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야, 존엄사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사람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미래가 있는 거야. 기억이 쌓이지 않으면 미래는 오지 않아. 미래가 오지 않는다면 나는 살아 있고 싶지 않아. 언젠가, 이런 것조차 생각할 수 없게 돼. 무엇이든, 전부 잊어버리게 돼….
..분명 그 녀석 안에는 타인이 들어갈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 있으리라. 벤조만큼은 아니더라도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고, 자신에게도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 안을 조금은 내어 주면 좋으련만.
..사야카는 나스를 꼭 끌어안은 채로 잠이 들었다. 왜일까? 이렇게 하고 있으면 안심이 됐다. 떨어져 있으면 무서운데 밀착해 있으면 무섭지 않다. 이 모순된 감정과 감각은 자신밖에 모른다. 그러나 그 본질은 사야카 자신도 잘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