 대단해 보이는 것도 처음 며칠뿐이다. 쥘리앵은 실제로 그것을 경험했다. 처음의 매혹이 지나면 놀라움이 찾아온다. 예절이란 것도 거친 태도가 불러일으키는 분노가 없는 상태에 불과한 것이다, 하고 쥘리앵은 생각했다.... - P-1

..위대한 행동치고 시초에 극단적이지 않은 것이 어디 있었던가? 범인(凡人)의 눈에 그런 행동이 가능해 보이는 것은 행동이 완료된 후일 뿐이다. 그렇다, 앞으로는 그런 기적이 따르는 사랑이 내 마음을 지배할 것이다.... - P-1

..질투의 고통으로 그는 그 이상을 생각할 수 없었다. 연적이 사랑받는다는 의혹 자체가 이미 대단한 괴로움이다. 그런데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연적에 대한 사랑의 얘기를 상세히 듣다니 그건 말할 수 없는 고통인 것이다.
..케일뤼스나 크루아즈누아를 하찮게 보던 쥘리앵의 자존심이 이 순간 얼마나 심한 징벌을 받았던가! 그는 얼마나 격렬한 마음의 고통을 느끼며 그들의 사소한 장점까지도 과장해 생각했던가! 그는 얼마나 솔직한 심정으로 자기 자신을 멸시했던가! - P-1

..대담하고 자존심이 강한 성격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화내는 것과 남에게 화풀이하는 것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 무섭게 화내는 것은 강렬한 기쁨이 되기도 한다. - P-1

.."당신은 수도승 같은 얼굴을 하고 계시는군요. 런던에서 제가 말씀드린 근엄의 원리를 너무 과장하고 계십니다. 슬픈 태도는 좋지 않아요. 권태로운 모습을 보여야지요. 당신이 슬픈 모습을 짓고 있으면 그건 뭔가 결핍된 것이 있거나 무슨 실패를 했다는 표시지요.
..그건 자신의 열등함을 보이는 거예요. 반대로 권태로운 표정을 짓고 있으면, 그건 당신보다 열등한 사람이 당신을 기쁘게 하려고 애썼으나 소용없다는 표시지요. 당신은 지금 중대한 착각을 하고 계신 겁니다." - P-1

..정치사(政治事)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이 집안일에 있어서도 후작은 한 사흘 동안은 탁월한 통찰력을 갖고 열중했다. 그러고 나면 그 행동 방침이 이치에 잘 들어맞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치라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계획을 뒷받침할 때만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 P-1

...나는 죽는다 라는 그 숙명적인 말에, 그가 품었던 야심의 희망이 하나하나 그의 가슴에서 뽑혀 나갔다. 그러나 죽음 그 자체가 무서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의 전 생애는 불행을 향한 기나긴 준비 과정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모든 불행 가운데서도 가장 큰 불행이라고 할 만한 것을 조금도 잊고 싶지 않았다. - P-1

..내가 왜 이렇게 어리석단 말인가? 그 가엾은 노인을 보고 이런 무서운 비애에 빠져야 하는 것은 내가 남들처럼 늙어서 죽어야 할 경우뿐이다. 그러나 한창 나이에 순식간에 죽는다는 것은 그런 서글픈 노쇠에서 나를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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