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p. ..여기, 상공에서 부부가 서로에게 하는 이야기 중 상당 부분은 어떤 자동화된 프로세스의 기능이거나 항공 여행 자체의 본질에서 생겨난 말인 것 같았다. 거실이나 식당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산만한 대화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곳에서 큰 움직임은 중력으로 잠잠해지고 대화는 자유로이 허공을 떠돈다. 대양이나 드넓은 땅덩어리 위에서 보낸 모든 시간, 자기 안에 갇힌 토막난 문장, 승객, 조종사, 승무원, 모든 단어들은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하여 비어 있는 이동식 탑승교를 향해 끝없는 이동을 시작하는 순간 잊힌다. - P-1
53p. ..맥스는 텅 빈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는 계속 보면서 술을 마셨다. 다이앤은 마틴에게 시선을 고정하려 했다. 나사렛 예수라는 이름이 가져온 형언할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가 그를 그 이름의 아우라 속으로 끌어다놓았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그는 특정 종교에 속해 있지 않았고 초자연적 힘을 가졌다고들 하는 그 어떤 존재에 대해서도 경외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를 사로잡은 것은 이름이었다. 그 이름의 아름다움. 이름과 장소. - P-1
83p.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 할지라도 각각의 사람들이 워낙 타고나기를 자기 안에 갇혀 있어서 거실 안의 다른 이들에 의한 최종적인 판단, 고정된 평가로부터 달아나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미스터리인 것이었을까? - P-1
115p. .."신발은 어디 갔어?" .."나 없이 저희들끼리 걸어가버렸지." 그녀가 대답한다. ..이제 다들 기분이 나아진다. - P-1
132p. .."중요한 건 세상이고 개개인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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