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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어느 날 오후, 두 남자가 38번가의 한 건물에 기대서 있었다. 둘 다 대머리에 입에는 시가를 물고, 목줄을 맨 작은 개를 한 마리씩 데리고 있었다. 요란한 소음과 열기, 먼지, 혼란 속에서 두 마리의 개는 쉬지 않고 짖어댔다. 두 남자 모두 험상궂은 표정으로 자기 반려동물을 쳐다보았다. "왈왈, 그만 좀 짖지 못해?" 한 남자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왈왈, 그래 계속 짖어라." 다른 남자가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고개를 들어 나를 본 두 남자가 씩 웃었다. 그들 얼굴에 만족스러움이 번졌다. 그들은 공연을 했고, 나는 그 공연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혼돈 속에서 그냥 증발해버렸을지도 모를 그 주고받음에 내 웃음이 형태를 부여해주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덜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그 거리가 꽤 자주 나를 위한 작품을, 끝없이 이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내가 꺼내 보고 또 꺼내 보는 반짝이는 경험의 빛을 탄생시킨다는 걸 깨달았다. 거리는 내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내게 해준다. 거리에서는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