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p...당시의 과제 도서 중에서 말하자면 『죄와 벌』보다는 『국화와 칼』이 훨씬 재미있었다. 만약 베네딕트의 말처럼 서구 사회가 ‘죄의 문화‘이고 일본 사회가 ‘수치의 문화‘ 라면, 일본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범죄는 범죄가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마디로 말해서 일본인은 전세계에서 완전 범죄에 가장 적합한 민족일지도 모른다.
158p...슈이치는 의자에 깊숙이 몸을 파묻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조용한 분노가 차곡차곡 마음에 쌓여간다. 그것은 지금까지 자신을 휘감았던 붉은 불꽃과는 종류가 다르다. 그의 뇌리에서 빛나는 것은 눈이 시릴 정도로 선명한 푸른 불꽃이었다. 가장 깊은 사색을 나타내는 푸른색. 그러나 그 차가운 빛과 반대로 푸른 불꽃은 붉은 불꽃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자신을 불태운다...그는 이미 자신이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남은 것은 기술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