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아타고야마愛宕山’라는 만담이 떠올랐다. 소식이 끊긴 사람에게 연락하는 것은 깜깜한 밤중에 벼랑에서 술잔을 던지는 거나 마찬가지다. 술잔들이 어디서 산산이 깨어져 흩어지는지도 모르면서 감히 던질 수 없을진대.
..곤부도 그렇고 가네가사키도 그렇고 나라는 인간을 증명하는 과거가 소리도 없이 잇달아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우울해졌다. 나는 어둠 속에 선 채 오도 가도 못하는 심정이었다. 그래, 절벽에서 어둠을 향해 던져지는 질그릇이 곧 나 자신인 것이다. 뒤쫓을 수도 없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땅바닥 어딘가에 부딪혀 산산이 깨질 운명. 그렇다면 던지는 자는 누구인가.

.."하지만 음식을 두고 불평하는 것처럼 천한 짓도 없지. 안 그래? 배를 곪는 아이들이 수두룩한데."
..나는 동의를 표하려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토를 달 수 없는 정론이기 때문이다. 그런 선의의 정론이 전 세계에 만연해 있어서 참으로 숨이 막혔다. 그래서 나는 작가가 되었던 게 아닌가. 그러나 내가 이 수용소에 있듯이 작가들도 궁지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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