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p. ..새 바람이 불면 예전 공기는 사라진다. 그러면 내가 아는 미스터리 애호회는 내 마음속에만 남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 바람을 거부한들 과거의 공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134p.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일본에서 제일 노력하는 사람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나조차 이기지 못한다면. 바깥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멋지다‘, ‘부럽다‘라고 생각할까. ..나도 안다. 그런 건 그냥 괴물이다.
334p. ..들리는 것이라고는 내 몸속에서 나는 소리뿐이다. 공기가 점막을 스치고, 혈액이 흐르고, 내장이 꿈틀거리는 등 내가 살아 있음을 알리는 소리들. 지금까지 인식해온 세상의 안과 밖이 뒤바뀌고, 이것들이 내가 내는 소리인지도 긴가민가해진다. 이 소리가 사라지는 때는 내가 죽는 때다.
440p.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는 요즘 미스터리 소설에서 사용되기도 하는 표현이지만, 히루코 씨 말로는 원래 근대 철학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르네 데카르트가 자신의 저서에서 제창한 사고방식이며, 마술 분야에서도 사용한다는 모양이다. 커다란 난제도 분할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