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p.
..브라이트너 씨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내면아이는 깊은 심리적 과정을 설명하는 비유적 용어입니다. 당신의 내면아이는 아주 이른 유년 시절의 심리적 부상들이 저장된 무의식의 일부죠. 이런 부상의 결과가 퍼런 멍이라고 상상해보세요. 오래된 이 상처들은 평소에는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상처 입은 아이가 당신 내면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죠. 하지만 누군가 이 멍을 건드리면 내면아이는 아주 큰 통증을 느낄니다. 당신은 내면아이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고함 소리를 들을 뿐, 누가 그렇게 소리치는지 알지 못하는 거죠."

71p.
.."그러니까 미래에 대한 불안도 부모님 책임인가요?"
.."어쨌든 당신 부모님은 지금 당신 내면에 살고 있는 아이에게 최상의 기본 신뢰를 제공하지는 않았죠."
.."기본 신뢰?"
.."모든 게 잘될 거라는 기초적인 신뢰 말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당신을 보호할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신뢰. 살면서 당신의 소망과 그 실현을 위해 합당한 공간이 마련될 거라는 신뢰. 이런 기본 신뢰를 지닌 사람은 미래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220p.
.."어떤 의미에서 말인가요?"
.."기후변화, 지속 가능성, 탄소 중립적인 생활."
..이런, 정말 그런 사람이구나. 텅 빈 미사여구로 묘사되는 사람.
.."아, 그렇군요. 당신은 어때요? 당신도... 참여 지향적인 사람인가요?"
.."이미 말했듯이... 저는 신중한 사람이에요. 균형 잡힌 삶을 좋아하죠. 부정적인 습관을 하루아침에 내던진다면 긍정적인 요구가 담긴 한쪽 저울판과 함께 아주 빠르게 현실이라는 바닥에 아프게 부딪히겠죠."
..이 얼마나 현명한 여자인가. 텅 빈 미사여구가 없는 사람.

335p.
..나는 이 상황이 완전히 기이하게 느껴졌다. 이유 없는 포옹은 이유 있는 위협만큼이나 수상쩍었다.

343p.
..그는 자기 삶에 영향을 끼친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행한 멸시를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완벽히 관계 불능이라는 형태로 갚는 중이었다. 그래서 복수하고자 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381p.
..물 흐르듯 순조롭게 진행되는 짝짓기 행위에도 병참학적으로 머뭇거리는 두 지점이 늘 존재한다. 한 번은 바지를 벗을 때고, 다른 한 번은 콘돔을 끼울 때다. 언젠가 누군가 맥박 수와 호르몬 수치에 따라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저절로 씌워지는 콘돔으로 변하는 바지를 발명한다면 그는 떼돈을 벌 것이다.

398p.
.."걱정하지 마"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에 걱정했어야 한다는 의미의 가장 강한 지시어다.

401p.
..인간은 다이아몬드보다 소중하다. 하지만 둘 다 깎인면이 있다. 깎인면 각각은 빛이 어떻게 비치는가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반짝인다. 누군가 다이아몬드를 단 한 단어로 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보통 다이아몬드의 단순함 때문이 아니라 관찰자의 단순함 때문이다.
..사람에 대해서도 다를 바 없지 않은가?

411p.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특별한 요구가 없다. 현재에 대한 특별한 요구가 있을 뿐이다. 이 요구에는 특별한 이름이 붙어 있다. 유년 시절이라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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