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이나 발견을 할 때 어떤 능력이 제일 중요한지 알려주지. 직감. 발명이나 발견뿐만이 아니야. 사물의 본질은 직감으로밖에 꿰뚫어볼 수 없어. 탐정도 마찬가지야. 모래톱의 쓰레기를 1밀리미터 크기의 유리 조각에 이르기까지 남김없이 주워 모아, 그 속에서 단서를 찾아내려는 비효율적인 발상을 하는 인간은 경찰관을 목표로 삼아야 해. 탐정은 조직의 일부로서 일하지 않아. 단 혼자서 조직 이상의 활동을 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절차를 단축할 수밖에 없어. 감으로 추리의 방향성을 정하고 증거는 나중에 찾는다. 명탐정이라고 칭송받는 사람들을 봐봐. 직감력이 얼마나 뛰어나냐."
...수집벽이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릇 수집이란 천성으로서, 고유한 뭔가를 좋아해서 모은다기보다 뭐든지 상관없이 물건을 모으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거야....
..시체 발견을 늦추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자살 위장도 아니죠. 밀실을 만들고 싶으니까 만드는 겁니다. 밀실을 만드는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죠. 필연성 따위는 엿이나 먹으라지. 캔버스와 마주한 고흐가 실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까? 그려도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붓을 계속 쥐고 있던 데 필연성이 있습니까? 있다고 하면, 작가의 마음이 그리 하기를 원했다는 거겠죠. 그렇습니다, 밀실살인은 혼의 발로發露, 즉 예술입니다.
.."선인들은 자주 이렇게 말씀하셨지. ‘논리보다 증거.’ 논리 따위는 결국 머릿속 놀이. 증거가 있으면 논리 따위는 필요 없어."
..가타기리는 사람의 생명은 똑같다고 평가한다. 똑같이 가치가 없다고. 어릴 때부터 그렇게 여겨왔다. 그래서 그는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인다. ..‘사람’이란 타인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자신도 포함된다. 그래서 가타기리는 가치가 없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아니야. 이 가설이 번뜩인 순간, 누구한테도 넘기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도 그럴 게 대단하다는 칭찬을 받고 싶잖아. 너한테는 못 당하겠다고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고 싶잖아. 역시 명탐정은 한 마리 늑대야. 모두 사이좋게 역할 분담해서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경찰관이 되면 될 일이지. 아니면 파워레인저 SPD나. 원하는 건 각광뿐이야."
..실제로 많은 경우, 나는 게임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몸이 심하게 굳어버렸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는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여기지만, 나 자신의 정신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시 죽음이 필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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