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가늘고 뾰족한 가위로 그 검은 실을 자르고 핀셋으로 집어서 하나씩 뺀다. ‘따끔’보다도 실을 뺄 때의 슥슥슥 하는 진동이 정말 싫다. 자신이 무력한 식자재가 된 듯한 느낌이다. 사람의 몸도 실은 고깃덩어리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영토 문제라는 것은 공격받은 측이 포기했을 때 끝이 난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공격하는 측, 영토를 원하는 측은 언제까지나 계속 집적거린다. 손에 들어올 때까지 집요하고 끈질기게. 거기에 지쳐서 ‘이제 모르겠다’라고 생각하면 공격받는 측은 끝장이다. 패배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